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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사 카터, 악마를 이기다
글렌 데이비드 골드 지음, 조동섭 옮김 / 황금가지 / 2005년 8월
평점 :
품절
무대 장치가 따로 준비되어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저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하고 새로운 세상으로 안내 해 준다면 그저 행복할 뿐이다. 잠시 웃고 즐기는 사이 마술은 꿈을 맺지만 머릿속에 남아 환상적인 꿈을 꿀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것이 마술이 지니고 있는 매력이 아닐 런지. 내가 집고 있는 이 소설에는 마음의 현란함보다는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는 한 젊은이가 있다. 마술을 통해 자신의 모든 것을 담보로 관객을 재미와 환상의 세상에 잠시 머물게 한다. 늘 느끼는 짜릿함과 무대 위에서 느끼는 쾌감을 통해 자신을 부정하기도 하고 마술의 새 지평을 열어가기도 하지만 그 속에는 마술사만의 고민과 고통이 늘 따라 다니고 있다. 이 고통의 순간 자신에게 허락된 것은 무엇인지 무엇을 위해 마음에 미쳐 살아가는지
작가는 찰스 카터를 통해 매혹적인 눈빛을 관객에게 보여준다. 물론 관객을 두고 자신이 준비해온 마술 통해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고 마술이 끝나는 시간 자신의 준비성에 보답하는 박수를 받고 자신의 마술을 돌아보는 것도 잠시 다른 사람들이 눈치 채지는 않았는지 자신의 마술에 어떤 심각한 오류가 있지는 않은지
수많은 생각 속에서 이 소설은 늘 갈망을 한다. 그리고 관객에게 보여주고 있는 눈이 실제로 존재하고 있는 마술 세계의 한 부분처럼 느껴져 우리가 마술을 보는 그 느낌 그대로 작가는 소설 속에 이야기 하고 있다. 늘 머릿속으로 생각하기만 했다면 작가는 마술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면은 소설 속에 투영하여 소설을 읽는 독자에게 다양한 선택의 폭을 넓혀준다.
마술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웃고 즐기는 모습이 어쩌면 한 젊은 청년의 성장과 맞닿아 있고 실로 오랜만에 느낀 마술의 스케일이 큰 것처럼 이 소설은 책의 두께가 두꺼운 것과 더불어 마술이 지닌 다양한 요소를 적소 적소에 잘 정리해 두고 있다. 훔쳐보면서 마술의 신비를 조금씩 파악해 보고 싶기도 하고 새로운 것, 아닌 미처 발견하지 못한 것을 발견한 것처럼 당황하면서도 놀라기도 한다. 그리고 이때 등장하게 되는 라이벌은 많은 사람들 앞에서 긴장하게 만들고 그동안은 능숙하게 해 왔던 것이 깜깜한 현실의 모습이 되게 만든다. 그리고 마술을 통해 무언가를 보여주는 진리처럼 관객을 믿게 만들고 싶지만 마술이 가지고 있는 비밀은 밝히지 못한 채 그저 마술 세계에 갇혀 있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한다.
미칠 듯 뛰쳐나가 마술의 세계가 아닌 인간의 세계에 있고 싶지만 그것마저도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마술이 지닌 독특함을 통해 작가는 마술의 신비감을 짧지만 강렬하게 보여주려고 한다.
이것이 이 소설이 지닌 독특함이다. 이 소설의 많은 장점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 마술의 신비감처럼 읽히는 소설은 그 만큼 비밀스러운 재미가 함께 담겨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