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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13월의 미오카
이시다 이라 지음, 최선임 옮김 / 작품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눈물이 나....
사랑한다는 말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일까? 그리고 그 ‘사랑’ 때문에 눈물을 흘린다면 그것은 또 어떤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가슴 시린 연예소설 한 편을 읽었더니 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운다. 너무 가슴 아파서 자꾸 숨겨뒀던 마음이 꿈틀거린다.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사랑에 대한 흔적 때문에 느린 걸음의 속도로 소설을 읽어갔는데 그 시간의 흐름은 단지 시간의 흐름일 뿐이었다. 읽는 시간 내내 잠깐 잠깐 떠올르는 사랑에 대한 따뜻한 기억들이 가슴을 울렸다. 사랑 때문에 초조한 마음도 수백 번 듣게 되는 사랑에 대한 신호들도 어쩌면 기묘한 느낌으로 안으로 안으로 파고들어왔다.
미오카의 걸음에 내 눈을 맞추고 함께 동행을 하려고 여러번 시도했지만 그녀는 이미 저 만치 가 버리고 없었다. 그녀는 그런 여자였다. 그리고 그녀가 들려주는 사랑에 대한 환상과 가슴 설레는 것들은 어쩌면 우리를 한 번 두 번 놀라게 되는 그런 모습들로 가득했다. 독특한 캐릭터의 그녀, 그러나 그런 그녀로 인해 나는 언제나 웃을수 있고 반하게 만드는 매력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녀의 모습 그 이면의 모습은 얼마나 여리고 가녀린 마음을 지녔는지 소설을 읽어 갈 수 록 커다랗게 느낄 수 있었다. 완전히 새로울 것이 없는 사랑에 관한 그녀의 표정과 이해할 수 없는 남자에 대한 생각들을 이해해 가면서 나는 숨을 죽이며 그녀를 지켜보게 되었다. 그리고 그녀가 항상 혼자였다는 것에 나는 다른 생각보다는 안타까운 마음이 먼저 들었다. 그리고 그녀를 지켜보는 사람들이 많음을 느껴 안타까웠던 마음이 조금은 누그러지는 듯 했다. 투명한 창으로 들어오는 햇살도 어쩌면 이런 사랑에 대한 축복의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을 해 보기도 했다. 그리고 사랑에 눈을 뜨게 되면 한 번씩 주고받게 되는 시시한 농담들도 그 둘 사이에는 추억이란 이름으로 새겨진다. 그리고 어느 순간 순진한 모습의 천진난만한 어린 아이가 된다.
언제나 함께 있을 것 같은 그들에게 찾아온 시련의 모습과 얼마나 오랫동안 함께 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가 대두하게 된다. 튕기듯 그 시간을 부정하려고 해도 그들에게 놓인 시간은 흘러간다. 그렇지만 나는 그들에게 그 시간을 즐기면서 그 시간 속에 속해 있어야 한다고 응원의 목소리를 보냈다. 그 시간은 어쩌면 심장의 따뜻한 소리와도 같은 것이며 함께 나누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하나가 된다는 의미였다. 그리고 찾아온 이별의 순간, 순간들. 어쩔 수 없는 이별의 시간은 서로를 무표정하게 만들고 쓸쓸하게 만들었다. 장담할 수 없는 시간들은 어쩌면 미소를 짓고 있지만 미소라고 할 수 없는 또 다른 의미로 보여주고 있었다. 자신들이 원하는 것이 아니라고 해도 미래는 항상 밝다는 생각은 저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밝음은 지금은 무거움을 동반하고 있지만 조금의 시간을 보내게 되면 지금과 다른 의미를 또다시 던져 줄 것이라고 격려하고 싶었다.
이제 더 이상 그들에게 농담과 웃음은 하나의 의미를 지니지 못한 채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시간과의 싸움에 도립하게 된다. 이제는 따뜻한 위로의 말도 소용없고 그들의 귀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 흔히 우리는 사라진다고 표현하지만 나는 그들에게 주어진 마지막 추억이라는 말로 대신 해 주고 싶었다. 그리고 기운을 내어 새로운 것에 빨리 익숙해지라고 말해 주고 싶었다. 모든 생명은 죽음을 맞이한다고 말해 주고도 싶었다.
이 소설을 읽고 마지막에 들었던 것은 항상 뻗었던 손의 온기를 간직한 채 동행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흐르는 눈물을 닦고 지나온 기억과 추억으로 오래도록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이제 한 곳에 있지 않지만 당당히 받아들여 지켜주는 서로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편지라도 써 놓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