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못 된 세자들 표정있는 역사 9
함규진 지음 / 김영사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권력은 곧 힘을 갖는다는 말과 통한다. 자신이 아무리 힘과 권력을 통해 세상과 맞닿으려는 노력을 해도 자신의 신분으로 인해 그 꿈을 접고 사는 이가 있다. 그리고 자신의 꿈을 꿈이라고 생각하고 세상과 담을 쌓고 사는 이가 있다.
그것은 바로 ‘왕이 못된 세자들’이다. 언제나 그들은 마음에 늘 무엇인가를 품고 살아간다. 자신의 위치를 비관하지도 않고 수도승처럼 자신의 거처에 기거한 채 자신의 안위를 걱정한다. 그렇다고 왕이 되어 나라를 위해 자신의 소신을 보여 줄 수 있는 여건도 마련하지 못한다. 그저 자신의 테두리에 갇혀 살아간다. 꼭 새장속의 새와 같이 하늘을 날고 싶은 욕망은 있지만 그것을 실현으로 옮기지는 못한다.
본인의 뜻과 무관하게 세상을 살아간다면 어떠할까? 이 책의 책장을 넘기면서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이다.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만들어 놓았는지 저자는 사진과 함께 세자들의 삶을 엿보고 있다. 진진하게 때론 세월의 흐름을 통해 그들의 모습을 하나의 노래처럼 보여주고 있는 이 책, 어쩌면 실험적인 인간의 모습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도 들었고 내가 그 당시의 사람과 함께 동행 하고 있다는 느낌도 들었다.
그 당시의 모습은 말로 표현이 되지 않는 세자의 모습에서 그 당시의 느낌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사진과 함께 풀어 놓은 글은 가슴에 와 닿아 진한 균형의 모습을 가져오기도 했다. 많이 느낄 수 있었던 것은 무덤에서 그들의 삶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탄식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늘 무언가를 그리워하고 자신의 삶을 한번쯤 되돌아보았을 세자들의 모습은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역사는 흘러 그들의 삶을 재조명하고 그들의 삶이 가지고 있는 굴레를 조금이나마 찾게 하고 제자리로 돌려놓는 역할을 이 책이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다음 장을 넘겼다.
세자의 모습은 어느 서쪽 하늘의 별과 같아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게 만들고 왕실의 왕권을 최전방에서 위협하는 존재로 인식하여 언제나 견제 받기 일쑤였다. 말하지 않아도 그들의 삶은 언제나 혼란스러웠을 것 같고 검은 그림자들이 그들의 삶을 송두리째 없애 버리기 위한 음모를 많이 가져 왔을 것 같았다. 그리고 이 책에서 많이 그런 부분에 대해 언급을 해 놓았다.
이제는 많은 세월이 흘러 그들을 떠올릴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는 것에 반가운 마음이 들기도 하고 심리적으로 많이 불안한 삶을 살아왔을 것 같은 느낌이 마음에 고스란히 남는다.
믿기 힘든 일이겠지만 이것이 어쩌면 지난날의 역사이며 산 증인들의 모습인 셈이다. 많이 답답함을 호소했던 세자부터 죽음으로 생을 마감할 수밖에 없었던 세자까지 삶의 기구한 운명과도 같은 그들의 삶에서 나는 현재를 보았다.
현재의 모습에서 그들의 삶이 오버랩 되면서 지금을 사는 우리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흘러가야 하는지. 세월이 흘러 다시금 이 시간을 가져올 수 없지만 그들은 당시의 모습을 떠올리면 지금도 땅속에서 울고 있겠지
늘 가슴을 졸였던 사람들. 그리고 최고의 권위의 자리인 왕이 되지 못한 것을 가슴에 한으로 묻어든 채 산 사람들. 그들의 모습이 책으로 풀어내어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삶을 안타까워하겠지
새로운 정체성을 찾기 위해 부단한 노력과 관심을 기울였겠지만 현실에 늘 좇기 듯 그들의 정체성은 늘 흔들렸을 것이다. 그리고 정세에 따라 그들의 마음도 한숨으로 크게 흔들렸을 것이다.
책은 사진과 함께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놓았다. 저자의 통찰력을 토대로 자신의 경험과 함께 우리에게 시대를 살아온 세자들의 모습을 들려주고 있어 늘 그리움을 가지고 사는 나에게 커다란 교훈과 삶의 방식을 제시해 주었다.
그들을 기억하면서 나는 이 책을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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