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네의 연인 올랭피아
데브라 피너맨 지음, 박산호 옮김 / 황금가지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아니 이런 이야기로 꾸며진 소설이 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나는 어느 하나의 생각에 집중하기보다는 소설이 주는 재미를 느끼려고 애를 썼다. 어떤 생각을 정리하면서 읽어 간 것이 아니라 소설가가 들려주는 재미와 그 속에 내가 살고 있음을 기억하고 생각했다.
팩션 소설이 주는 재미는 당시의 삶에 내가 들어가 있고 실제로 그들과 함께 살고 있다는 착각을 가지고 있을 때 그 읽는 재미는 배가 된다. 단순한 사건의 전개만을 읽고 무미건조하다고 이야기 하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이 소설을 추천해 주고 싶다. 우스갯소리 같지만 실제로 읽어 보면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살아보면서 한번쯤 들어 보았던 그 이름, 마네라는 인물을 통해 세상을 그리고 자신만의 상상력으로 보여주고 싶은 세상을 보여준 작가는 우리가 묻기도 전에 그 세상은 구축하고 어서 눈으로 읽어가라고 손짓을 했다.
그림을 보면서 아니 그림을 통해 마네를 알고 있는 것이 전부인 내게 이 소설은 마네의 모습을 보여주는 중요한 역할을 해 주었으며 함께 대화를 하며 묻고 대답을 하는 하나의 대화체의 소설이 되어 주었다.
마네는 빅토린을 만나면서 운명이란 것을 생각한다. 마네는 빅토린을 그림으로써 앞으로 펼쳐질 상황에 대한 것은 염두에 두지 않는다. 그저 지금의 그림 그리기에 열중할 뿐이다.
자신의 바람과는 다르게(?) 그가 그린 그림은 사회의 곳곳까지 퍼져나갔고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다. 사회의 커다란 문제가 된 사람이 되었다.
그가 그린 그림은 하루아침에 유명한 작품이 된 것이다. 그런 사람에겐 꼭 해를 끼치려는 인물이 있다. 그런 무리들에게 쫓겨 위험에 처하게 된 빅토린, 열정적으로 마네를 사랑하지만 어떤 의문인지 진심을 보이지 않는다.
사랑을 하게 되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둘만의 모습만 서로에게 보여지는 듯하다. 한 사람을 위해 그리고 한 사람을 바라보며 그를 그려낸 사람. 작지만 그 속엔 그 둘만의 사랑이 영원히 펼쳐져 보인다. 이것이 미술사에서도 아름답게 하나의 꽃이 되었고 이제는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아니 알 만한 사람은 모두 다 머릿속에 기억하고 있는 모습들이 이들을 기억할 것이다. 마네의 그림이 풍기는 생생함과 사랑에 대한 무한한 열정.
그 사이에 싹튼 작가의 상상력이 또 다른 팩션 소설의 흐름을 주도해가는 것을 보면서 나도 누군가에게 진정한 사랑의 의미로 다가갔는지 잠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이처럼 팩션 소설은 삶을 조금은 더 풍요롭게 해 주는 것 같다. 미술의 생생한 한 장의 그림처럼 빠르고 경쾌하게 읽히는 이 소설에서 나는 무언가 거부할 수 없이 빨려 들어가 읽어냈는데 이것이 이 소설을 모독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힘이 느껴지는 소설을 오랜만에 읽어서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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