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 박사의 섬
허버트 조지 웰즈 지음, 한동훈 옮김 / 문예출판사 / 200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끝없이 펼쳐지는 논쟁거리의 하나가 살아있는 것에 대한 실험을 통해 더 나은 종을 만들고자는 하는 것이다. 죽어있는 아니 죽어가는 것을 통해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있는 것을 통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그것을 통해 하나의 결과물을 세상에 내 놓으려는 것이 어쩌면 인간의 본성이 아닐까.
이 소설은 그런 물음에 대한 출발로 시작을 한다. 아니 어쩌며 이 소설이 지니고 있는 매력이 이 물음을 끊임없이 하게 하는데 있다.
세상에서 추방당한 박사가 머물고 있는 섬에 미착하게 된 사람을 통해 이 소설은 보여지고 느껴진다. 왜 이곳까지 쫓겨 왔는지 무엇을 위해 실험을 계속하고 있는지. 사람의 심리를 잘 보여 주고 있는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 소설이 1896년에 쓰여 졌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만큼 현대적으로 읽어도 아무런 거리감이 없었다.
이런 생각은 오히려 오늘날 인간이 만들어 낸 제도와 함께 잘 어울리고 또한 그것을 비판하고 재미와 함께 이 소설을 읽는 맛이 살아난다.
‘투명인간’을 읽으면서 작가의 상상력에 많은 감탄사를 보냈었다. 그리고 작가가 만든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 소설도 전작의 작품에 못지않게 읽는 사람을 빠려들어가게 만들었다. 그리고 읽어가면서 나도 이 소설의 섬에 들어와 있는 착각을 갖게 만들었다.
외딴섬과 실험. 그리고 그것을 위해 노력하는 한 과학자 어쩌면 이 시대가 만들고 있는 하나의 규칙과도 같은 것을 작가는 당시의 사회상에서 이끌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자신의 생각을 주인공에 담아 하나의 비판서로 이 소설을 집필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생명이 있는 것은 모두 소중하다. 하지만 끊임없는 연구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새로운 종을 위해 아니 그 새로운 종에게 나 자신, 박사도 자신의 생명을 어찌할 수 없다. 그것은 자신도 자신이 만들고 있는 새로운 것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 소설이 놓인 위치와 함께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인데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어쩌면 우리가 상상하고 있는 것 이상으로 우리는 곁에 나와 같은 사람. 아니 나와 같은 것이 함께 있기를 꿈꾸지는 않는지.
하지만 막상 같은 것이 있다면 그것을 반길 수 있는 여유가 있는 미치광이 과학자는 그런 것들은 안중에도 없다. 오로지 연구를 할 뿐이다.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발견하는 일이 과학자는 자신의 임무를 다하는 것이며 소임을 다 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자신을 이곳으로 몰고 온 사람들이 누구인지, 어느 사회가 나를 이 지경으로 만들었는지. 그 이면은 없다. 오로지 지금 현재 행하고 있는 여러 가지 실험만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있다고 느낄 뿐이다.
섬은 그저 외로운 과학자를 하나의 세계로 이끌뿐이다. 무언가 새롭다는 것에 초점을 두고 새로움을 창조하기 위한 노력만이 세상의 균형을 맞추는 길이며 비판을 비판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그저 하나의 현상으로 보는 저 과학자의 남용은 지금 이시대의 아픔을 미리 예견한 한 소설가의 끈질긴 노력이 아닐까?
무엇이 그를 이 소설을 쓰게 했는지 소설을 다 읽고 나는 이 작가가 지니고 있는 생각을 한번 되짚어 보았다. 그리고 그가 여러 가지 작품 가운데 이 소설을 쓰면서 어떤 생각을 고수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지금 우리가 처해 있는 상황과 너무나도 잘 맞아가는 소설은 세상에 조금은 다른 이면을 보고 규칙과 함께 부정적인 현상을 필요로하고 있다고 느끼게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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