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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어 아일랜드
앤 브래셰어즈 지음, 변용란 옮김 / 노블마인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누구나 마음속에 자신만의 동경과 마음의 쏠림 현상이 간직된 채 추억하는 곳이 한 곳이라도 있을 것이다. 나이를 먹어 가면서 그런 경험은 체험이 아닌 소중한 그 무엇으로 변모해 있다.
함께 그곳에서 뛰어놀고 따르고 이끌어 주던 사이의 사람들에게 몇 년 후 의 만남은 만남 자체로 신비롭고 아련한 추억이 된다. 그곳이 누구에게나 쉽게 공개되는 곳이 아니라면 그 사이의 매개체로는 더이상 바랄것이 없게 되는 것이다.
폴과 앨리스에게도 그런 곳이 있다. 아니 그렇게 생각하며 지냈던 아이에서 이제는 이성적인 끌림이 그 둘 사이를 좌우지 하고 있는 모습으로 변해 있지만 여전히 어린 시절 그 모습을 간직한 채 기억하고 싶어한다. 그리고 함께 하던 또 다른 한 사람.
그들에겐 이른 바 삼각관계처럼 얽힌 시간의 흐름을 갖는다. 아닌 이미 예정 되어 있는 것처럼 약간의 혜택 없이 그것을 여과없이 받아 들여야 하는 나이가 되었다. 이것은 다른 말로 말해 누군가와 경쟁하고 심리전에서 이겨야만 자신이 취하고 싶은 것을 취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어린 시절, 그것은 그저 아무 느낌이 들지 않는 평범한 것이었다면 지금은 무제한적으로 제공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나 자신에게만 보여줘야 하는 이기적인 모습으로 다가 온 것들이다.
그리고 그들에겐 끝이 보이지 않고 평온할 것 같은 시간이 이제는 나락으로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는 공간으로 발을 들여 놓고 있다. 자신에게 왜 이런 상황이 맞닿아 있는지 의문이지만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자신이 취하는 한낫 나약한 몸부림일 뿐이다.
신비로운 섬. 신기하고 평온할 것 같은 섬에서 이쪽에서 저쪽을 보아야 하는 운명적인 모습들이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 이젠 누군가를 배반해야 하는지. 지속 가능하게 예전의 모습을 간직한 채 현실을 그냥 가슴에 묻어 두어야 하는지
갈림길에서 어떠한 보장도 받지 못한 채 사라져 가는 추억과 시간을 그리워한다.
아픔과 슬픔, 견뎌내야 하는 시간만이 그들 앞에 놓여지면 이제는 더 이상 강조되어지고 하나로 부여된 사랑 조차 아픔이 된다. 그것도 뼈아픈 아픔. 성장은 그렇게 훌쩍 커버린 키만큼 자라나게 되는가 보다.
가슴에 사랑을 묻어 두고 사는 나에게 많은 생각보다는 한 가지의 추억거리를 안겨 주는 소설이었다. 나도 그 섬에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