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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춤이다
김선우 지음 / 실천문학사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 여성 작가에 의해 여성을 그리고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소설은 책을 덮으면서 여성의 힘과 그녀가 풀어 놓은 이야기에 매료되고 말았다.
친절한 설명처럼 묘사된 그녀의 이야기는 한 사람의 생애가 아닌 다양한 각도에서 모든 것들을 받아 들이는 스펀지 같았다.
그것이 여성의 몸이다 보니 남성의 다른 이면을 느끼는 희열도 함께 찾아 들었다. 인간적인 모습과 그 시대의 모습들은 어느 작품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다. 감칠맛 나는 시에서 이제는 소설로 옮겨진 언어의 늪은 오래도록 나를 빠져 들게 만들었다.
이왕이면 깊숙이 빠져 들고 싶다는 욕망도 생기게 만든 것이다.
춤꾼에 대한 생각은 처음부터 가지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최승희의 삶 속에 춤이 어떻게 자리를 잡고 있는지 어떻게 무희의 생활에 그렇게 온 정성을 쏟았는지 알게 되었다.
운명과도 같았던 삶과 소설가의 만남을 통해 무언가 자유롭게 표현 되어 지고 그것을 보는 사람은 그것에 흠뻑 매료되어 다양한 것들을 생각하게 만드는 우주론적 생각까지 들게 하는 것을 보면서 삶의 전부가 되어 준 춤이 이제는 나의 몸에도 전달이 되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욕망과 시대의 흐름 사이엔 언제나 그렇듯 이견의 차이를 갖는다. 그것을 때론 좋은 의미로 때론 부정적인 의미를 지녔지만 최승희가 보여주는 모습은 언제나 일관된 모습을 지니고 있었기에 더 몰입을 하며 읽을 수 있었다.
담백하고 투명한 비닐 같은 문체. 최승희의 성장과 치열한 삶과 시대의 어울리게 살고자 했던 무용가의 정신. 이러한 다양한 내용들로 소설은 한데 어울러져 하나의 작품을 이루고 있다. 화려함 속에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슬픔도 어느 한쪽 구석을 메우고 삶에 보이고 싶었던 부분은 물론 보이고 싶지 않았던 것들까지 보여 줌으로서 더욱 삶에 충실하면 치열하게 살았다는 것을 느끼게 해 주었다.
불우했던 모습과 불안한 인간적인 면이 모두 담겨진 소설을 읽으면서 때론 나의 모습을 함께 투영하기도 하고 조금 떨어져 보면서 내 삶의 진지한 앞을 보기도 했다.
열정과 살아 숨쉬는 혼이 담겨진 최승희의 춤을 앞에서 보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면. 소설을 쓴 시인의 모습과 같은 맥락에서 보이고 보이지 않는 자아의 모습을 성장 시켰다면 작가는 적소마다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 놓았다고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화려화지만 그 속엔 인간미가 철철 흘러 넘치고 그를 따라 가다 보면 예술가적인 면모를 다시금 느끼면서 한 사람의 생애를 고스란히 가슴에 담는다. 또한 상상적인 인물들과 만나면서 최승희는 한껏 저 하늘처럼 높아져 있다. 이것이 나는 춤이다가 가진 장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