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그림자와 함께 시속 3Km
최갑수 지음 / 상상공방(동양문고) / 200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시집을 낸 시인의 글엔 감칠맛 나는 양념처럼 사진에서 못다 읽은 것들을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의 이력을 보니 여행기자로 오래도록 근무하는 경력이 있다. 그래서 그런지 빠른 속도로 그의 책을 읽어 가면서도 어딘지 모르고 일관적인 매력을 지녔다.
지구에서 그가 가 본 곳을 구경하는 재미 속에 흠뻑 젖어 있다가 보면 일부의 장면에서 나를 포함한 사람들이 함께 동행 하고 있는 느낌까지 갖게 한다.
그가 발을 디디고 사진으로 그 풍경을 놓치기 전에 담아낸 것을 보면서 새로운 영향 때문인지 기분이 좋아졌다.
실제의 모습에서 느낀 감각적인 사진들은 저자의 감수성만큼이나 좋은 사진들이 많았고 그 누구도 흉내낼 수 없을만큼 진지했다.
사진과 함께 담겨진 글에선 그의 일상처럼 때론 일기의 한 구절처럼 보여 훔쳐보고 있는 듯한 느낌도 묘하게 들었다. 그는 움직임 속에서 무언가를 설명하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즐기는 여행으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작품처럼 전개해 주고 있어 어느 화랑에서 본 기분좋은 사진처럼 설명되어지고 느낌으로 느껴졌다.
나에겐 낯선 풍경들이 많았지만 사진들을 오래도록 보고 있으면 왠지 가까이에 있는 사람의 향기가 느껴졌다. 부러움이 함께 담겨져 있는 사람의 풍경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작가의 손에서 탄생한 사진과 글들은 겪어보지 못한 사람에게서는 느끼지 못할 현장감이 느껴졌다. 찰나의 누낌을 담고 정리했을 저자의 다른 모습이 느껴진 것은 어쩌면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겪고 먼저 그곳에 있었다는 뜻으로 해석하면 될 것 같았다.
시를 통해 시인을 처음 만나고 알게 되었는데 이렇게 사진으로 그를 만나니 새롭다.
어떤 것에는 친숙한 것들이 느껴져 기억을 붙잡고 있었다. 전혀 기억 못한 것들은 대체로 앞에서 말한대로 낯설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그가 발로 그려낸 풍경들이라 오래도록 더 이어질 수 있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그의 삶은 어디론가 훌쩍 떠나 그가 보고 느끼는대로 관계를 맺는 사람 같았다. 한곳에 오래 머무르지 못하는 사람의 삶.
의도했던 그렇지 않던 그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그저 즐겁게 보는 독자에겐 새로운 꿈의 무대가 된다.
먼저 그곳을 간 사람에게서 듣는 여행의 묘미가 여기에 담겨 있는 것이다. 일상을 떠난다는 것. 그리 싫은 일이 아니지만 일상의 경험을 극대화 시키게 만들고 마음의 안정과 여유를 찾게 만드는 것이 여행 아니겠는가
혼자라는 고독감이 선명한 여운으로 한 장의 사진을 만들고 그 무게와 깊이를 우리는 읽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하나 더 머릿속은 맑아지고 있는 것이다.
철학적인 해석보다 사색을 통해 우리는 희망의 끊을 놓지 않으면 그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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