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짝퉁 라이프 - 2008 제32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고예나 지음 / 민음사 / 2008년 6월
평점 :
품절


가짜, 짝퉁 등 이런 말이 삶의 깊숙이 침투해 있는 실정이다. 이런 것들을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의 경우엔 짝퉁을 들고 다니는 사람을 보고도 그냥 치나 치게 된다. 그러나  유난히 그런 것에 눈이 트인(?) 사람이라면 그 사람의 레이다망에 딱 걸리게 된다. 이 책엔 그런 그녀들이 세 명 있다.
R, B로 통하는 친구들과 아버지와 사는 나. 나는 세상과 떨어져 지내는 편의점 아르바이를 한다. 창문이 없어 세상과 단절 된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세상에 대해 가짜와 진짜의 혼돈 사이를 걷고 있다. 그들이 만나고 있는 그 순간에도 모호한 경계는 계속 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웃고 있지만 행복하지 않을 수 있다는 모순 된 대답을 늘어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친구가 짝퉁을 가지고 있으면 진짜 같이 보이는 것도 이러한 것들과 일맥상통하는 것들이다. 진실 속에서 거짓말이 남무하고 그들의 만남은 일회성의 의미를 지니는 지도 모르겠다. 가짜를 만들어 놓고 진짜처럼 팔고 있는 세상과 그것을 진짜인양 하고 다니는 사람들에게 일침을 가하고 있다.
그것은 아마도 자신에게 어울리는 가짜에 대한 생각을 저버리지 않으면 세상으로부터 행복해 질 수 없고 나만의 행복 또한 사라질 거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세 명의 친구는 서로 자신의 삶에 충실 한다. 때론 그것이 다른 사람의 눈에 비춰졌을 때에는 어긋나 보이지만 자신에게만은 항상 당당하다.
그러나 한번쯤 실패를 하고 난 이후에는 서로간의 소통을 함에 있어 자신의 과거는 숨긴 채 다른 매개체를 이용하여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을 전달한다.
사랑에도 무관심했던 나에게 친구들의 사랑은 어쩌면 눈에 가시가 박힌 아픈 사랑이었을 것이다. 친구의 만남을 어쩌면 내가 생각하는 진정한 사랑이 아닌 짝퉁의 모습으로 비춰졌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 자신이 받았던 과거의 상처를 치유 받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사랑을 하고 있지만 진짜의 사랑이 아니라는 것에 눈이 쏠리고 있는 것일 것이다.
그리고 친구가 들면 짝퉁도 진짜처럼 보일 수 있게 만든 것은 이 사회가 그렇게 만들어 놓고 있는 이유일 것이다. 명품에 열광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어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무단히 노력하는 짝퉁 생산자들이 있는 것이다.
나는 친구 둘에게서 인생을 배운다. 그것이 사뭇 진지할 수도 있고 팔다 남겨진 빵처럼 유통기한을 지나버렸는지도 모른다. 한가지 새로운 사실은 그것을 통해 자신이 이끌어 온 주변 사람들은 변화지 않았다는 것이다.
여전히 아버지와의 소통은 무소식으로 대신한다. 자신의 모든 것을 포장하고 자신으로 것으로 만들지만 정작 행복은 그 안에 없다. 변두리와 주변에서 행복을 찾고 있을 뿐이다. 친구가 주변에 많은 친구에게서는 항상 그 자리에 같이 있어주는 사람일뿐이다. 그리고 어떤 결과에 집착을 하고 그 결과에 도달 했을 때 비로소 안심을 한다.
하룻밤의 관계에서 도달한 결과에 비로소 안심을 하고 예전의 모습을 되찾는 친구의 밝은 목소리를 보면서 나는 여전히 유통 기한이 지난 것들을 진열장에서 빼고 있다. 친구에게 걸려오는 전화를 받지 않는 나는 문자로 소통을 대신 한다.
한 발짝 그곳에서 발을 담그지 않고 빼고 있는 방식을 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꾸미고 여전히 성찰의 잣대를 들여 내는 것은 어쩌면 삶의 방식으로 택한 하나의 돌바구일 것이다. 감정을 속인 채 사랑을 하고 감정에 충실하지 않는 삶은 전혀 행복하지 않다. 명품으로 옷을 코디하고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몸을 맡기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친구들도 어쩌면 이 기분이 들이되면 가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가짜에 대한 다른 생각으로 행복을 찾고 그곳에 열광하고 있다면 오히려 그래서 현실을 비켜 갈 수 있는 것을 택한 작가에게 진짜에 대한 고달픔은 어쩌겠는가. 하고 묻고 싶다. 스물 살의 풋풋한 모습에서 찾고자 했던 진짜를 구별하는 방법으로 가짜를 선택했던 것은 아마도 우리의 모습을 담고자 했던 것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삶의 질 보다는 보여지는 현상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 우리의 현실을 다시금 돌아보게 한다.
내 삶은 지금 어느 위치에 놓여 있는지 살펴보게 한다.
가짜 혹은 진짜. 정답은 자신이 서 있는 지금에서 찾아 볼 수 있을 것이다. 뚜렷한 현상에서 또렷한 모습으로 그들 세 친구들은 지금도 자신의 위치에서 행복을 찾고 있을 것이다. 그것이 혹 가까일지라도 그것을 피하지 않고 정면 돌파를 놀리고 있는 것으로 보아 삶에 애증은 아직 있지 않은 듯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