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바람이 되다 - 집시처럼 떠돈 289일, 8만 3000Km 아메리카 유랑기
김창엽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몸은 이곳 한국에 있지만 마음은 이미 여행을 시작하고 있다. 가족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기 위해 말을 어렵게 꺼냈지만 이미 가족들은 올 것이 왔구나 하는 심정으로 여행을 허락한다.
숨은 곳을 찾아 나서는 저자의 발걸음이 가벼우면서도 삶을 조금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미 자신의 몸보다는 여행에서 오는 즐거움을 많이 찾고자 했던 것 같다. 그가 한국을 떠나 여행길에 오른 것은 289일.
긴 시간을 다른 나라의 길에서 지역에서 보내고 있는 것이다. 모든 것을 자신이 직접 운전한 차 안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앞으로 달리고 있을 뿐이다.
육체적 고단함도 있겠지만 정신적으로 맑아지고 눈으로 보는 풍경들은 세상을 다 얻은 기분이 들 것이다.
그가 찍은 사진과 글을 보면서 그의 이면들은 이내 사라져 버린다. 가 보지 못했던 것들을 눈을 통해 보고 읽어내다보면 어느새 함께 동행을 하고 있다는 생각까지 들게 한다. 사막을 보며 느끼게 되는 광활함이 강하게 든다.
그리고 그가 디딘 땅에서 만나는 낯선 사람들을 통해 나는 그들의 문화를 느끼게 된다. 이방인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저자 자신도 그 문화에 익숙해지고 적응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을 책을 읽어가다보면 느끼게 되는 부분들이 많았다.
오크라코코의 모습은 섬에 대한 새로움을 가지게 했다. 외딴섬에 첫 발을 들여놓는 저자의 차는 배에 실려가고 자동차를 배경으로 찍힌 사진은 환상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섬에서 느끼는 이미지는 혼자만의 여행에선 어떤 느낌으로 다가서고 있는 것일까
바람과 백사장과 그 외의 주변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어서 길을 달리고 있는 기분까지 갖게 했다.
40~50분이면 섬을 둘러 볼 수 있고 섬에는 또 다른 그들만의 문화가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주었다. 그들의 삶에서 많이 배운 것은 자연을 온몸으로 체험하고 삶을 그대로 수용한다는 것이었다.
여행은 기회의 시간이었으며 가는 곳마다 겉모습과 다르게 보이는 것들에서 호기심이 일었고 오래 머물지 않는 여행자의 입장에서 새로움이 늘 있게 마련이다. 그리고 그것들을 보면서 새로운 힘을 얻게 된다.
아침에서 시작한 여행은 밤이 되어서야 끝이 나고 그 곳에선 또다른 석양을 보게 된다. 모두 같지 않은 석양을 보면서도 새로움을 얻게 된다. 그리고 머무르는 곳에서 느끼는 도시의 풍경은 늘 새로움을 전해 준다.
새롭다는 것은 여행의 매력이 아닐까 몰려든 다양한 사람들에게 이방인은 또 어떤 모습으로 다가설까 많이 피로하지만 북적거리는 거리에서 뒷골에서 몸을 적응시키고 내일을 기약한다. 그들이 살고 있는 세계. 혼자만이 눈을 뜨고 있는 것 같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또 차를 몰고 가게 된다면 손해를 보지 않고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부산으로 가는 여행길에서 펼쳐 든 책에서 마음의 여유로움을 얻었다. 여행은 언제나 변수가 많기 마련이다. 예상했던 시간보다 하루 늦게 올라 오면서 다시 펼쳐 본 책에서 나는 자신의 시간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법을 배웠다. 그것은 광활한 대륙에는 다양한 것들이 펼쳐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들을 보면서 많은 감흥을 얻으면 그만 이라는 것이다. 색다른 경험은 언제나 감미로운 목소리와 같이 성급함을 잊게 만든다. 그래서 매번 다르게 느껴지는 것이 여행이라고 생각한다. 또 다른 여행길에서 이 저자를 다시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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