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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는 사춘기 - 좋은책어린이문고 국내창작 1 ㅣ 좋은책어린이문고
김혜리 지음, 이윤희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꿈과 행복이 있는 동그란 세상에서 겪는 사춘기에 관해 쓴 동화는 마음을 따스하게 만든다. 말을 곧잘 하던 아이도 사춘기라는 명목 하에 뽀로통하게 있는 경우가 많다.
물론 말투도 많이 화가 나 있게 말하곤 한다. 때론 혼자 있는 것이 좋아 방안에서 있는다. 방엔 불이 꺼져 있고 이불을 푹 뒤집어 쓴 채 혼자 있는 것을 즐긴다.
모든 것이 부러워 지는 시기가 사춘기가 아닌가 싶다.
미나에게도 사춘기가 시작되었다. 가족이 많아 내색은 하지 않지만 아이의 행동에서 그것을 내포하고 있다. 누가 알아주든 그렇지 않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주변에 있는 사람에게 짜증을 내면 그만이다. 대화가 되고 말이 통하던 엄마와도 대화가 단절됨을 느끼는 순간 더 이상을 말을 건네지 않는다.
말을 섞지 않는다.
질투나 의욕 상실이 오는 경우도 있다. 사춘기는 웬만한 것들에서 부질없이 오래도록 생각을 한다. 밥도 먹기 싫고 책상 위에 밤새 그리다만 그림과 쪽지들로 가득하다. 좋은 것을 보고 근사하다는 말도 나오지만 그저 마음에 담아 든다.
어른들을 이 시기를 철들어 가는 시기도 파묻어 두지만 정작 아이들의 가슴엔 왠지 모를 그 무언가가 담겨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누군가에겐 말 걸지 말라고 먼저 선포해 버린다. 마음은 그렇지 않지만 내뱉어지는 말이 그러하니 더 이상 말을 주워 담지 담는다. 그냥 마음이 그랬다. 이렇게 치유해 버리면서 다른 사람은 생각을 겨룰이 없다. 미나도 언니에게 왠지 모를 소리를 지른다. 그리고 기어이 싸움을 건다.
웃긴 말이지만 그 시기가 오면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다. 기억도 금방 금방 지워 버린다. 엄마의 말도 다가오면서 많이 삐뚤어지게 변해 버린다.
대화는 시도 하지 않는다. 치료약은 없다. 그저 그 순간을 보내고 나야 한다는 것뿐이다.
그때 누군가가 옆집에 와 있다면 그것은 사랑의 감정과 힘싸여 걷잡을 수 없는 현실이 된다. 그러나 주변은 그냥 방해꾼이 되고 만다.
작가가 그려낸 아이에게서 어린 시절을 느끼게 했고 섬세한 문체는 가상의 인물 미나에게서 우리 아이의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마음의 표정까지 읽어 내게 한다. 그 안엔 짜증과 속상함이 담겨져 있지만 왠지 그 마음까지 예쁘게 보인다.
누구나 거쳐 가는 사춘기의 시절을 작가의 눈으로 따뜻하게 그려 내서 우선 무척 기쁘다. 포착한 세상에 갇힌 것이 아니라 생각에 생각을 더해 주어 많은 생각들을 갖게 만는다. 무작정 어딘가를 떠나고 싶어 하지만 결국 돌아 갈 길은 집으로 가는 길이라는 생각이 함께 겹쳐 진다.
좋은 생각과 나쁜 생각이 공존하고 그래서 후회도 되고 혼란이 오지만 결국 사춘기의 마음들은 나중에 추억이 되고 반성하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조금 더 다르게 생각하고 조금 더 나를 잡아 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하고 생각하게 된다. 많이 웃고 많이 그 시기를 즐기면 금방 시간을 지나 갈 것이다. 그렇게 믿고 자신을 의지 할 뿐이다. 성장기에 오는 고독의 시간도 즐기고 나면 힘이 되고 자신의 키 만큼 성장해 있으리라 본다. 작가는 자신의 시각안에 소소한 것들까지 잘 그려내어 읽는 내내 반가움과 기쁨 슬픔이 교차했다. 늘 새로워서 좋은 것이 사춘기인 것 같다. 반가운 전화처럼 잘 있기만 하면 그저 좋은 것이다. 벌써 사춘기라는 말도 어쩌면 시간이 조금 지난 후일 것이다. 시간은 그렇게 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