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카, 짖지 않는가 미스터리 박스 2
후루카와 히데오 지음, 김성기 옮김 / 이미지박스 / 2008년 6월
평점 :
품절


습기가 올라오는지. 땀이 많이 난다. 단지 비가 내리고 있을 뿐인데. 책을 잡고 있던 손에 땀이 흠뻑 배어 있다. 사람의 손에 길러졌던 군견은 독특한 창의력은 없지만 길러지고 훈련되어진 강한 한 사람의 군인 역할을 무리 없이 수행한다.
사람의 손에 길러졌기 때문에 사람의 밑에서 복종과 사람의 명령을 들어야겠지만 이 책에선 그렇지 않다. 하나의 군견체를 가지면서 사람과 동등한 위치에 놓여지고 사람을 위협하는 것으로 그려지고 있다. 버리진 군견에게도 혈통을 통한 계보가 그려진다.
역사는 세상을 버리고 감추려고 하지만 언젠가는 들춰지고 밝혀지게 되어 있다. 이것을 여실히 보여 주고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한 번도 보지 못했던 군견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그려가고 있다. 꾸며진 이야기로 생각해 보아도 발상 자체가 흥미롭고 독특하다.
소재가 신선하다고 느껴진 것은 전쟁사를 통한 그 당시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리면서 인간이 가지고 있는 욕망이란 키워드를 굵은 선으로 그려냈다. 또한 그 이면의 모습을 간결하게 터치하고 통해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는 것이 작가의 고된 흔적을 찾게 한다.
인간을 통해 그려낸 것이 아닌 군견의 시점으로 인간의 욕망을 자유롭게 펼치고 있다. 인간을 통해 그렸다면 작가에겐 제약이 많이 따랐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군견의 시각으로 그려내고 있기에 많은 제약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던 것 같다.
러시아는 세계를 지배하는 세력 중 하나였다. 충돌이 일어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또 하나의 세력은 견제를 늦추지 않는다.
사내에겐 피 끓는 역사가 있다. 점점 더 심해지고 이제는 폭발하기 일보 직전이다. 그리고 유기견에게도 피 끓는 역사의 흐름에 대한 흔적을 발견하게 된다. 껑충 뛰어 올라 세상에 버려진 것에 대한 두려움도 있지만 그 속으로 들어가기를 희망하고 있다.
좋은 의미로는 전쟁이며 부정적인 의미로는 복수를 결심하게 된다. 적당한 시기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인간의 심리를 군견의 시각으로 묘사를 하고 있는 작가에게 신념에 찬 사내의 모습은 광활한 곳에 놓여진 풀과 같다. 비가 오면 비를 그냥 맞아야 한다.
무인도에 남겨졌던 군견 네 마리를 통해 인간의 전쟁사를 힘겹게 다루면서도 그의 문장은 뛰어난 장점으로 부각이 되고 있는 빛을 뿜어내고 있는 소설 <벨카 짖지 않는가>
이 소설이 담고 있는 것을 조심스럽게 들춰 내다보면 인간은 참으로 어리석은 존재로 인식하게 된다. 훈련을 통해 이제 더 이상 군견은 인간의 소유물이 아니며 이 땅에 새로 나온 것처럼 한참을 그 자리에 머무르게 한다. 20세기는 그렇게 인간이 지배하는 세상이 아닌 군견이 발을 담그고 있는 세계로 편성되고 재구성 되어간다.
군견은 더 이상 매개체가 없는 존재가 아니다. 앞에서 말한 대로 인간을 지배할 수 있을만한 위치로 군림하게 된다. 그리고 군견에게만 이름이 지어긴 것이 이 책의 특징이다.
이름은 단지 상징의 의미뿐만 아니라 독창성을 갖는다.
순식간에 진행되고 교차되는 이야기를 보면서 많은 부분 의미심장한 말들을 꺼내 놓고 있다. 그리고 중심을 찾게 만든다. 기억을 순식간에 지워 버리기도 하면서 읽는 사람의 호기심을 극대화 시킨다. 무엇이 이 작가의 독특한 세계에 빠지게 하였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게 한다. 결말이 다소 아쉬운 면도 있지만 세상을 향한 외침은 강력했다.
20세기에서 21세기로 넘어오면서 상당히 많은 부분들이 색다르게 느껴지기도 하고 조심스럽게 행동하게 만드는 건 어쩌면 특이한 소설이 던져주는 메시지의 한 흔적이 아닐까 싶다.
심오한 것들과 인간의 차분하지만 강한 메시지를 담은 것은 읽는 사람의 가슴을 관통하고 던져진 시선들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와 전혀 동떨어지지 않다는 것을 일러주는 것 같다. 더불어 읽어가는 내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할 만큼 그의 문장력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여타 다른 작품에서 느껴보지 못했던 많은 부분들을 이 책을 읽으면서 몸소 느끼게 되어 작품을 읽는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었다. 커다란 수확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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