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시클 다이어리 - 누구에게나 심장이 터지도록 페달을 밟고 싶은 순간이 온다
정태일 지음 / 지식노마드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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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온몸에 땀이 쏟아 질만큼 힘껏 밟은 페달에 가속을 붙여본다. 불안한 현실을 벗어나고 싶어 밟은 페달은 나를 안장에 실은 채 앞으로 나아간다.
저자가 들려주는 생생한 유럽대륙의 모습은 야기자기 한 이야기와 더불어 사진으로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해 준다.
저자가 풀어 놓는 이야기엔 삶의 진정성이 묻어난다. 프랑스를 열흘간 달리면서 느꼈다는 생존법칙에 대해 이야기는 차분하면서도 강렬하게 느껴졌다. 그가 보았을 낯선 풍경과 건물 그리고 각 나라의 사람들 속에서 그는 세상에 발을 담그고 지도 하나만을 의지한 채 달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의 이야기는 일기처럼 자전거 여행을 통해 하루하루 보고 느낀 것들이 담겨져 있다. 저자를 보는 많은 사람들의 눈엔 낯선 이방인이었지만 따뜻하게 맞아 저자를 맞아주었다. 특히 유럽 나라에 대한 생각과 끊임없는 페달 밟기의 반복은 반복할수록 노력이란 이름으로 자기 자신에게 적립이 되어갔다.
그렇게 여행을 하고 돌아 오면 햇빛 가득한 세상에 펼쳐지고 삶의 질이 높아 질 수 있는 건 그가 보았던 것들에서 모험과 탐험의 정신을 배웠기 때문이다. 때론 힘이 들어 눈물을 흘리지만 그 눈물마저도 나 자신을 강하게 만들고 다독이는 매개의 역할이 되었을 것이다.
자전거 여행을 통해 페달만을 밟았던 것이 아니다. 잠시 쉬면서 배운 휴식의 달콤한 시간과 낯선 도로와 낯선 것들을 미친 듯이 적응하게 하는 힘도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이것은 오토바이나 자동차의 여행과 차별화 되는 부분이며 최대한 빠르고 확실한 방법을 찾기 위한 배움의 장으로 인식할 수도 있다.
순간의 힘으로 갈 수 있는 목적지까지 갈 수 있다는 것이 자전거 여행의 또 다른 매력이 아닐까? 자전거는 그에겐 오랜 친구였고 그렇게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페달을 힘차게 밟을 뿐이다. 그러면서 느끼고 생각하는 것들은 맘속 깊숙이 파고들어와 차곡차곡 담겨졌을 것이다. 바쁘지는 않지만 귀한 시간을 할애했고 그런 것쯤은 저자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 유럽으로 자전거를 몰았던 건 어쩌면 내적인 이방인과 철저한 이방인의 모습을 느끼고 싶었던 이유가 아니었을까. 희열도 있고 뜨거운 햇살도 몸소 체험하고 많은 나라를 돌며 느끼게 되는 각 나라만의 삶의 방식의 차이를 경험하고 자신의 삶에 녹아들게 하려고 했던 것이 아닐까 도로를 달렸고 골목을 달렸으며 광장에서 잠시 쉬기도 했던 저자. 삶 속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서 어울리는 법을 조금씩 알아 갈 때 쯤 그리운 것들이 하나둘씩 물 밖으로 올라왔다.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했다. 그리고 돌아온 서울. 서울의 풍경이 저자의 눈앞에 오래도록 펼쳐진다. 다시 돌아 온 것이다. 돌아오면서도 식지 않은 열정을 마음에 오래도록 담아 두었고 현실을 현실 그대로 바라보게 되었다. 서울을 떠난 지 꼭 몇 일만에 돌아온 것이다. 저자는 가슴이 먹먹했고 현실을 극복하고 이겨낼 수 있는 인내력을 하나 선물로 받은 셈이다. 남들과 함께 어울리고 뛰는 가슴으로 오래도록 세상에 나를 알릴 것이다. 어떤 장애물이 있어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서 있더라도 이제는 돌아서지 않고 부딪칠 마음이 생길 것이다. 삶은 저자를 중심으로 움직이며 숨 막힌 세상에 값진 경험으로 자전거 여행은 삶의 밑거름이 되어 줄 것이다. 불현듯 자리를 박차고 나섰던 자전거 여행에서 자신을 위해 주고 자신을 먼저 생각해 주는 친구를 만난다면 그것은 또다른 의미로 세상을 읽고 만들 것이다. 세상에 걸쳐져 있는 많은 소리들이 있다. 저마다 자신만의 말이 옳다고 주장하는 사람들. 그 속에서 잠시 벗어나 진정한 의미의 여행으로 자전거 여행을 했던 저자가 최종 목적지에 무사하게 돌아왔다. 자신에게 던진 관심과 지겨웠던 일상으로 다시 오면서 늘 그는 페달에서 느낀 힘을 오래도록 간직할 것이다. 그것은 그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여행의 참 의미를 가슴에 담으면서 살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줄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페달을 밟는 묵직한 발의 느낌을 나 스스로 경험했던 느낌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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