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 북 두 번째 이야기
서은영 지음 / 시공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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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을 어떻게 조화롭게 연출하고 그 속에 그날의 상황에 맞는 스스로의 주제를 담는다면, 다른 사람의 시선도 그리 나쁘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자세히 관찰을 하면서 이 책에 쓰여진 사진을 유심히 들여 보았다. 처음엔 진짜일까 허상일까 하는 반감의 마음도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읽어가는 내내 독특하고 자신의 시선을 당당하게 펼치는 것을 보면서 저절로 그런 반감이 호감이 되어갔다.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는지 전혀 모른 채 읽어 가고 있는 나.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이야기에서 나는 나도 모르게 탄성을 질렀다. 오래도록 책을 응시 하며 그 속에 담겨진 이야기를 귀담아 듣게 되었다. 오래도록 머물렀던 책에서 눈을 떼지 않고 읽는 자세를 취했다. 서영은, 그녀는 특유의 섬세함과 뚜렷한 이야기를 통해 그녀의 가방엔, 그녀의 손끝을 주시하게 만들었다.
개인이 만들고 또한 그녀가 만든 것이 괜찮아 보였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하나의 트랜드가 되는 것을 보면서 부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또한 얼굴 가득 자신감에 찬 모습들에 작은 매력이 있음을 발견했다. 어딘가에서 긁힌 자국투성이처럼 내 손에 들려 있는 이 책이 오래도록 손 위에서 흔적으로 남아 있을 것 같은 좋은 예감이 든다.
책을 읽어 가는 어느 순간부터 어떤 이야기가 펼쳐지고 그려질까 하는 생각에 책을 넘기는 속도가 빨라졌다.
줄곧 책상에 앉아 이 책을 읽어갔던 나는 소파에 누워 편안한 마음으로 읽어갔다. 패션잡지의 한 부분처럼 편안한 안식처가 되어 주었다. 움직임은 없었지만 그녀가 그려낸 패션의 한 자락은 무엇을 어떻게 어떤 식으로 입을지에 대한 작은 통로를 열어 주는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이 책이 더 반갑고 친구처럼 느껴졌는지 모르겠다.
예리한 눈을 다른 사람보다 하나 더 갖고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한 그녀의 이야기는 예전붜터 가지고 있었던  스타일에 대한 생각을 지워버리고 새롭고 낯선 것들을 하나씩 집어 넣어주는 느낌을 갖게 했다. 그녀의 책을 읽으면서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머릿속의 생각이 넓고 깊어지는 느낌이라 이 책을 손에서 쉽사리 놓지 못했다.
내 눈도 그녀의 눈처럼 조금씩 발전 되고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 기분에 마음이 든든해졌다. 그리고 내 매력을 더욱 돋보이게 할 수 있는 것들을 내 주변에서 찾게 만들었다. 나를 조금 더 알리고 내 스스로 나에게 시간을 투자하고 눈을 기울이면 지금보다 더 멋있게 보이지 않을까? 지금은 착각일지 모르지만 지금 이 순간, 그런 상상만으로도 매우 기분이 좋다.
부드럽고 밝은 표정 그녀, 그 모습에서 느껴진 마음, 그리고 이 책에 펼쳐진 이야기는 사람의 향기가 있고 따뜻함에 흠뻑 취하게 만드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 이야기가 이미 오래전에 지나가 버린 순간이 아닌 현재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고 지금, 여기에서 내가 잠시 동안 행복한 여유를 찾게 만든다.
영화 속에 등장했던 여러 가지 스타일도 어쩌면 그녀가 이야기 한 대로 나름의 스타일을 구상하고 밤잠을 설쳐가며 만족할 때까지 연출을 하려고 한 노력의 댓가가 아닐까? 이런 생각도 그녀가 그려낸 스타일 앞에서 조용해지고 숨죽이게 하는 건 언젠가 꿈꾸게 되는 꿈처럼 그녀의 이야기가 자신에게 그리고 백여 명, 아니 그 이상에게 이야기하고 말 걸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리고 늘 거기에 있는 사람들에게 자신과 스타일에 관한 이야기는 마술 주머니처럼 포기하지 않고 늘 새롭게 생각는데 도움과 역할을 다 하고 있다고 느꼈다.
조금 뒤에서 물러나 생각을 해 보면 나의 스타일이 최악이 아닌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날개 달린 사람처럼 다른 사람과 다른 시선에서 나를 당당하게 하고 스스로 나를 높일 수 있어야 한다는 것도 일깨워 주었다. 메모공책을 들고 와 그녀가 이야기 한 것들을 하나하나 내 것으로 소화 하며 적고 있는 건 앞에서 말한 맘껏 내 기분에 맞게 주변에 있는 것들을 이용해 연출 해 보고 싶은 욕구 때문이었다.
매력을 발산할 때까지 어쩌면 이 책은 내 옆에서 내가 귀찮게 하는 것을 모두 감내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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