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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0-2 ㅣ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0
프레데릭 포사이드 지음, 이창식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프레더릭 포사이스의 작품을 읽는 다는 것은 시원한 여름밤을 보내기에 가장 안성 맞춤인 일이다. 창문을 열어 놓고 책을 펼쳐 읽기 시작했다.
그의 전작 <자칼의 날>과 <어벤저>를 읽으면서 느꼈던 감동이 어제의 일처럼 이 책을 다시금 손에 쥐고 있으니 그때의 그 기분으로 돌아갔다
그의 작품엔 흥미로운 이야기로 가득 채워져 있어 우선 마음에 든다. 두뇌를 통한 생각을 따라 가는 것이 아닌 행동과 말투를 통해 이야기의 흐름을 붙잡고 가야 한다.
먼저 가려고 하는 것도 이 책에 대한 오독이다.
이런저런 금물들을 생각하며 읽어갔다.
전작을 함께 느끼면 읽어 가던 나에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전작을 뛰어 넘는 작품이라는 생각이었다. 오래도록 이 생각이 내 머릿속에서 머물러 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책장을 덮으면서까지 고스란히 갖게 했다.
전작을 뛰어 넘지 못하는 작품이 얼마나 많은가. 그것에 비하면 <아프간>은 세상을 품에 안은 것처럼 전혀 아깝지 않은 작품으로 평가 받을 수 있다.
매니아층으로 그것도 두꺼운 매니아 층을 가진 작가 프레더릭 포사이스. 그의 명성 만큼 이 책은 광활한 아프간을 무대로 펼쳐져 있다.
범인을 쫒기 위해 모인 많은 국가의 사람들. 결코 물러 서지 않는 연합 작전을 토대로 이야기는 전개 된다.
실제로 벌어졌던 9.11사태를 보고 있는 느낌도 들었고 그 연장선에서 보면 더욱 흥미롭게 느껴질 거라는 생각도 함께 가질 수 있었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아프간의 모습과 실제의 내용은 천천히 들여다 읽어가야만 그 참 맛을 느낄 수 있음을 염두해 두어야 한다.
그리고 범인의 유곽이 들어나고 그의 태생까지 첩보의 정보력은 상상을 초월하고 있음에 다시 한번 작가의 상상력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현대의 첩보가 얼마나 정보를 가지고 있고 그것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작가가 보여주는 상상력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이야깃거리로 우리의 눈과 생각을 넓게 만들어 준다.
결말을 이야기 하면 다른 사람에게 재미와 감동을 주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왜 그런 것이 있지 않은가. 좋은 것일수록 다 보여 주는 것이 아닌 조금씩 보여 주면서 관심을 갖게 하고 뒤에서는 선물을 준비하는 기분. 이 책이 그런 것 같다.
첩보의 한 가락 희망을 가졌다면 범인을 통한 예측 불허의 상태에서 일어난다는 것이고 어느 곳에서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더 더욱 궁금증을 자아내며 읽게 만들었다.
군더더기 없이 스피드하게 진행되는 전개는 거대한 테러 조직을 통한 무차별 공격에 대한 방어를 철두처미하게 하고 있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많은 사람들이 죽어 가고 있다는 아프간. 그 속에 숨겨진 지하조직의 위치와 그들의 삶과 그림자처럼 어둠 속에서 지켜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있어 세계는 지금도 숨죽이고 첩보의 한가닥 희망을 걸고 있지는 않은지.
우려의 목소리도 들리지만 그런 일들이 거듭되면 될수록 이 책을 읽는 재미는 배가 되고 상상력은 어디엔가 멈출지 모르고 계속 될 것이다.
여름밤이 어떻게 흐르는지도 모르게 숨가쁘게 읽어내다 보니 책은 이미 덮혀 있어고 나는 그 위에 잠들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