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를 형상화 한 그림이 따뜻하게 다가온다. 엄마는 낚시꾼이 되고 아기 토끼는 도망을 가는 그림에서 이 책의 제목이 왜 <엄마, 난 도망갈거야>라고 썼는지를 알게 되었다. 아이가 읽으면서 내내 즐거워 하고 함께 보는 내내 쉼없이 이야기를 꺼내며 대화를 이끌어 간다. 그림이 다른 그림책과 많이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려가는 방향으로 터치된 것에서 자연스럽게 느껴져 내 마음도 아이의 마음처럼 이 책이 마음에 든다. 짖꾼은 장난에 아기는 토라지고 엄마는 화가 나지만 그 속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아기 토끼를 강하게 키우려는 엄마 토끼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졌다. 이런 느낌이 저절로 느껴지는 것에서 우리의 세상과 비교를 해 보면 이 사회에 아기 토끼를 보내는 엄마들의 심정이 이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마냥 웃음이 지어졌다. 서커스단에 들어간 아기 토끼를 바라보는 엄마 토끼의 마음이 꼭 물가에 엄마의 마음처럼 비춰졌다. 엄마 토끼의 우수에 찬 눈을 오래도록 보았던 것도 나도 모르게 마음이 짠해져서 그랬던 것 같다. 귀여운 캐릭터의 아기 토끼와 엄마 토끼를 오래도록 바라 보던 아이가 내게 묻는다. 아기토끼하고 엄마 토끼가 함께 있네? 라고. 그 말에 나는 아기 토끼랑 엄마 토끼가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고 말해 주었다. 화가 나고 속상해도 엄마 토끼랑 있어야 한다고 말해 주면서 아이가 이해를 했는지 잘 모르지만 오래도록 나를 빤히 보고 있는 눈이 맑고 투명해 보여 행복함이 이런 것이구나! 하고 생각 되었다. 집을 떠나보면 엄마의 품이 얼마나 그리운지, 얼마나 사랑에 굶주리게 되는지 알게 된다는 말이 있는 데 이 책이 꼭 그런 것들을 눈으로 확인 시켜주고 그 안에서 작은 교훈을 안겨 준것 같다. 억만금의 돈 보다 아이와 엄마 사이에 작은 사랑이 있을때 그 안에서 사랑의 관계가 그 어느 것보다 더한 사랑으로 담겨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건넬 수 있다면 그 보다 더한 사랑은 결코 느끼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도 함께 해 보았다. 아기 토끼에게 이것저것 자신의 뜻대로 하라며 내버려 두면서도 먼 발취에서 그 모습을 지켜 보는 엄마 토끼를 보면서 우리의 일상에서 보여지는 부모의 마음이 이런 것이구나 하고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었다. 그래도 엄마 품에 있을때 가장 보기 좋은 모습의 그림이 그려진 것처럼 말을 잘 듣지 않고 제 멋대로 하려고 하는 것이 자식이만 결국 머물게 되는 곳은 엄마의 포근함 품인 것 같다. 엄마의 품에서 어리광을 피우는 아이일지라도 행복함은 그런 곳에서 자신도 모르게 다가 것이라는 생각이 미치자 책을 보고 있는 아이를 내려다 보았다. 엄마의 뜻대로 가려고 하는 것을 막지 않고 이제는 아이의 뒤에서 지켜 봐 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이에 대한 사랑이 꼭 곁에 있어 주는 것이 아니라 다소 떨어져 있어도 항상 그 마음만 같다면 변함없는 사랑이 될 거라는 것도 배우게 되었다. 또 다시 아이와 함께 읽어 주고 보게 해 주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