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말이 왜 중요해? 다릿돌읽기
최은순 지음, 한수진 그림 / 크레용하우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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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조어는 자랑이 아니야.

 

<바른 말이 왜 중요해?> 나를 너무 뜨끔하게 한다. 서평을 쓸 때나 번역을 마치고 퇴고를 할 때면 맞춤법도 꼼꼼히 살피고, 국어사전을 찾는 것도 잊지 않는 나도 핸드폰 문자를 보낼 때나 채팅을 할 때는 솔까’(‘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줄임말), ‘~했당.’, ‘모해?’, ‘일욜(일요일 줄임말) 등의 줄임말들을 사용해왔으니까 말이다. 7살 어린 친구와는 모두 통하는 말들이지만 10살 많은 친구 분과는 대화가 끊기는 기분이들 때도 있었다.

솔까? 고향이 어디에요?”

솔직하게 까놓고 말해서 줄임말이에요.”

그래, 나 늙었슈.”

이래서 세대 간의 소통이 끊어진다는 거구나.

 

[“왜 그런 말들을 틀린 줄 알면서도 사용하는 거야?”

태희가 보경이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그냥 재미로 사용하는 말일 뿐이야.”

나는 우리말을 마음대로 고쳐서 사용하는 건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해.”

너도 재미있어 했잖아.”

보경이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네가 새로 생긴 말이라고 해서 나는 당연히 표준어인 줄 알았어.”-85쪽 중에서-]

 

뉴질랜드에서 세계 어린이 기자단 활동을 하는 태희는 영어도 잘하지만 한국어도 아주 막힘없이 잘하고 일기도 한글로 쓰는 게 습관이다. 반면 보경이와 보경이의 친구들 채팅창에는 깜놀’, ‘생파’, ‘꿀잼등의 줄임말, 외계어투성이다. 게다가 보경이의 엄마는 태희가 한국에 놀러온 후로 영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틈만 나면 뉴질랜드 유학을 강요한다. 태희는 신조어들을 새로 생긴 한국말로 오해하고 꼼꼼히 정리해서 한국에 대한 기사에 사용하다가 다른 어린이 기자들에게 비난을 받는다. 그제야 그 많은 유행어들이 표준어가 아님을 말해 주지 않은 것을 후회하게 된 보경이와 자신도 침착하지 못한 걸 깨달은 태희는 더 많은 신조어들을 조사하고 이전 기사에 대한 사과 글과 함께 한글 생태계라는 제목의 기사를 쓴다.

 

혜수야, 아라야!

내일 우리 집으로 놀러 올래?

엄마가 맛있는 음식 해 준대.

내일 태희와 함께 즐겁게 놀자.’

 

제일 먼저 한글 생태계 운동을 실천하는 어린이가 된 보경이. 지금의 나는 줄임말의 사용빈도는 많이 줄었지만 내 7살 어린 친구는 내가 문장부호를 물결표가 아닌 마침표로 끝내면 딱딱해 보인다고 한다. 어쩌다가 문장부호까지 바르게 쓰는 게 어색한 분위기가 된 거지?

 

 

 

-크레용하우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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