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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날 땐 어떡해요?
엘리자베스 버딕.마조리 리소브스키스 지음, 스티브 마크 그림, 강수정 옮김 / 다림 / 2016년 11월
평점 :
품절
내 감정의 주인은 나!
<화가 날 땐 어떡해요?>제목부터 마지막장까지 정말 공감의 연속이다. 화가 나기 직전에 사람의 모습인 여자아이가 폭발해서 헐크가 되는 과정도, 화가 나면 누구한테 한바탕 퍼붓고 싶거나, 손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하고 온몸에 바짝 힘이 들어가는 등의 기분과 슬픔, 죄책감, 실망 등의 감정들이 말이다. ‘화’는 이렇게 강력한 감정이지만 내 선택으로 화를 가둘 수 있단다. 예를 들면 심호흡하기, 화가 난 상황이나 화를 자극한 사람을 피해서 마음진정 시간 갖기, 친구한테 털어놓기 등으로 말이다.(말은 쉽지만 실천이 어려울 수도 있다.)
[화가 나면 앞뒤 가리지 않고 행동하게 되기도 하죠. 하지만 화가 났다고 해서 나쁜 행동이 용서되는 것 아니랍니다. -37쪽 중에서-]
한국문화는 아직까지도 ‘욱’에서 나온 언행에는 관대한편인 듯하다.(아직까지도 ‘욱해서 그렇다.’ 혹은 ‘그게 욕이냐?’등의 발언을 하는 사람들이 다수인 것 같아서다.) 문제가 생기면 일단 소리부터 지르고 보는 갑들, 지도자들, 연장자들 혹은 욕에 기분나빠하는 사람을 예민한 사람으로 취급하는 분위기. 하지만 내겐 감정에 지배당하는 사람들로 보일뿐 전혀 무서워 보이지도, 멋있어 보이지도 않다. 한마디로 ‘나는 다혈질이라서.’, ‘나는 뒤끝은 없어.’ 전혀 자랑거리가 아니라는 거다.
[때로는 어른들도 화를 자극하는 상황을 불편해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빠는 이렇게 말할지도 몰라요. “그런 식으로 짜증 부리지 마.” 그런가 하면 선생님은 이렇게 말할지도 몰라요. “교실에서 화내는 소리는 듣고 싶지 않구나.” -83쪽 중에서-]
내가 학창시절에도 대부분의 선생들은 “싸우지 마!” 혹은 “어디서 소리 질러!”, “어디서 신경질 내!”등의 명령조, 권위적인 어투가 다수였던 것 같다. 말 그대로 화를 다스리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어른들이 없었다보니 그 아이들이 커서 ‘욱’하는 성격으로 굳어지는듯하다. 다행히 내 기억 속엔 화난 내 마음을 진정시켜주고 내 이야기도 끝까지 들어주셨던 선생님이 한분 계셨다. 고등학교 1학년 때 담임선생님께 화가 잔뜩 난 채 복도를 지나다 마주친 그분의 짝꿍선생님께 울면서 속사포로 쏟아내기 시작하니 창문 쪽을 향해서 “서연아, 이쪽으로 와봐.”, “숨 한번 들이마시고 내뱉어봐.” “이제 얘기해봐.” 그러니까 <화가 날 땐 어떡해요?>에서도 언급한 심호흡하기였던 거다. 그리고 심호흡을 하니 속사포에서 천천히로 전환되는 기분이었더랬다.(다음날 오해가 풀어졌는데 나를 혼내는 척 하신 거였다.)
<화가 날 땐 어떡해요?> 덕분에 ‘욱’하는 아이들 ‘욱’하는 어른들이 줄어드는 그리고 ‘욱’에 관대한 문화가 옅어지는 분위기를 기대해본다.
-다림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