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막손 투수 단비어린이 문학
리광푸 지음, 강영희 옮김, 최정인 그림 / 단비어린이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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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향한 장애물 넘기

 

<조막손 투수>의 원제 <独臂投手> 한쪽 팔 투수로 주인공 6학년 아창은 정말 한쪽 팔, 한쪽 손으로만 야구를 한다.

맞아, 쟨 한 손밖에 쓸 수 없지만 그 한 손으로도 공을 아주 잘 던져.”

 

[처음에 녹색 글러브를 봤을 때 아창은 뛸 듯이 기뻤다. 마침내 자신만의 글러브가 생겼으니깐.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아창의 기쁨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아빠가 선물한 글러브는 아창에게 쓸모가 없었기 때문이다. 아창의 오른손은……. 아창은 녹색 글러브를 낄 수 없었다. 어쩌면 앞으로도 영원히 낄 기회가 없을지 모른다. -29~30쪽 중에서-]

학교 수업이 끝나고 야구부 아이들이 방망이를 휘두르며 열심히 타격 연습을 할 때 아창은 운동장 한쪽 나무 아래에 서서 그들의 훈련을 뚫어지게 바라보기도하고 자기도 따라서 방망이를 드는 모양이나 공을 치는 동작을 따라 할뿐이다. ! 공이 날아오면 공을 던져주기도 한다. “정확하게 던지면 뭐 해? 그래 봤자 야구부에 못 들어가는데!”라는 빈정대기 2인조의 놀림을 견디면서까지. 야구를 사랑하는 아이지만 오른손이 전체적으로 안쪽으로 구부러져 있는 작은 문제 때문에 2년 전 야구부 테스트에서 공을 던질 기회조차도 박탈되었기 때문이다.(그래서 지도자의 인성도 중요한 거다.)

 

[아창은 자신의 오른손 때문에 야구를 할 때 하나하나 이겨 나가야 하는 장애물이 아주 많다는 것을 잘 안다. 또 야구 선수가 되는 길이 쉽지 않다는 것도 잘 안다. 배워야 할 것도 많고 끊임없이 훈련하고 노력할 때만이 겨우 경기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도 잘 안다. -197쪽 중에서-]

하지만 야구부원들의 연습이 끝나고 친구 샤오팡과의 꾸준한 연습, 늘 아창을 지지해주는 아빠, 요새말로 우주의 기운이 모아진 덕분일까? 투수가 부족한 틈을 타 친구들의 도움으로 교체된 감독에게서 테스트를 받고 야구부원이 되는 꿈이 이루어진 거다. 야구부에 들어가서도 맨손으로 공을 받는 연습을 하다가 손가락을 다치기도 하고, 친선경기에서조차 볼보이가 되어 감독님을 원망하고 흥미가 꺾이기도 했지만, 아빠의 조언, 친구 예완메이의 응원, 피나는 노력 끝에 첫 시합에 나가는데…….

 

내가 <조막손 투수>3개월 전에 만났어도 공감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나는 신체적인 장애는 없지만 30년을 넘게 시선공포증을 갖고 있다. 그런 내가 수화를 배운다. 내 직업상 사람을 만나는 일이 드물기에 잊고 있었고, 잊고 싶었다. 한마디로 피하고 싶었다. 하지만 수화는 시각언어이기에 상대방과 마주보고 표정을 살피고 눈을 마주쳐야한다. 사실 음성언어에서도 중요한 부분으로 다른 사람들에게는 당연할지 몰라도 상대방과 눈이 마주치는 순간 무의식적으로 회피하고, 계속보고 있으면 불안, 초조가 몰려오는 나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중학교 시절부터 배우고 싶었던 수화를 포기하고 싶지는 않기에 열렬한 야구팬 아창처럼 나의 아주 작은 문제를 극복하려고 노력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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