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 - 사라지는 아이들의 비밀, 제5회 한우리 문학상 어린이 장편 부문 당선작 한우리 문학 높은 학년 5
오혜원 지음, 이갑규 그림 / 한우리문학 / 2016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국가가 아이들을 감시하는 세상이 온다면?

 

감시가 필요한 위험인물들의 명단이라는 뜻의 블랙리스트. 하지만 책 표지에는 모두 아이들뿐이다. 중간 중간 보이지 않는 아이들이 바로 부제목인 사라지는 아이들이다. 블랙리스트 5단계에 오르면 머리에 심는 칩과 칩에서 좀 더 업그레이드되었다는 백신주사로 인해서 말이다. 남겨진 아이들도 모두 똑같이 경직된 표정에 똑같은 통제복을 입고 있다. 사라지게 될까봐…….

 

[“로봇이 알아서 레이를 돌보았어. 내가 편하니까 내버려 둔거야. 레이가 몇 번이나 내게 로봇을 바꿔 달라고 했어. 자기는 구식 로봇이 좋다고. 블랙리스트 5단계에 오르도록 분노가 쌓인 줄도 몰랐어. 내 앞에서 컵을 집어 던졌을 때만 해도 늦지 않았는데…….” -71쪽 중에서-]

레이는 주인공 이한의 친척 형으로 블랙리스트 5단계에 올라 경찰에게 잡혀가더니 머리에 칩을 심는 수술 후 부작용으로 피스병원 13층 병실에 감금된다. 로봇은 레이의 엄마 말처럼 아이를 돌본 게 아니라 감시, 통제하고 정부에 전송했던 거다. 이한도 생일날 사소한 실수에도 경고를 내뱉는 로봇 때문에 짜증이 밀려와 로봇의 뒤에 달린 중앙장치를 빼는 바람에 경찰이 출동해 블랙리스트 1단계 딱지를 달게 되더니 다음날 학교에 가서는 친구를 위해 싸우다가 담임의 현장목격으로 블랙리스트 2단계에 오른다.

 

이한을 블랙리스트 2단계에 올리고 폭력을 쓰는 친구들은 블랙리스트에 오를 거예요.”라는 담임의 경고 부분에서는 이런 제도가 존재한다면 나는 평탄한 학창시절을 보냈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살짝 있었다. 학창시절 12년을 학교폭력 속에서 살아야했던 내 입장에서는 친구를 따돌리고 괴롭히는 일을 일삼는 아이들은 통제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거다.

 

[“잡지 본 남학생들 일어나세요.”

선생님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몇몇 남학생들이 쭈뼛거리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너희들은 호르몬이 왕성한 사춘기 A급이니까…….”

선생님이 말을 멈췄다. 아이들은 다음 말을 숨죽여 기다렸다.

운동 좀 해야겠다. 지금부터 운동장 다섯 바퀴를 뛰고 와요. 늦게 도는 세 명은 다시 뛰게 할 거예요.”

선생님의 입가에 웃음이 번졌다. -179쪽 중에서-]

로봇과 못된 정부가 비행청소년을 예방하겠다는 핑계로 칩과 백신주사로 아이들을 통제하고 있는(사실 아이들을 체벌로 통제했던 우리세대 부모들, 교사들과 다르지 않다고 본다.) 미래사회가 배경이었지만 의사 아빠를 둔 요새말로 금수저 희원이와 뒤늦게라도 진실을 밝힌 희원이의 아빠, 주인공 이한이의 엄마와 피해 아동인 석현이의 엄마를 포함한 아닌 것을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자들로 인해 자유로운 세상과 사라졌던 아이들도 되찾게 된다.(이제 아직 돌아오지 못한 두 아이만 돌아오면 된다.)

 

 

-한우리 문학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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