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종 임금님과 고양이 단비어린이 그림책 20
노경실 글, 최정인 그림 / 단비어린이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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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손아, 임금님과 행복하게 지내고 있니?

 

내가 알고 있던 고양이는 애교 없는 까칠이 정도였다.(나를 닮은 동물이라고나 할까?) 하지만 숙종 임금의 금손이는 달랐다. 내 눈물샘을 두 번이나 자극할 정도로 말이다.

 

[하지만 사람들의 예상은 다 틀렸지.

임금님은 갓 난 손자를 본 할아버지처럼 고양이를 아끼셨어.

금손아, 벌써 일어났느냐? 밤새 잘 잤더냐?”

금손아, 이것 좀 먹어라.”

금손아, 같이 산책하자.”

금손아, 내가 글을 읽을 테니 들어 보렴.”

금손아, 까꿍!”

금손아, 내가 털을 골라 줄게. 시원하지?”

금손아, 그만 자자. ..... 자라……. ” -본문 중에서-]

 

인자한 표정, 고양이를 향한 다정한 말들. 내가 알고 있는 숙종이 맞을까라는 생각에 숙종에 대해서 검색해 보았다. 그런데 내가 알고 있던 숙종이 맞았다. 장희빈, 인현왕후, 최숙빈이 떠오르는, 10대 때 보았던 드라마에서 강제로 사약을 받는 장희빈을 보며 희빈 미안하오.’라고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던……. 숙종의 고양이 금손이에 대해서도 검색해보니 그 둘의 인연, 묘연은 인현왕후가 죽고 장희빈이 사약을 받은 1701년 이후부터라고 추측된다고 한다. 이 부분을 보고 고양이 금손이를 데리고 온 후부터 겸상을 하고, 함께 자고, 안아주며 애지중지하는 숙종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세 여자들의 시기, 질투 속에서의 사랑, 충신을 알아볼 수 없는 정치싸움, 그야말로 사람에게 지친 것이다. 다행히 고양이 금손이가 나타나 작은 안식처, 작은 친구로 함께했던 것이다.

 

[해가 저물고 어둠이 몰려오는 어느 날 밤.

금손이는 결국 두 눈을 감았어.

금손아! 금손아!”

아이고, 짐승이지만 불쌍해서 어떡해…….

네가 임금님을 따라 하늘나라로 갔구나.”

금손이는 숙종 임금님이 돌아가신 지 13일 만에 숨을 거둔 거야.

대비마마는 손자를 잃은 것처럼 우셨지. 금손이의 임금님에 대한 사랑을 알았거든.

궁궐 안 사람들은 눈물을 감출 수 없었어. 사람보다 더 애틋한 마음씨를 가진

금손이를 생각할수록 슬펐거든. -본문 중에서-]

 

금손이는 임금님의 반찬인 고기를 훔쳐 먹었다는 오해로 산속에 있는 절로 쫓겨났다.(바로 이 부분부터가 내 눈물샘을 자극한 거다. 억울함, 안타까움 등으로 말이다.) 내가 알고 있던 고양이라면 그동안의 좋았던 일들은 잊어버리고 토라져있을 것 같다. 하지만 금손이는 임금님과 서로를 그리워 하다가 임금님이 세상을 뜨니 다시 궁궐로 돌아와도 먹지도, 마시지도 않고 영정을 모신 방 앞에서 울기만 하다가 두 눈을 감았다. 사랑하는 친구와 함께할 수 없는 세상에서 더는 살고 싶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아이들아, 임금님과 금손이처럼

너희도 진정으로 사랑하는 친구가 있니?

사랑은 이렇게 서로 함께 있고 싶어하는 마음이란다.

너희는 누구와 영원히 함께 있고 싶니? -본문 중에서-]

 

글쎄, 나는 아직 금손이처럼 뒤따라가고 싶을 정도로 사랑하는 친구가 없는 것 같다. 어렸을 때는 단짝이고 싶은 친구, 청소년 시절에는 좋아하는 선생님, 20대 때는 연애를 연상케 할 정도로 친했던 대학 동창이 있었지만 30대 초반부터인가? 사람에 대한 감정이 식어버려서일까? 그래도 혹시 알까? 생길지. 사람이든, 반려동물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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