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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야, 너를 만나 행복해! ㅣ 단비어린이 그림책 19
임선경 글.그림 / 단비어린이 / 2016년 5월
평점 :

세상에 태어나줘서 고마워
귀엽고 따뜻해 보이는 노랑 바탕의 책표지, 크레파스로 그린 듯한 동글동글한 그림체로 인형 같은 그림책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것 같다. 엄마 배속에서 하트 모양의 태반과 함께 방긋 웃고 있는 세상에 나와서도 엄마, 아빠를 보며 미소를 짓는 ‘사랑이’를 보며 내가 아기 때의 모습 궁금해지기도 한다.(점점 동그래지면서 인형같이 예뻤었다고는 하는데…….)
<아가야, 너를 만나 행복해!>속의 주인공은 엄마의 배속에 있는 그리고 탯줄과 연결된 태반의 모양인 ‘사랑이’이다. 그리고 ‘사랑이’의 태몽은 ‘꽃’이다. 어린 시절에 엄마가 해준 태몽이야기가 어렴풋이 생각나는데 내 태몽은 ‘밤’이었다고 한다.(매우 커다란 밤을 주웠다고 했던가? 밤을 많이 주웠다고 했던가?) 엄마가 야채를 보고 입덧할 때 ‘엄마! 이거 먹기 싫어요!’라며 팔짱을 끼는, 아빠가 딸기를 사오자 엄마를 따라 엄지손가락을 올리는, 음악을 들려줄 때, 소곤소곤 이야기를 들려줄 때 활짝 웃는 ‘사랑이’의 모습이 사랑스럽기만 하다.(우리 엄마는 내가 너무 발로 차서 배가 자주 아팠다는데 결국 예민한 내가 태어났다.) ‘사랑이’가 세상으로 나올 날이 다가오자 엄마는 예쁜 옷을 만들고, 아빠는 마음에 쏙 드는 방을 꾸며주고 산과 바다가 예쁜 여행을 떠나기도 하고, 드디어 엄마와 아빠를 만난다. ‘으앙!’
[엄마랑 아빠는 나를 ‘사랑이’라고 불렀어요.
사랑을 많이 받고 많이 주는 사람이 되라고요. -본문 중에서-]
[엄마는 방긋 웃는 나를 보고 하늘이 내려 준 천사래요.
아빠는 나를 보면 행복하다고 하늘이 준 선물이래요. -본문 중에서-]
세상에 태어나는 모든 아기들은 ‘사랑’이다. 아들이든 딸이든, 몇 번째로 태어났든지 말이다.
사실 나는 연속 두 번째 딸로 태어나서 축하받지 못했다. ‘아들’에 집착했던 친할머니가 절에나 갖다 주라고 했으니 말이다. 그리고 나는 엄마와 단둘이 백일잔치를 했다고 한다.(그래서 돌잡이로 연필을 잡을 수 있었다.) 중학교 때인가 그렇게 내가 태어남을 축하받지 못한 사연을 듣는데 정말 슬펐다.(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는 게 이해가 될 정도였다.) 첫아이라고, 드디어 아들이 태어났다고 온 가족의 축하를 받고, 백일잔치도 거하게 받았을 언니와 남동생이 부러웠다. 그리고 지금은 <아가야, 너를 만나 행복해!>속의 주인공 ‘사랑이’도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