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지켜보고 있다 다릿돌읽기
나탈리 퀴페르만 지음, 오렐리 귀으리 그림 / 크레용하우스 / 2015년 12월
평점 :
절판


 

엄마, 저는 괜찮아요

 

지켜보고 있다.’ 왠지 든든한 기분이 들면서도 부담스러운 문장인 듯하다. 아동 혹은 청소년들이 독립을 원하면서도 두려움을 갖는 것처럼. <엄마가 지켜보고 있다>속의 엄지 공주로 변해서 조제프의 책가방속에 들어가기도 하고 거인이 되어 나쁜 친구들을 혼내주는 엄마의 모습을 보고 살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투명인간으로 따라다니지 않아서 다행이다.’ 보이지 않는 따라다님이 더 답답하니까 말이다. 그래도 어린 시절의 나에게 엄지 공주 엄마와 거인 엄마 중에 선택하라고 한다면 차라리 내가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을 때 !’하고 나타나서 혼내줄 거인 엄마를 택하겠다.(학창시절에 학교폭력 속에서 살았던 나로서는 그렇다.) 내 책가방 속에서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다 살피는 엄마? 글쎄……. 선생님한테 혼나는 모습, 공부시간에 많이 틀리는 모습은 그래도 안보는 게 좋을 것 같다. 게다가 어른들의 개입 없이 친구들끼리만 하고 싶은 얘기도 있을 테니까.

 

[“아니요. 우리 엄마는 집에서 저를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제가 집에 가면 엄마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저를 대할 거예요. 이젠 다 지겨워요. 엄마를 잠시라도 잃어버렸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어딜 가든 엄마가 따라다니니까!” -55쪽 중에서-]

 

[“미안해, 조제프. 엄지 공주이자 거인인 엄마가 하는 표현을 용서하렴. 하지만 가끔은 새끼 다람쥐 같은 말이 튀어나와도 네가 이해해 줘.”

나는 엄마를 안으며 말했다.

엄마, 저를 더 믿으세요. 저도 조금 있으면 이제 열 살이라고요.” -81쪽 중에서-]

 

하루 종일 붙어 다니는 엄마에게 벗어나고 싶어 하는 조제프를 보고 초등학교 3학년이 된 3월의 내가 떠올랐다. 일단 열 살이 되었다고(12살 인줄 몰랐던 때.) 나름 컸다고 생각했던 그때의 나는 엄마에게 이렇게 말했었다.

나도 이제 학교숙제 나 혼자 다 할 거니까, 엄마가 옆에서 봐주지 말고 가르쳐주지 마.”

그리고 엄마가 조금이라도 개입하려고하면 내가 할 거야.”라는 말을 자주했었던 것 같다. 유아기 때부터 초등학교 2학년 때까지 내 엄마는 알림장을 확인한 후 숙제도 다 가르쳐주고 시험기간에 공부할 때도 문제집을 풀 양을 정해주고 검사하고 게다가 옆에 앉아서 해답지를 봐가면서 정답을 설명하곤 했다. 그래서인지 엄마가 정해주는 부분은 너무 많다.’라는 부담감뿐이었고, 학교에 가면 혼자 문제를 풀어내는 부분이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 3학년이 되고나서는 내가 쓰고 싶은 데로 쓰고 싶다.’, ‘내 책상에 나 혼자 앉고 싶다.’라는 혼자만의 성취감과 나만의 시간이 간절했던 것 같다. 어쨌든 3학년 때부터 숙제는 나 혼자 했던 것으로 기억하지만 시험기간에 내 책상에 엄마가 붙어 앉는 건 6학년 때까지 계속되었던 것 같다.(그래서 내가 중, 고등학교 때 공부를 못했나보다 라고 위로하고 싶다.)

 

 

-크레용하우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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