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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맞이 청소는 꼬질이처럼 - 별별마을 별난토끼 : 봄 ㅣ 단비어린이 무지개동화 1
미토 글.그림 / 단비어린이 / 2016년 2월
평점 :

청소도 즐겁고 융통성 있게
‘La la lala lala Sing a happy song
La la lala lala Smurf the whole day long.’
왜 갑자기 영어냐고? 별별 마을의 원칙이, 낭만이, 뜀박이, 먹보, 멋쟁이, 걱정이, 꼬질이, 쫑알이 이렇게 각자의 성격 혹은 특징으로 지어진 토끼 친구들의 이름이 만화와 영화로 만들어졌던 <개구쟁이 스머프>를 연상케 해서이다.(방금 다시 들어보고 원곡이 프랑스어라는 걸 알았다.) 만약 누군가 조금이라도 귀찮게 하면 싫어하는 내가 별별 마을로 이사 가게 된다면 이름을 ‘예민이’로 개명해야할 것 같다.(물건이 제자리에 있지 않아도 스트레스 받으니 상상이 갈 것이다.)
<봄맞이 청소는 꼬질이처럼>에는 ‘봄맞이 청소는 꼬질이처럼’, ‘내일 또 봄 소풍’ 이렇게 두 편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중 ‘봄맞이 청소는 꼬질이처럼’에 꼬질이는 태어나서 한 번도 씻지 않아 이름처럼 꼬질꼬질하다. 그런데 그런 꼬질이가 이번 봄맞이 청소 반장이라니 계절이 바뀌는 것도 원칙에 딱 맞는지 꼼꼼하게 따져보는 원칙이부터 다른 토끼 친구들도 걱정이 태산이다. 하지만 내가 보기엔 걸레도 빨아야하고 먼지도 도구로 털거나 비질을 하는 등의 청소의 특성상 꼬질이가 청소 반장을 해도 문제는 없을 것 같았다. 내 예상대로 창문부터 닦자는 꼬질이의 지시대로 토끼 친구들의 청소는 순조로운 듯 했지만 오히려 청소를 하면 할수록 더러워지니 원칙이는 버럭 화를 내고 꼬질이는 풀이 죽은 채 집으로 터덜터덜 돌아가는데…….
[“참, 맞다. 나 꼬질이한테 이 말 해 주려고 온 거야. 내가 원칙 사전을 좀 찾아봤는데 971쪽 27줄에 이런 말이 있더라. ‘깨끗한 몸보다 깨끗한 마음이 중요하다.’ 음, 그러니까 오늘 꼬질이는 청소는 더럽게 했지만 토끼들 마음을 행복하게 해 주었으니까 참 잘한 거야. 청소 반장 합격이라고. 원칙에 딱 맞다고.” -39~40쪽 중에서-]
[“얘들아, 실망할 거 없어.”
쫑알이가 말했어요.
“생각해 봐. 오늘 봄이지? 내일도 봄이고 모레도 봄이야. 아직 봄은 잔뜩 남았다고!”
“그렇지.”
“그러니까 내일 소풍을 오면 또 봄 소풍이 되는 거야.” -66~67쪽 중에서-]
<봄맞이 청소는 꼬질이처럼>속의 별별 마을의 토끼는 어린친구들이지만 배려심도 생각도 깊다. 꼬질이가 기분이 상한 채 집으로 돌아간 후 원칙이의 지시대로 청소는 깨끗하게 마무리되고 봄맞이 파티가 열렸지만 토끼 친구들은 꼬질이 생각에 전혀 즐겁지 않았고, 각자 다른 핑계를 대며 꼬질이 집으로 향했다(사실 나는 이 부분에서 원칙이를 왕따 시키는 줄로 오해했다.). 원칙이 역시 처음에는 꼬질이한테 버럭 화를 내긴 했지만 정말 훌륭한 청소 반장이었다는 칭찬으로 환한 미소를 되찾아 주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소풍에서 모두들 캄캄해지도록 자는 바람에 봄 소풍이 시시하게 끝나 버렸다는 생각에 속상해하는 친구들을 향해 봄이 계속되는 시간동안 소풍을 오면 봄 소풍이 되는 거라고 위로하는 쫑알이 역시 정말 융통성 있는 토끼 친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