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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질간질 여름이 좋아! - 별별마을 별난토끼 : 여름 ㅣ 단비어린이 무지개동화 2
미토 글.그림 / 단비어린이 / 2016년 2월
평점 :
절판
나도 모기에 물리고 싶어
여름? 글쎄, 나는 여름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덥고, 왱왱 이는 모기들도 많고, 비도 많이 내리고, 음식도 금방 상하니까 말이다. 그런데 별별 마을 토끼 친구들에게는 여름도 신나는 계절중 하나인가보다.
[토끼들은 각자 의견을 냈어요. 원칙이는 토끼들 말에 따라 바쁘게 밑그림을 고쳤지요. 멋쟁이의 거울을 가운데에 놓고 원칙이의 커다란 식탁보를 그 위에 덮었어요. 식탁보가 축 처지지 않게 나뭇가지를 꽂은 다음 구멍이 생긴 곳에 낭만이의 나뭇잎을 잘 덮어 두었어요. 걱정이가 갖고 온 냄비도 식탁보 옆에 잘 붙였고요. 쫑알이는 우산 오른쪽에 달린 확성기를 만지작거렸어요. -27쪽, 31쪽 중에서-]
신나게 놀던 중 갑자기 내린 소나기로 더 놀지 못해 아쉬워하던 토끼 친구들은 늘 두꺼운 사전을 옆에 끼고 다니는 원칙이를 통해 우산이라는 걸 알게 되고 모두가 함께 비를 피할 수 있는 커다란 우산을 만들기로 한다. 다음날 8마리 토끼들 모두 각각 좋아하는 혹은 각자의 특성이 담겨있는 것들을 가져와 그 어디에서 볼 수 없는 멋진 우산을 만드는데 성공하고 소나기가 오기를 기다리는데…….
문든 이런 생각이 든다. 나는 누구와 우산을 만들고 싶은지? 무엇으로 만들고 싶은지? 나에게 조카가 있다면 그들에게도 그 두 가지를 묻고 싶다. 그러면 아이가 어떤 친구를 좋아하는지 어떤 물건을 애지중지하는지 알 수 있겠지?
[토끼들은 다시 걱정이 주변으로 모였어요.
“어때? 좀 물린 것 같아?”
쫑알이가 걱정이를 빙 돌며 자세히 살펴보았어요. 걱정이 팔을 잡아들어 올려 보기도하고 엉덩이, 꼬리 다 살펴보았어요. 하지만 상쾌한 비누 냄새만 났지요. -55~56쪽 중에서]
늘 모자를 착용하고 걱정이 많은 토끼 친구 걱정이! 나와 비슷한 친구라 왠지 정이 간다. 나도 외출할 때면 모자를 꼭 착용하고 걱정과 고민이 좀 많은 편이니까 말이다. 그런 걱정이가 정말 행복한 걱정을 하고 있다. 다른 토끼 친구들은 모기에 물려 간지러워 긁고 난리인데 걱정이는 오히려 물리지 않아서 친구들의 조언으로 모기 물리기 작전에 들어가니까 말이다.
내 일처럼 걱정해주고 기뻐해주는 친구가 단 한명만 있어도 성공한 인생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현실에서라면 ‘혼자만 모기한테 안 물렸데요.’ 혹은 ‘쟤 바보인가 봐. 모기한테 안 물리고.’라며 놀리기 일쑤일 텐데 별별 마을 토끼 친구들은 “어휴, 걱정은 걱정이나 하는 건데. 요즘은 정말 걱정이 때문에 걱정이네.”라고 말할 정도로 모두들 자기 일 인양 같이 고민해주고 조언을 아끼지 않는 모습이 예쁘기만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