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자전거 - 평범한 자전거가 들려주는 특별한 이야기
주드 이사벨라 글, 시모네 신 그림 / 머스트비 / 201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빨간 자전거의 특별하고도 고마운 여행

 

[하리다타는 어디서부터 이 자전거의 여행이 시작되었을지 궁금해 하면서, 잠시 빨간 자전거를 바라보았어요. ‘분명히 멀리서 왔을 거야.’라고 하리다타는 생각했어요. 그렇지만 어떤 여자아이가 물건을 싣고 먼지 길 위로 페달을 밞으며 시장을 갔다든지, 또는 어떤 남자아이가 북아메리카 작은 마을에서 이 자전거를 기부하려고 포장했다는 사실은 전혀 알 수 없었지요. 그러나 둘 다 빅 레드를 기억할 거고, 하리다타도 빅 레드를 잊지 못할 거예요. 28]

 

어린 시절의 내 친구도 빨간 자전거였다. 동네 아이들이 놀아주지 않아 단지 내에서 돌고 돌며 놀았던, 잃어버리고 찾으러 다니기도 했던, 짓궂은 아이들이 발로 뻥뻥 차기도 했던 빨간 자전거는 내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 작아지고 어디로 갔는지 모른다. 하지만 <빨간 자전거>의 레오의 자전거 빅 레드는 고마운 여행을 다닌다. 2년 동안 이웃집 잔디를 깎고, 나뭇잎을 긁어모으고, 눈을 치워 주며 모은 돈으로 갖게 된 빅 레드라는 이름을 붙여준 빨간 자전거는 수영장, 축구 연습 등 어디든 레오와 함께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레오의 키가 자라면서 작아진 빅 레드는 레오처럼 소중히 여길 사람들을 위해 바다를 건너서 부르키나파소를 지나 아프리카에 도착하고 새 주인을 기다린다. 자전거가 필요한 많은 사람들 중에 할머니와 두 동생과 살고 있는 알리세타의 눈에든 빅 레드는 시장, 수수밭에도 가고 알리세타의 동생들을 태워 학교에 데려다 주기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알리세타가 또 한 대의 자전거를 사러나간 사이 빅 레드는 주인에게서 도망친 돼지에게 짓밟힌다. 그렇게 망가져버린 빅 레드는 부카리에게 보내지면서 좀 더 튼튼한 바퀴, 새 안장, 새 브레이크로 수리되고 다시 색칠되어 트레일러가 연결되면서 구급차로 개조된다. 구급차가 된 빅 레드는 다시 하리다타에게 보내져 다리를 다친 아이를 병원에 데려다 주어 전설이 되고 마을 아이들에게 프랑스어로 큰 빨강이라는 뜻의 르 그랑 루즈라고 불린다. 빅 레드 덕분에 귀중한 경험을 쌓은 하리다타는 시내에 있는 더 큰 병원으로 일자리를 얻기도 한다.

레오, 알리세타, 하리다타 모두 빅 레드에게 말했다. “고마워.”

 

[쓰지 않는 자전거는 창고나 지하실에서 녹스는 대신, 거리에서 하늘을 나는 꿈을 꾸는 평범한 소년, 소녀들에게 새로운 삶을 살게 하고, 새로운 모험을 하게 해요. 자전거 재활용은 한 사람의 삶을 바꿀 수 있어요. 빅 레드가 한 것처럼요. -우리도 도울 수 있어요- 중에서]

작아진 옷 나눠 입기, 초등학교 5학년 때 생일날 그동안 사랑의 빵저금통에 모은 동전들을 소말리아에 보내고, 학교에서 열렸던 알뜰 바자회 그리고 외국유학시절에 귀국을 앞두고 내 손때가 묻은 생활용품들을 착해 보이는 새 유학생에게 물려주기 등이 내 기부 혹은 나눔의 전부다.(! 언젠가부터 책 나눔도 한다.) 그런데 자전거도 나눔을 할 수 있다고 한다. <빨간 자전거> 뒤쪽 부록에 소개되어있는 몇몇 단체를 보니 지금 창고에서 잠자고 있는 노란 자전거를 보낼 준비해야할 것 같다. 내 첫 자전거였던 빨간 자전거가 작아지고 초등학교 5학년 시절 금전 여유가 안 된다며 새 자전거를 사주기 힘들어했던 엄마를 원망하며 울기도하고, 조르기도하며 받아낸 자전거인데 고등학교 때까지 내 친구가 되어주고 대학생, 성인이 되고 두 번의 이사로도 나를 따라온 노란 자전거, 언젠가 새 자전거를 사는 순간 보내야할 것 같다. 습한 창고보단 또 다른 누군가의 친구가 되어주는 것이 더 좋을 테니까.

 

 

 

-머스트비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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