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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랏차차 꼬마 개미
미야니시 다쓰야 글.그림, 사과나무 옮김 / 크레용하우스 / 2014년 12월
평점 :
절판


재치 있는 꼬마 개미 아리, 과연 힘도 정말 셀까?
향토, 정감, 귀여움이 모두 담긴 그림체의 <으랏차차 꼬마 개미> 표지속의 병아리 부리를 연상케 하는 개미 아리가 꽃 한 송이를 으랏차차하며 들고 있는 이유는?
아리는 개미 중에서 제일 힘이 세다.(아리의 말로 그렇다.) 각설탕 한 손으로 들어서 옮기기, 친구들이 들지 못한 과자 데굴데굴 굴려서 옮기기, 사탕 두 개도 한 손에 하나씩 들고 옮기기, 초콜릿 번쩍 들고 달리기 등으로 자랑을 늘어놓을 때 친구들은 아무리 힘센 아리도 그건 들지 못할 거라며 수군거린다. 그래도 뭐든 들 수 있다며 큰소리치는 아리를 친구들이 데려간 곳에는? 바로 커다란 케이크가 놓여있었다. 아리는 친구들을 모두 보내고 케이크를 들려고 눈이 충혈 되도록 안간힘을 쓰지만 기운만 빠지고 케이크는 꼼짝도 안한다. 결국 빈손으로 돌아가서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말하는 친구들에게 아리는 기죽지 않고 오히려 웃으며 말한다.(실패 후에 도의 여유, 부럽다.)
“얘들아, 무슨 소리야. 그건 쉽게 들어 올렸어. 하지만 가지고 올 수는 없었어. 왜냐하면……. 다들 몰랐지? 그건 생일 케이크였어. 내가 케이크를 가지고 와 버리면 생일인 친구한테 너무 미안하잖아.”
생일주인공의 옷을 보니 아리와 친구들을 태어나게 해준 작가님의 생일 케이크였다. 그렇게 아리는 꽃 한 송이를 들고 창틀에 서서, 친구들도 창문에 매달려 생일파티를 연다.
‘자랑하기’ 아이들이나 어른들이나 자신이하는 건 좋지만 타인이 할 때는 잘난 척으로 들린다.
어렸을 때의 나는 주로 간접적으로 새 옷을 자랑하기위해(얻어 입는 옷이 더 많았다보니…….) 바로 다음날 학교에 입고 가곤했는데 담임선생이 옷이 예쁘다고 칭찬하면 뭔가 으쓱해진 기분이었던 것 같다. 그러면서도 다른 아이들이 새 장난감 혹은 새 학용품 자랑, 시험점수 자랑을 할 때면 부러움보다는 왠지 기분이 나빠져 귀를 막고 싶을 정도였던 것 같다. 성인이 되어서도 새 물건 자랑,(다행이 명품 자랑하는 사람은 없다.) 인기 자랑 혹은 요새말로 ‘지자랑’들은 억지로 듣는 기분일 때가 많다. 내가 작아지는 느낌이랄까? 그러면서도 나는 가끔 은근슬쩍 ‘지자랑’을 하는 편이다. 외국어를 할 줄 안다는 둥, 커피를 내릴 줄 안다는 둥, 리본공예를 할 줄 안다는 둥, 글을 잘 쓴다는 둥,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내가 팔방미인으로 비춰지겠지만 고백하건데 이중에서 완벽하게 잘하는 건 없다. 정말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각설탕, 과자, 사탕을 혼자 들었다던 아리가 케이크는 들지 못했던 것처럼 말이다. 끝맺기 전에 내가 들었던 중에 제일 황당했던 자랑은 20대 때 붙어 다니던 대학친구의 고등학교 시절에 미인대회 나갔었다며 피부도 백옥 같았다며 선배 오빠들이 등교하는 자신을 보려고 창문까지 열었었단다.(글쎄……. 창문까지 열정도인가?)
-크레용하우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