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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어린이 이도영 ㅣ 도토리숲 저학년 문고 3
강이경 지음, 이형진 그림 / 도토리숲 / 2015년 1월
평점 :

상장이 뭐 길래
따뜻한 노란색 바탕에 무지개 빛깔로 그려진 <착한 어린이 이도영>은 눈부신 햇살이 아니라 눈부신 그림색이다. 그런데 책 제목과 상반되게 표지속의 도영이는 욕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바로 옆에 자신의 진짜 상장은 못 알아보고 뒤로 수많은 가짜 상장을 감추기 바쁘다. 하지만 절대 욕심꾸러기가 아니다. 엄마를 생각하는 마음이 깊은 착한 어린이다. 그리고 자기잘못을 고백할 줄 아는 솔직한 어린이다.
[‘난 수학도 못하고, 그림도 못 그리고, 글짓기도 못하고, 달리기도 만날 4등밖에 못해……. 그리고 운도 없어……. 죽을 때까지 상장 한번 못 받을 거야…….’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본문 중에서-]
도영이는 친구들이 상장을 받으러 앞으로 나갈 때 열심히 박수를 쳐주고 “나는 튼튼하기만 하면 돼!”라며 자신 있게 말하던 아이였다. 그런데 하교 후 엄마가 입원해있는 병원으로 가니 옆 침대의 아주머니가 상장을 타온 아들을 향해 “우리 아들 덕분에 엄마 병이 빨리 낫겠는걸!”라고 말하며 활짝 웃는 모습과 자기 일처럼 기뻐하는 엄마를 보며 상장이 받고 싶어진다.(상장이 ‘약’일 거라 생각했을 거다.) 도영이는 그림대회에서 상장을 받기위해 보람이에게 청소당번을 대신하는 조건으로 밑그림만 그려달라고 부탁하고 멋지게 색칠을 했지만 갑자기 불어오는 바람 때문에 도화지가 날아가고 신발자국까지 찍히고 그렇게 상장의 꿈도 날아가 버린다. 그날 밤 잘하는 것도 없고 운도 없다며 우울해하던 도영이는 컴퓨터로 각가지 가짜 상장을 만들고 감추었지만 다음날 할머니가 모두 액자에 넣어서 벽에 걸어놓는 바람에 함께 집으로 온 같은 반 친구 민수에게 들킨다.
“얘들아, 왕 천재님 납셨다!”
전날 비밀을 지켜주기로 약속하고 도영이가 가장 아끼는 캐릭터 카드까지 받아간 민수가 퍼뜨려서 놀림감으로 만든 거다.(받을 거 다 받고 친구를 놀림감으로 만든 민수가 더 나쁘다.) 자신의 행동에 화가 나고 부끄러워서였을까? 도영이는 일주일이 지나도록 엄마를 보러가지 않는다. 상장을 하나도 못 받아도 엄마를 보러가기로 한 토요일 날 선생님이 상장을 들고 교실에 들어오지만 도영이는 이제 누가 상장을 받는지 궁금하지 않다. 그런데 “다시 부른다! 이도영!”이라는 선생님의 큰 목소리……. 알고 보니 바로 전날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는 마음과 엄마의 사연이 담긴 일기 덕분에 ‘일기 쓰기 최우수상’에 뽑힌 거다.

초등학교 시절의 나는 주로 개근상과 방학숙제로 상장을 받았고 3학년 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그림대회에서 장려상을 받았다.(잘 그려서가 아니라 내용이 좋아서였다.) 그래서 상장 받는 아이들이 안 부러웠냐고? 아니, 사실 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받은 첫 상장은 1학년 때 봄방학을 앞두고 받은 1년 개근상이다. 그러니까 월말고사로 교탁 앞으로 나가서 상장을 받는, 조회시간에 구령대로 올라가서 교장선생에게 상장을 받는 아이들을 부러워하는 1년을 보냈던 거다. 그래서인지 2학년이 되어서도 다음년도 2월이 되기 전까지는 상장을 한 번도 못 받을 줄 알았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봄 소풍에서 야외관찰학습으로 우수상을 받더니, 여름방학이 끝난 후 방학숙제로 반장 아이를 제치고 최우수상을 받은 거다. 상장을 받기 하루 이틀 전에 반 아이들 앞에서 방학숙제를 제일 잘했다는 담임의 칭찬을 받고 있을 때 처음으로 부러운 시선을 받으며 평소의 조용한 아이로 서있었지만 집에 가서는 엄마한테 매우 자랑했던 것 같다.(체육대회 날 반장애가 질투심에 “쟤는 엄마가 다 써줬어.”라며 다른 반 여자애들한테 퍼뜨렸던 건 아직까지도 잊히지 않는다.)
-도토리숲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