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바람 - 난 잘 지내고 있어 탐 청소년 문학 14
강미 지음 / 탐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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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떠난 아이들의 치유 공간 여행학교

 

[“속으로 삼킨다고 다 좋은 건 아니더라. 저기 봐, 땅을 파고 뒤집어야 유물이 나오는 거잖아. 꼭꼭 감춰 두는 건 의미 없어.” 80]

 

[시기하고 질투했던 자신을 견딜 수 없었다. 은따를 묵인하고 은근히 조장까지 했던 자신을 용서할 수 없었다. 오버하지 말라고, 일등이 떠났으니 솔직히 좋지 않느냐는 말까지 하는 아이들을 제정신으로 쳐다볼 수 없었다. 나약한 제자 때문에 내가 무슨 죄냐고 떠드는 담임을 용서할 수 없었다. 자신을 혼란으로 밀어 넣은 동주도 원망스러웠다. 어쩌면 그게 가장 컸을지도 모른다. 103]

 

학교……. 같이 웃고 떠들고 놀 수 있는 친구들이 좋아서 학교에오는 아이들도 있지만 다른 누군가는 학교는 공부만하는 감옥 혹은 나를 짓밟는 발들이 많은 고통의 장소이기도하다. 그리고 후자에 속하는 아이들은 학교를 떠나기도 한다.

 

내가 고등학교 시절에 1학년 때는 복학생이었던 반장 남자애가, 3학년 때는 1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여자애가(3학년 때는 다른 반이었다.) 이렇게 두 애가 학교를 떠났다. 먼저 반장 애는 한 살 많은걸 무기삼아 반 아이들을 쥐락펴락하며 내가 남자애들에게 괴롭힘을 당할 때 도와준 적도 있었고 가끔 서연아 안경 안 쓴 게 더 예뻐.”, “서연아 너 물 마실래?”등으로 나에게 먼저 말을 걸어주었던 애다. 그런데 1학기도 지나지 않아서 어느 날부턴가 무단결석을 하기 시작하더니 또 학교를 떠났다.(그 후 반 아이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다시 나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다음으로 여자애는 울보에다가 모든 면에서 예민했던 애로 (그러면서도 왕따였던 나에겐 만만하게 대했다.) 3이 되자 적응이 안 된다는 이유로 그해 봄에 학교를 떠났다. 사실 나도 두 애처럼, [안녕 바람]의 주인공 선영처럼 학교를 떠나고 싶었다. 초등학교, 중학교 때까지도 모자라서 고등학교 와서까지 이어지는 학교폭력이 고통스러워서였지만 실행에 옮길 엄두가 나지 않았다. 첫 번째는 부모님의 강한 반대에 부딪칠 자신이 없어서, 두 번째는 검정고시 합격할 자신이 없어서였다.(그때의 내 성적은 평균 60점대 초반이었다.) 내가 속해있는 학교가 얼마나 싫었으면 퇴학이라도 당하고 싶었고 사고치고 강제전학 당하는 애들이 부럽기도 했다. 사회에 나와서 왕따’, ‘학교폭력의 기억에 시달리면서도 학창시절에 친구가 많았다는 거짓말을 하곤 했다. 선영은 자신의 보이지 않는 잘못 때문에 학교 옥상에서 떨어져 자살한 친구를 향한 죄책감 때문에 민혜의 물음에 대답을 피했다면 나는 허구한 날 당하는 삶을 살았던 것들이 수치스러웠고 너한테도 뭔가 문제가 있었겠지.’ 혹은 손바닥이 혼자서 소리 나냐?’등의 나를 두 번 죽이는 말들을 들을까봐 두려워서였다. 그러면서도 누군가 내 아픈 사연을 알아줬으면 했는지 결국에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친구에게 털어놓기 시작하면서 내 잘못이 아니란 걸 깨닫고 부터는 내 블로그에, 서평에도 털어놓는 중이다. 선영이 여행학교에서 새로 사귄 친구 아빠를 잃고 엄마의 인형으로 살아왔던 정은, 아버지와의 갈등으로 손목까지 그었다는 찬과 함께 타국에서 벽화작업을 하면서 세상을 떠난 친구의 이름을 그려 넣은 것을 시작으로 스무 살이 되어 중학교 동창과 떠난 중국여행에서 부치지 못하는 편지를 기록하고, 부르기 힘든 이름을 소리 내어 말하며 친구를 시기, 질투했던 사연을 털어놓은 것처럼 말이다.

 

안녕 바람, 나도 나름 잘 지내고 있어. 아니, 노력중이야.

 

-탐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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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05 22:5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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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05 23:0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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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06 07:2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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