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메다 소녀 - 테마소설집 : 십대의 성과 사랑을 말하다 바다로 간 달팽이 13
김도언 외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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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때도 몰랐던 10대들의 성과 사랑이야기

 

10대 시절의 나는 성에 관해서는 거의 무지였다. 또래 남학생을 좋아해본 적도 없고(고등학교 때 정치과목 담당 유부남 선생님을 좋아하긴 했지만 내 아빠였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에서였다.), 아기가 어떻게 생기는지도 몰랐다. 중학교 때까지는 화이트데이가 되면 남학생들이 여자선생에게 사탕을 선물하는 분위기였지만 고등학교에 올라가니 또래끼리 사귀는 애들도 눈에 띄었고, 특별한 날에 사탕, 초콜릿, 빼빼로 등을 사귀는 남학생과 여학생이 서로 주고받는 분위기였다. 게다가 사귄지 100일 되는 날에는 친구들에게 100원을, 200일이 되면 200원 걷는 것들이 유행이었는데 그때마다 남 사귀는데 내가 왜 돈을 줘야 하나?’라는 생각에 축하해.”라고 한마디만 할뿐 단 한 번도 돈을 준적이 없다. 그렇게 애인이라 부를 수 있는 이성친구와의 추억이 없어서인지 <안드로메다 소녀>에서 소설가가 꿈인 소년의 자신처럼 왕따를 당하는 안드로메다 소녀를 향한 감정을 동변상련이라 여겼고, 예쁜 여학생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친구까지 끌어들여서 연예인의 숙소에 몰래 들어가 속옷을 훔치는 <엑소 도둑>의 막구의 도전은 진짜 무모하다.’라는 말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어느 날인가, 정말 교실 창문으로 돌풍이 불어와 영희 선생님의 치마가 날린 적이 있었죠. 우리 반 아이들은 저마다 신이 나서 떠들고, 고함을 지르고, 과장되게 말을 부풀리기 시작했어요. <팬티> 작가의 말 중에서]

초등학교 5학년 때 운동회 날 우리 반 응원석에 앉아있는데 저 앞에서 서있는 담임선생의 체육복 바지에서 속옷 색깔이 비친 거다. 갑자기 장난기가 발동했는지 얼른 내 뒤에 앉아있는 스페인에서 전학 온 친구에게 선생님 팬티 비친다!”라고 큰소리로 말했고 우리 둘은 꽃무늬 팬티라며 마구 웃고 떠들었다(그 다음 주 월요일 날 교실에 들어갔더니 담임의 한마디는 서연아! 너 나 놀렸지!”). <팬티>에 주인공 소년의 담임인 백곰 못지않게 무서운 여자선생이었는데 간이 부었었나보다.

 

[어젯밤 내가 임신했다는 말을 했을 때, 엄마는 물끄러미 나를 들여다보다 이렇게 중얼거렸다. 너 내 딸 맞아? 나는 그 말이 가장 아팠다. 고구마가 아니라 당신의 배 속에서 당신이 내려 준 탯줄에 매달려 손가락을 빨고, 발차기를 하던 게 나였다고 다시는 말할 수 없을 것 같아서 가슴이 쓰라렸다. <여수 여행> 75]

중학교 동창이기도한 초등학교 4학년 때 비슷한 이름으로 친해진 작고 귀여웠던 친구는 18살 나이에 처음 아기를 가졌다. 고등학교 2학년 때와 3학년 때 1년 간격으로 마주쳤는데 2학년 때 일산 주변 학교 아이들이 자주 쏘다녔던 번화가에서 만났을 때는 농담인줄 알았고 농담이길 바랐다. 수능시험 끝나고 고3들만 일찍 하교 하던 때 학교 앞에서 또 그 친구와 우연히 만났고 청주에서 올라왔다기에 집으로 데리고 가서 같이 점심을 먹고 자세한 사연을 들어보니 2학년 때 아기를 가졌는데 선생들이 지우라고 했지만 고집부리며 자퇴하고 부모님과 연이 끊어졌다는 것이다.(그런데 사고로 아기가 유산되었다고 했다.) 사실 내가 학교에 다니고 있는 동안 내 친구는 아기를 가졌다가 유산까지 했다니 그야말로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북멘토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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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11 19:3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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