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엄마가 낳지 않았어요? - 가슴으로 세 아이를 낳은 엄마의 실재 이야기 꿈공작소 22
아말테아 글, 줄리아 오레키아 그림, 김현주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14년 12월
평점 :
절판


 

바다와 같이 넓은 세상에서 너희를 만나 행복하단다

 

러시아에서 세 아이를 동시에 입양하여 키우고 있는 이탈리아 작가의 실재 이야기를 그린 <왜 나는 엄마가 낳지 않았어요?>는 사실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내가 초등학교 저학년 때 본 <수잔브링크의 아리랑>의 여주인공은 스웨덴으로, 작년 5월에 본 <피부색깔=꿀색>의 남주인공은 벨기에로 입양된 한국인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이니까 말이다.

 

엄마, 아빠가 누군지 모른 채 보육원에서 살고 있었던 세 아이가 지금의 엄마, 아빠를 만났다. 세 아이가 묻는다. “왜 우리는 그때 만났어요?”, “왜 우리는 엄마가 낳지 않았어요?”

엄마는 엉망이 된 것 같았던 하루가 멋진 하루로 바뀌었던 그날을 예로 들어서 담담하게 차근차근 궁금증을 풀어준다. 친구들이 있는 시골에 비가 엄청 많이 내려서 못 가게 됐고, 할 수 없이 계획을 바꿔서 수족관 구경을 가기로 했지만 수리 중으로 문이 닫혀서 아빠의 제안으로 바다에 다녀온 그날을.

 

[“엄마랑 아빠는 너희를 낳고 싶었지만, 너희가 엄마 배 속으로 찾아오지 않더구나. 엄마랑 아빠가 너희를 만나려고 얼마나 애썼는지 몰라. 결국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너희를 만났으니 정말 운이 좋았던 거지!” -본문 중에서-]

 

작가는 새로운 가족 관계와 입양 그리고 다문화에 대한 편견을 없애기 위해서 <왜 나는 엄마가 낳지 않았어요?>를 썼다고 한다. 나도 새로운 가족 관계에 속하는 편모가정에서 자랐다. 어른들끼리 서로 상처주고 헤어졌지만 편견의 대상은 나였기에 아빠, 엄마, 나 이렇게 세 식구로 가장해서 대답하곤 했다. 선생들에게는 가난한 집 아이로 비춰질까봐, 아이들에게는 더 심한 놀림감이 되기 싫어서(아빠도 같이 사는 척 하려고 집에 친구들이 놀러온 날에 엄마 침대 위에 베개 두 개 놓다가 혼난 적도 있다.). 거짓말을 해야 하는 내 상황이 싫어서 몇 식구냐는 물음이 제일 두려웠다. 솔직하게 말해도 상대편들의 호기심이 나에게 더 상처가 되는 경험도 했으니까 말이다.(지금도 궁금증 다 해결된 후부터 나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는 사람은 제일 상대하기 싫다.) 약간 우스갯소리 좀 하자면 아무 선택권 없던 어린 시절에 엄마라도 건져서 다행이다. 안전한 울타리가 없는 건 아니었으니까 말이다.

 

바다와 같이 넓은 세상에서 우리는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 같지만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같은 나라 사람들조차도 100프로 다 만나고 살지는 못한다. 내 어린 시절처럼 한 부모 가정이든 책 속의 다문화, 입양가족이든 모두들 어렵게 만나서 소중한 관계로 이어지면서 가족을 이루었기에 그 누구도 틀렸다고 말할 권리 없다. 다름과 새로움은 틀림이 아니니까.

 

 

-한우리 북카페 서평단으로 아름다운사람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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