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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라는 말을 너무 많이 써! ㅣ 국어 보물창고 1
마술연필 지음, 원유미 그림, 김주환 감수 / 보물창고 / 2014년 10월
평점 :
우리가 너무 많이 틀리고 헷갈리는 우리말들
한글날을 앞두고 대화를 할 때와 글을 쓸 때 우리가 많이 틀리고 헷갈리는 말들을 바로잡아줄 <너무라는 말을 너무 많이 써!>가 국어 보물창고1로 태어났다.
[영어로 말하고 쓸 때는 늘 이게 맞는 걸까 고민하면서 내가 평생 읽고 쓰는 우리말은 올바르게 쓰고 있는지 왜 신경 쓰지 않는 것일까요? -머리글 중에서-]
그야말로 우리를 위해 한글을 만드신 세종대왕님과 국어학자 주시경 선생님께서 노여워하실 일이다. 아무리 언어가 바뀌고 바뀐 다해도 영어단어와 제2외국어 단어는 한 글자도 틀리지 않으려고 전전긍긍하면서 우리말은 틀린 대로 습관적으로 말하고 쓰니까 말이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공감하고 이해하기 쉽게 총 15편의 이야기로 풀어냈다. 또래 아이들의 가족 간의 대화, 학교에서의 친구들, 선생님과의 언어생활로 말이다.
특히 비속어와 은어를 소개한 ‘우리들의 졸라맨’과 외래어를 소개한 ‘엣지 있는 스타일’은 뜻도 모르고 욕설을 섞어 말하는 10대들과 SNS와 인터넷을 많이 사용하는 누리꾼(네티즌 이라는 말 이제 안 쓸 거다.)들에게 제일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각 주제에서 다루는 어휘와 관련해서 사람들이 또 너무 많이 틀리는 표현들도 교정된 예문과 함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냈다.
나도 몇 년 전까지 너무라는 말을 너무 많이 쓰는 사람이었다. 20대 후반에 일했던 녹음실에서 컴퓨터 배경화면속의 여자를 보고 “너무 예쁘다.”라고 말했다가 옆에 있던 성우에게 지적받았다. “왜요?”라고 물어보니 너무는 부정적인 뜻이고 정말은 긍정적인 뜻이란다. 그래서 지금은 긍정적인 말을 할 때는 ‘정말’과 ‘많이’를 주로 쓰는 편인데 <너무라는 말을 너무 많이 써!>를 읽는 순간 ‘엄청’이라는 말을 부정, 긍정 구분 없이 많이 쓰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엄청’이라는 말도 부정적인 뜻이었던 거다.)
그리고 ‘너랑 난 틀려?’에서는 내가 상대방과 의사소통을 할 때 제일 거슬려하는 주제를 다뤘다. 바로 ‘다르다.’와 ‘틀리다.’이다. 사람들은 ‘틀려’도 ‘너무’ 못지않게 많이 쓴다. 이번년도 초봄에 버스 안에서 내 옆 사람의 바로 뒤에 앉은 여자아이가 창밖으로 외국인을 봤는지 미국인이라고 하는 말에 아이아빠가 “파란 눈이라도 다 틀려.”라고 말하는 것이다. ‘틀려가 아니라 다르다 입니다.’라고 바로잡아 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부모들부터가 ‘다르다’와 ‘틀려’를 구분하지 못하고 아이에게 말하니 조금이라도 다른 친구를 보면 ‘틀렸다.’라는 거부감에 놀리거나 왕따를 시키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부모와 아이가 함께 읽고 대화 중에 틀린 표현을 쓸 때마다 서로 바로잡아주기 놀이는 어떨까?
-보물창고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