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을 보았다 바다로 간 달팽이 11
구경미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1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74총사의 수사보고서

 

<<이방인을 보았다>>에서 첫 번째로 다루고 있는 소재는 부실 공사다. 장노인의 사연을 모른 채 읽고 있을 때는 정말 책임감 없는 악덕 분양업자인줄 오해했다. 한음이, 만하, 달이도 장노인의 잘못으로 오해하고 부실 공사로 인해(정확하게는 어른들의 떠넘김으로 인해) 불편한 생활을 하고 있는 인호를 돕고 싶은 마음에 빈집에(사실 빈집이 아니었다.) 몰래 들어가 수백 장의 음반을 훔쳐서 판 것이다(하지만 방법은 틀렸다.). 그런데 하필 바로 그 다음날 음반을 훔친 집에서 6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는 뉴스기사가 뜬다. 네 아이 모두 살인범으로까지 몰릴까봐 두려워했지만 경찰은 외부인의 침입 흔적이 없었다며 아사로 사망 원인을 밝혔다.

 

[우리의 존재가 드러나지 않은 건 다행이지만(십년감수했다.), 수사를 하긴 한 건지 의심스러운 대목이 아닐 수 없었다. 84]

 

그렇게 네 아이는 장노인의 의문의 죽음을 밝혀내기로 결심한다. 먼저 텔레비전에서 눈물까지 흘리며 인터뷰를 하는 장노인의 비서 김승우를 의심하기 시작하고 학교숙제를 가장해서 인터뷰하며 몰래 녹음까지 한다(흥분한 김승우의 본모습까지 말이다.).

 

[“경찰은 도대체 뭐하니, 이런 거 조사 안하고. 경찰이 할 일 우리가 다 하고 있네. 이렇게 무능해서야 어디 선량한 시민이 발 뻗고 자겠나.” 113]

 

그 다음 단계로 김승우의 시골에 가서 그의 홀어머니, 동네 할머니, 동네 친구 분을 인터뷰하고 녹음도 잊지 않는데(제법 경찰 흉내 낸 거다.) 김승우는 역시 심한 피부병으로 인해 사람들에게 얼굴을 보이고 싶어 하지 않는 장노인을 흉측한 동물이라고 둘러대는 파렴치한이었다.

 

[“, 집에 갔더니 개도 돼지도 없더라고? 그럼 안락사라도 시켰나……. 내가 그랬지. 사는 데도 받아 주는 데도 없으면 그냥 안락사 시키라고. 그런 흉측한 놈을 왜 끼고 있어. 내 아들 고생만 시키는 놈을. 며느리 될 애도 싫어할 거고. 내내 들은 척 만 척이더니 드디어 안락사 시켰나 보네.” 117]

 

장노인의 기록이 담긴 달력까지 손에 넣고 달의 부모님의 적극적인 재수사 요청으로 불안해진 김승우의 섣부른 행동 때문에 한음이가 위험에 처하긴 했지만 그 섣부른 행동 덕분에 꼼짝없이 살인, 폭행, 부실 공사, 공금 횡령으로 재판을 받게 된다.

 

나는 <<이방인을 보았다>>에서 이방인은 장노인과 김승우라고 본다. 장노인은 심한 피부병 때문에 스스로 이방인이 됐다면 김승우는 타인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이방인이 됐다는 거다.

 

[“어릴 때는 욕심 많고 독한 녀석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동네 어른 섬길 줄도 알고. 역시 사람은 잘되고 봐야해.”]

 

[“이거 참, 말해도 되나……. 에이, 다 지난 일인데 뭘. 그래, 어릴 때 내가 좀 괴롭혔다. 왕따도 시키고. 녀석이 독기 품고 달려드니까 더 그랬지. 심한 정도는 아니고. 철없던 시절에 안 그랬던 놈 있으면 나와 보라 그래.”]

 

하지만 김승우를 두둔할 수 없는 건 뒤늦게라도 자신을 믿어주는 어른인 장노인, 그야말로 인생의 조력자를 죽였다는 거다.

 

-북멘토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