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얌전히 있을 리 없다 단비청소년 문학 7
하나가타 미쓰루 지음, 고향옥 옮김 / 단비청소년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다섯 색깔 아이들의 승리!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밀고나가는 독종 미술부 부장 네기시 세쓰코.(2학년)

영업의 달인이자 직선적인 미술부 부부장 가노 호코.(2학년)

애니메이션을 사랑하는 뚱보 우메하라.(1학년)

대인기피증으로 수업에는 들어가지 않는 미술천재 아오키 시게오.(1학년)

남다른 패션을 추구하고 자존심 강한 구사마 사쓰키.(1학년)

 

다섯 색깔의 미술부 아이들과 대립의 대상은 올해 새로 부임해온 교장이다. 교장은 취임하자마자 학력고사 평균을 올려놓겠다며 행사를 줄여 수업 시간을 늘리고 방과 후 보충수업을 내세운다(정말이지 이런 선생들은 전 학교에서의 업적이 궁금하다.). 미술부는 방과 후 보충수업 때문에 동아리 방을 뺏겨 떠돌이 신세가 된 거다(폭죽시위를 해봤지만 소용없었다.). 아무런 실적도 없고 부원이 딱 네 명이라는 이유로 말이다(예술은 능력과 머릿수로 하는 게 아닌데…….).

네 아이가 그림을 그릴 곳을 찾아 여기저기 옮겨 다니던 중 야구부 전 주장이었던 구로다 선배가 선뜻 모델이 되어주고 야구부 동아리 방을 빌려주어 간신히 떠돌이 신세를 면한다. 그러던 중 네 아이는 미술지도교사 모딜리아니에게 청천벽력 같은 얘기를 듣는다. 바로 폭죽 농성 때 망가뜨린 기물 수리비 때문에 연간 활동비를 반납해야하기에 무일푼이 되었다는 거다. 그래도 포기할 리 없는 미술부는 구로다 선배를 모델로 한 그림을 팔면서(타고난 수완가 호코의 공이 크다.) 학교 축제 때 쓸 돈을 벌어들이지만 교장에게 들키고 만다. 학생들에게 팔았던 그림들도 회수하고 돈도 몰수당해 또 다시 무일푼이 된 미술부는 학생 예술전에서 대상을 받으면 동아리 퇴출은 없었던 일로 하기로 한다. 미술부의 구세주 구로다 선배에게 싱글벙글상가 셔터에 그림 그리는 아르바이트를(자원봉사를 가장한 아르바이트) 소개받고 다섯 아이는(자기 얼굴 화장에만 열중하던 얄미운 부원이었던 구사마 사쓰키도 합세한 거다.) 한 셔터씩 맡아서 그동안 자신들이 추구해왔던 그림 솜씨를 뽐내고 그렇게 10만 엔을 손에 쥔다. 빈 점포 하나를 아틀리에로 제공받고 6일 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인간도, 천사도, 사이보그도 아닌 정체불명의 오브제를 제출하지만 심사 대상에도 들지 못한다. 미술부원은 동아리 소멸을 각오하고 교장실에 갔지만 다섯 아이들이 그린 셔터 그림 덕분에 상가에 활기가 돌아왔다며 싱글벙글상가 번영회 회장인 오가타 코치와 지역신문 기자가 학교에 찾아온다(역시나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나보다.).

 

비록 나쁜 교장에게 감시당하는 동아리이지만 미술부 아이들이 부럽기만 했다. 나의 학창시절을 떠올려보면 정말 지키고 싶을 정도로 애착이가는 동아리는 없었다. 원하는 부서엔 사람이 넘쳐나서 어쩔 수 없이 인기 없는 부서에 들어가거나 학교 밖을 제일 많이 나가는 부서에 들어갔으니까 말이다. 중학교 시절에는 3학년 때 연극부가 제일 좋긴 했지만 부서에 애착이 있다기 보다는 좋아하는 선생님을 하루 종일 볼 수 있어서였다(내가 중, 고등학교 때는 한 달에 한번 토요일 날이 전일제 날로 부서활동만하는 날이었다.). 고등학교 2학년 때는 학기 중간에 연극반 선생님의 권유로 들어갈 수 있었지만 애착은 없었다. 좋아하는 연극을 할 수는 있지만 중간에 들어간 나는 이방인 취급을 당했기 때문이다. 원래 있던 부서인 고궁연구부는 전일제날마다 밖으로 나가는 건 좋았지만 입에는 욕을 달고 살고 말보다 손이 먼저 나가는 미친 듯이라는 2학년 주임이 담당이었는데 나하고는 거의 철천지원수처럼 지냈었다(저 절대 날라리 아니었습니다.). 결국 어느 한 부서에 애착도 없이 두 부서를 왔다 갔다 하느라 내 몸만 힘든 반년을 보냈었다. 나도 만약 그림을 잘 그려서(만들기는 잘하지만 그림 그리는 건 젬병입니다.) 미술부에 들어갔다면 책속의 다섯 색깔 아이들처럼 악착같이 동아리를 지켜낼 수 있었을까?

 

 

-책을 좋아하는 사람 북카페 서평단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