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머리 앤 선발 대회 한무릎읽기
캐롤라인 스텔링스 지음, 이선희 옮김, 이지선 그림 / 크레용하우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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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우정을 보여준 두 빨간머리 앤

 

빨간머리 앤은 나에게도 부러움의 대상이었던 것 같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아래층 아이의 그림책으로, 고학년 때는(중학교 때였나?) TV만화로 앤을 만났다.

주근깨 빼빼마른 빨간머리 앤 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워. 빨간머리 앤 귀여운 소녀, 빨간머리 앤 우리의 친구.’

노래가사 아직도 기억이 난다.

만화를 보면서 제일 부러웠던 건 언제나 앤의 편에서는 다이애나라는 예쁜 친구와 함께하는 모습이었다. 앤과 다이애나 역시 자라온 환경, 생김새, 성격 모두 다르다. 하지만 두 아이가 둘도 없는 친구로 지낼 수 있었던 건 편견과 선입견이 존재하지 않았기에 가능했을 것 같다.

 

엄마와 오빠들과 반쪽짜리 집에 세들어 사는 인디언 혼혈아 로지와 으리으리한 부잣집에 살고 있고 앤과 쌍둥이처럼 닮은 리디아는 빨간머리 앤 선발 대회 사전 모임에서 처음 만난다.

로지는 자신의 겉모습은 앤과 전혀 닮지 않았지만 빨간머리 앤과 관련된 퀴즈와 역할극이라면 자신이 있었기에 선발 대회에 나가기로 결심한 거다. 목표는 1등 상품인 빨간머리 앤전집! 새 책이 갖고 싶은 거다.

리디아에게는 빨간머리 앤전집이 있지만 그것도 두꺼운 가죽 표지로 된 책, 일반 종이 책, 그림책, 설명이 딸린 책까지 종류별로 다 갖고 있지만 아빠의 여자친구 없이 아빠랑 단둘이 같이 있을 유일한 기회를 갖는 게 목표인거다.

부자들은 가정부가 깨끗하게 빨아 빳빳하게 다림질한 천 냅킨을 쓰겠지, 부잣집 아이들은 모두 배드민턴을 즐긴다, 재미없는 처녀자리 애 등등으로 로지는 리디아를 편견과 선입견을 갖고 대하지만 리디아는 지지해주는 가족들이 있는 로지가 부럽다. 사실 리디아는 커다란 집에 살고 있을 뿐 영국으로 가버린 엄마, 너무 자주 바뀌는 가정부, 의사 아빠가 있지만 아빠의 여자친구 때문에 늘 혼자인 아이다.

로지는 우여곡절 끝에, 리디아는 수월하게 선발 대회 무대 위에 오른다. 개인기 부문 다음으로 독서 퀴즈 시간에 로지와 리디아는 모든 문제를 정확하게 맞히지만 다른 아이들은 답을 틀리거나 부족한 대답을 하는 바람에 일찌감치 떨어지고, 드디어 결승 진출에 두 아이만 남는다. 로지가 빨간머리 앤전집을 차지할 수 있는 마지막 문제에 대답을 하려는 순간, 관객석 맨 앞으로 급히 달려오는 리디아의 아빠를 보고 생각에 잠기다가 일부러 틀린 답을 말한다.

앤이 정말로 원했던 것은 물질적인 풍요로움이 아닌 소중한 가족이었다는 것을 깨달은 거다. 로지에게는 다정한 엄마, 오빠들, 따뜻한 이웃들이 있었지만 리디아는 진정으로 마음 붙일 곳 없이 살아왔기에 정말 빨간머리 앤과 똑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은 로지가 아닌 바로 리디아였던 거다.

 

[“네가 이걸 받지 않으면 내가 섭섭할 거야. 너 매튜 아저씨가 앤에게 초콜릿을 줬을 때 앤이 어떤 기분이었는지 기억 안나? 앤한테 그랬잖아. 그 초콜릿을 다이애나하고 나눠 먹었다면 더 맛있었을 거라고. 네가 이 책을 받아 준다면 내 우승 트로피는 나한테 더 큰 의미가 있을 거야. 제발 받아 줘.”

그렇게 해서 로지는 빨간머리 앤전집을 갖게 되었다. 179]

 

[“있잖아, 인생은 다른 계획을 세우느라 정신없을 때 일어나는 일이라는 말 알아? 목표도 중요하지만 오늘 너에게 일어나는 일의 즐거움을 놓치면 안 된다는 얘기야.”

로지가 리디아에게 말했다.

그리고 로지는 앤에게 다이애나가 있는 것처럼 자신에게 리디아라는 친구가 있어서 너무나 기뻤다. 184]

 

한우리 북카페 서평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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