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길 찾기 푸른도서관 68
이금이 지음, 이누리 그림 / 푸른책들 / 201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랑, 우정, 미래로 가는 길 찾기

 

[너도 하늘말나리야], [소희의 방] 그리고 생각치도 못했던 3부작 [숨은 길 찾기]가 나왔다. 그만큼 소희, 미르, 바우 이렇게 세 아이 모두가 어떻게 성장했을지 궁금해 하는 독자들이 많았다는 뜻이었나 보다. 나 역시 [소희의 방]을 읽은 후 미르와 바우가 궁금했으니까 말이다. ! 작가도 소희에게 몰두하면서 미르와 바우가 궁금했다고 한다.

[소희에게 몰두하면서도 미르와 바우는 어떻게 됐을까? 그 애들은 달밭마을에서 행복할까?’ 하는 궁금함이 솟구쳤다. -작가의 말 중에서-]

 

[숨은 길 찾기]는 달밭마을에 남겨진 미르와 바우가 정확히 23개월 만에 재회한 소희로 인해 사랑, 우정, 미래로 가는 길을 찾아가는 이야기인 듯하다.

 

먼저 미르는 체험학습 덕분에 서울에서 오랜만에 소희를 만나지만 반가움보다는 질투심이 더 강하게 다가온다. 초등학교 6학년 시절 부모의 이혼으로 인해 달밭마을로 이사한 자신은 여전히 시골뜨기로 살고 있는 반면 친엄마와 새아빠를 만난 소희는 부잣집 딸에 도시 아이가 돼있었기에 그야말로 역전당한 기분인거다. 외고에 간다는 소희의 말에 얼떨결에 예고 뮤지컬과에 가겠다고 둘러댄 나머지 고등학교 입시를 앞두고 뮤지컬 학원에 다니기도 하고 학교 학예회 연극에서 주인공을 맡아 무대에서의 짜릿함을 느끼기도 한다.

그리고 선택적 함구증은 회복되었지만 여전히 말수가 적은 바우는 미르를 따라 소희를 만난 후 친누나처럼 따르던 소희에 대한 감정이 첫사랑임을 깨닫는다. 소희가 살던 마당의 꽃들을 가꾸는 것을 시작으로 바우를 짝사랑하는 연극 동아리 부장 재이(아토피로 인해 왕따 라는 상처를 안고 서울학교에서 전학 온 아이이다.)의 부탁으로 진짜 꽃으로 무대 연출을 맡기도 하고 온실 화분과 학교 아저씨를 도와 화단을 관리하면서 점점 원예에 관한 지식도 쌓으면서 곧 바우의 꿈이 된다.

 

세상을 떠난 아내를 그리워하다 진료소 소장인 미르 엄마와 재혼하는 바우 아빠, 이혼하는 과정에서 남편의 명의로 된 집을 잃게 되어 달밭마을로 이사 온 미르 엄마, 아토피로 고생하는 두 딸을 위해 시골로 이사 온 재이 부모.

어른들 역시 아픔이 있을 수밖에 없고 완벽할 수 없다는 거다.

 

나는 2년 늦게 초등학교에 입학했기에 내 16살은 중학교 1학년이었다. 그러면 주인공 소희, 미르, 바우에게 맞춘 내 16살은 중학교 3학년 때였던 18살인 셈이다. 중학교 3학년 때 나는 흔히들 선택하는 인문계 고를 선택했다. 중학교 1학년 때까지 배웠던 피아노에 재능이 없어서 예고는 생각도 못했고, 공부를 워낙 못해서 고입시험 준비도 버거웠지만 자존심에 실업계 진학은 싫었던 거다. [숨은 길 찾기]에서도 나오듯 그 당시에도 실업계 고는 공부 못하는 학생들이 가는 학교란 편견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의 나는 꿈은 없었지만 좋아하는 것은 있었다. 연극 보는 것을 좋아하고 연기가하고 싶어 연극부에 들어갔지만 확실히 배우가 되고 싶은 건지도 나에게 재능이 있는지도 몰랐다(재능이 있다고 믿고 싶기는 했다.). 차라리 연극부에 들어간 김에 미르처럼 엄마를 졸라 몇 달 동안에라도 연기학원에 다녔다면 지금의 나는 멋진 배우가 되어있을까? 가 아닌 내 얼굴이 안 따라줘서 방송국 근처에도 못 갔을 확률이 크다.

지금의 나도 여전히 숨을 길을 찾는 중이다. 번역작가로 가는 길, 소희의 엄마처럼 자신들의 곁을 떠난 내 엄마를(엄마도 친할머니에게 자식을 뺏긴 거다. 그것도 둘이나.) 향한 상처로 인해 나에게도 마음을 열지 않는 언니, 남동생에게로 가는 길. 그리고 내가 제일 고마워하는 사람, 내가 제일 미안해하는 사람에게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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