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애니 청소년문학 보물창고 30
낸시 가든 지음, 이순미 옮김 / 보물창고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두 십대 소녀의 진실한 사랑

 

산뜻함 속에 대각선 방향의 모서리에서 서로를 바라보려 애쓰는 두 소녀의 그림자……. 사랑과 우정은 다르다고 호소하는 것 같은 책 표지는 내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우리 모두를 위하여

이 책을 읽기 전에 마음을 먼저 열어달라는 의미인 듯하다.

 

원하던 건축학과 대학생이 된 리자의 회상으로 두 소녀의 이야기가 전개되고, 이따금씩 작가시점이 끼어든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부치지 못하는 애니를 향한 편지는 자신의 성정체성을 인정하게 되는 과정을 보여주기도 한다.

 

우등생이자 사립 고등학교 학생회장이기도한 리자는 졸업반 연구과제로 들른 미술관에서 애니의 노랫소리에 사로잡힌다. 첫 만남이지만 두 소녀는 어색함은 아주 잠깐이라는 듯 곧 서로에게 끌리고 다음 만남을 기약한다.

리자는 친구 샐리의 부주의로 사건에 휘말려 정학 당했지만, 애니와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이 행복하기만하다. 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애니에게 입맞춤을 하다가 두 소녀는 혼란에 빠진다.

학교에 돌아간 리자는 학생회장에 재신임되고 모금 운동에 동참하게 된다. 리자는 애니의 첫 편지를 받고 또 혼란에 빠진다. 편지의 맨 끝에 쓰여 있는 사랑이라는 단어를 보고 말이다.

 

[그 해 겨울, 애니가 나를 위해 한 일이라곤 방으로 들어오거나 약속 장소 모퉁이에 나타나는 것이 전부였지만 애니만 보면 내 얼굴엔 항상 웃음이 피었다. 우리는 가능한 한 매일 오후와 주말마다 만났다. 그리고 매일 밤에 통화했다. 그래도 충분하지 않았다. 어떤 때는 서로 약속을 하고 점심시간에 공중전화로도 통화를 했다. 학교 성적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좋았다. 나는 애니에게 편지를 쓰거나 애니 생각을 하느라 수업 시간에 항상 붕 떠 있었다.]

 

어른들의 데이트를 흉내 내며 멋있는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고, 크리스마스 오후에 서로 반지를 선물하는 두 소녀는 풋풋한 두 연인이 바로 내 눈앞에 있는 것 같았다.

둘만의 장소가 없어 안타까워하던 리자는 스티븐슨 선생님과 위드머 선생님이 여행을 가게 되어 고양이 먹이를 주러간 봄 방학 첫 날 애니와 함께할 장소가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곧 두 선생님 집에서 리자와 애니는 첫 경험을 하게 된다.

[우리는 거의 하나가 될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두 선생님도 동성연애 하는 사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선생님들도 레즈비언이잖아. 스티븐슨 선생님과 위드머 선생님이, 선생님들도 우리와 똑같잖아.”

두 선생님이 돌아오는 토요일 날 사랑을 나누던 중 친구 샐리와 백스터 선생님의 들이닥침으로 리자, 애니, 스티븐슨 선생님 그리고 위드머 선생님은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백스터 선생님의 신고로 교장 선생님이 알게 되고, 청문회가 열리기전까지 리자는 학교에 갈 수 없게 되고, 리자의 남동생은 학교폭력을 겪는가하면 이미 입학허가서를 받은 대학에 입학취소가 될까봐 불안에 떨게 된 것이다.

온갖 편견 속에서 진행되었던 힘겨운 산을 올라가는 것 같은 청문회가 끝나고 며칠 후 리자는 어떠한 징계도 받지 않는 다는 것과 입학 허가가 난 대학에 청문회의 어떠한 내용도 전해지지 않는다는 편지를 받고 다시 학교에 돌아가지만 스티븐슨 선생님과 위드머 선생님은 이미 해고되었다. 두 선생님이 한 학생에게 영향을 끼쳤다는 죄목으로 말이다. 그리고 또 두 선생님을 우상화 했다는 샐리의 증언으로…….

스티븐슨 선생님과 위드머 선생님은 죄책감 때문에 찾아온 두 소녀에게 자신들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려준다.

 

[위드머 선생님이 조용히 말했다.

하지만 그것이 내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데 몇 년이 걸렸단다. 이사벨이 제대를 해야 했던 건 우리가 동성애자이기 때문이 아니라, 사람들이 동성애를 나쁘게 받아들이기 때문이었던 거지.”]

[“무지가 이기게 놔두지 마. 사랑이 이겨야 해.”

스티븐슨 선생님이 말했다.]

 

나도 두 선생님 말에 공감한다. 사랑하는 상대의 성별은 중요하지 않을 뿐 아니라,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은 반드시 패배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말이다.

 

리자와 애니는 각자가 원하던 대학에 들어가 생활하던 중 방학을 앞두고 공항에서 만나기를 기약하면 두 소녀의 이야기가 마무리된다.

 

, 나도 너에게 전화하려고 했어. 리자, 내 말 듣고 있니?”

사랑은 역시 통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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