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왔습니다 푸른도서관 61
심은경 지음 / 푸른책들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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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아이가 화자가 되는 주인공 시점으로 빠른 전개와 한번 읽기 시작하면 빠져드는 매력이 있다.

 

1. 불청객

주인공 수연은 고등학교 시절의 나와 많이 닮아 있어서 반가운 아이였다. 나는 아주 독립적인 아이는 아니었지만 말이다.

수연은 단둘이 사는 엄마가 대학병원 중환자실에서 간병인 일을 시작하면서 혼자 지내는 날이 많아진 아이이다. 단짝이라고 생각하는 친구 세라는 오히려 그런 수연을 이용해 먹는다고 할 수 있다. 거짓 문자를 요구하기도하고, 갑자기 수연이네 집에서 음주를 하기도하고, 수연이가 잠든 사이 밖에서 남자를 만나기도 한다.

수연은 세라 부모의 폭력적인 방문과 세라의 거짓말로 당황스럽고 불쾌했다가, 현관문 앞에서 수연이의 엄마와 마주치자 세라의 거짓말이 탄로난듯하다.

세라 부모의 폭력적인 방문까지 경험하게 된 수연은 아빠의 꼭두각시로 사는 것이 답답하기 만한 세라를 이해하면서도 더 이상 세라에게 휘둘리지 않기로 다짐하고 자신의 연락처에서 세라의 번호를 지워버린다.

 

2. 마마보이와 바리스타

엄친아라고 불릴만한 진우와 바리스타를 꿈꾸는 지평이 이야기이다.

얼떨결에 바자회에 참석하게 된 진우는 인기 걸 그룹 멤버를 연상케 하는 혜지를 보고반해 스터디에 참가하기로 한다.

진우는 매번 주목을 받고, 혜지와 가깝게 지내는 지평이가 부럽기만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자신을 마마보이라 부르는 것이 얄밉기도 하다. 수학시험 사건으로 인해 둘은 라이벌이 아닌 라이벌이 되기도 한다.

지평이를 통해 혜지도 자신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된 진우는 봉사활동에 가는 날 한껏 멋을 냈지만 연탄 나르기 봉사라는 것을 알게 되어 카페 사장 형이 좀 이상하다며 아이들을 선동하려 했지만 알고 보니 혜지의 사촌 오빠였던 것이다.

근데 이런 데서 어떻게 사냐? 요즘도 연탄 때고 사는 사람들이 있네.” 라는 발언으로 인해 진우는 또 한 번 혜지의 부리부리한 눈길을 받는다.

여기 지평이가 사는 동네야.”

그리고 너 지평이 앞에서 자꾸 엄마 얘기 좀 하지 마.” 라는 혜지의 잔소리로 인해 그동안 지평이가 자신을 무척 부러워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늘 당당하고 씩씩한 지평이의 모습에 그늘이 있을 거라는 상상조차 못했던 것이다.

당돌한 혜지의 시작으로 너도나도 달려들어 진우의 옷은 완벽한 일꾼의 모습이 되고 연탄과 함께 웃음 릴레이가 시작된다.

 

3. 택배 왔습니다

중학교 3학년 시절 아빠를 잃은 성모는 이제 네가 아빠 대신이다.” 라고 말하는 엄마로 인해 부담감을 안고 살게 된 고등학교 2학년 남학생이다.

어느 날 성모는 체육시간에 같은 반 된장남 아이의 거짓말로 인해 반 친구들 앞에서 망신을 당하는 엄마를 보자 참지 못하고 된장남 아이에게 폭력을 휘두르게 된다. 성모는 자퇴 선언을 하고 학교에 빌러간 엄마를 대신해 택배를 따라 까대기부터 배송일을 도우며 택배 배달원들의 애환을 경험하게 된다.

성모는 어느 날밤에 술 취한 엄마를 업고 온 동거남을 택배라 부르며 못 마땅하게 여겼지만, 인생의 조력자로 그리고 가족의 일원으로 받아들이기로 한다.

[힘들 때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어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용기라면 용기일 테니까.]

 

4. 엄마와 닥종이 친구들

한때 문화센터에서 종이접기 강사였던 윤주의 엄마는 갑작스러운 아빠의 술주정으로 인해 삼 년째 전업주부로 살고 있다. 하지만 엄마는 집에서 논다는 말을 제일 싫어한다.

하루는 저녁밥상에서 윤주의 교복을 주제로 말다툼이후 엄마의 우울증을 더더욱 심해져 자살시도까지 한다.

아빠의 짧은 지시로 윤주는 엄마를 데리고 닥종이 인형 전시회에 간다. 엄마의 눈동자에는 오랜만에 생기가 돈다. 그 후 엄마는 닥종이 인형을 만들기 시작하고 윤주는 같은 반 친구들 미니어처를 만들어줄 것을 제안한다. 두 모녀는 닥종이 인형 만들기로 대화가 시작되고 엄마는 아빠를 만나기 전까지 닥종이 공예를 먼저 했었다며 고백한다.

윤주네 반 친구들의 미니어처를 완성 후 반 카톡에 사진을 올리니 여기저기서 칭찬이 쏟아지고 엄마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핀다.

유행어를 국어책 읽듯이 나름의 유머를 내 뱉는 윤주의 아빠도 빼놓을 수 없다.

 

5. 하모니카를 불어줘

중증 장애우들을 보호하는 은혜의 집에 한날한시에 들어온 주인공 용석이와 명진이는 하모니카로 통하는 친구이다. 명진이는 용석이가 하모니카를 불면 달려오고, 어떤 기분인지도 알아차린다.

최고 기업인 가인 그룹후계자이자 복지 재단 씨앗대표는 두 아이가있는 은혜의집을 방문한다. 때문에 기자들이 몰려와 시끌벅적해진다. 용석이는 하모니카 덕분에 대표의 눈에 띄어 하모니카 소년이라 불리게 된다. 용석이는 대표가 그곳에 오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똑같은 말을 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녀와 같이 사진을 찍고, 자신에게 밥을 먹여주는 그녀가 좋기만 하다.

하지만 많은 방송용 카메라와 조명 속에서 대표의 목욕봉사에 이용될 위기에 처해진 용석이는 허공에 팔을 내젓고, 신음 소리를 내며 저항한다. 대표와 눈이 마주친 틈을 타 용석이는 그녀를 노려보며 입술을 떨자 대표는 재빨리 고개를 돌리며 일어서고 그때 하모니카를 빽! 하고 세게 불었다. 이때다 싶은 명진이가 뛰어들다 누군가에게 뒷덜미를 잡혔지만 가까스로 하모니카를 넘겨받고 대표의 전략은 아수라장이 된다.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선율이 울려 퍼지는 명진이의 하모니카 연주로 인해 사람들의 눈시울이 붉어지고 탁! 하고 조명이 꺼진다.

 

6. 록의 여신이 돌아오다

아빠와 단둘이 사는 중학교 2학년 예리는 록을 사랑하는 여학생이다. 나가수라는 프로그램에서 하린을 본 예리는 그녀에게 흠뻑 빠지지만 아빠는 그런 자신의 딸이 탐탁지 않다.

예리는 인터넷 검색으로 자신과 비슷한 부분이 많은 하린을 롤모델로 삼기로 하던 중 아빠의 추억상자를 열다가 하린이 자신을 낳아준 엄마임을 알게 된다. 하린과 아빠는 대학 선후배 사이에서 연인으로 발전하다 두 청춘이 저지른 사고가 예리였던 것이다. 하린이 자신의 엄마라는 것을 알기 전에 당첨된 나가수 청중평가단에 가서 엄마에게 복수할 것을 다짐하지만 그녀의 진심을 알고 눈물만 쏟고, 그녀를 미워할 수 없게 된다.

[엄마도 그랬을 것이다. 한순간도 나를 잊은 적 없었음이 분명하다. 나는 버려진 게 아니었다.]

공개 오디션이 있는 날 하린은 심사위원 명단에 없었지만, 예리는 무대 위에서 억눌렸던 감정을 쏟아내듯 음악 속으로 빠져들었고, 음악이 멈추자 두 모녀의 눈이 마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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