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볼 (반양장) 창비청소년문학 98
박소영 지음 / 창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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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기'


학창 시절 역사 수업에서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소설은 갑자스러운 빙하기를 배경으로 '스노볼' 이 라는 공간과 그 바깥으로 구분되는 

세계관을 그리고 있다. 

스노볼은 1년 내내 영하의 날씨인 바깥과 달리 봄과 여름처럼 따뜻하고 부유한 유토피아다.  그러나 그곳은 액터라는 배우와 디렉터라는 감독 그리고 스노볼을 건립한 이본 미디어 그룹만이 그곳에서 살 특권을 누릴 수 있다. 그 밖의 사람들은 여러 마을에서 발전소에서 전기를 생산하며 간간히 살아간다. 대신 스노볼의 액터와 디렉터는 드라마를 제작하여 바깥의 사람들에게 제공한다. 

드라마는 액터의 24시간 일거수일투족을 시청자에게 공유하는 것으로 시청자들은 액터의 삶을 보면서 즐거움을 느낀다고 한다.

전력을 생산하거나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사생활을 공유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과연 시민의 의무라는 게 터무니없다.

이에 대해 고해리의 할머니 고매령이 한 말이 있다. 


​"남의 인생이 재미있어 봐야  무슨 소용이야. 잘 먹고 잘 사는 게 중요하지."


디렉터를 꿈꾸던 주인공 초밤이는 어느 날 찾아온 기회에 무심코 수락하고 잘나가던 액터 고해리의 대역을 맡게 된다. 


그러나 고해리의 대역이 된 데에는 끔찍한 내막이 있었다. 

스노볼에서 액터의 삶은 어떻길래 잘나가던 스타가 자살을 선택한 건지조미류가 스노볼의 사람들을 왜 두려워하는 건지 두 개의 물음에 대한 해답은 스노볼의 실체에 있을 것 같아 계속해서 읽게 되었다


"스노볼에 남아 있으려면 쓸모를 증명해야지." 


차설 디렉터가 쿠퍼 라팔리에게 한 말이다.

여기서의 쓸모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궁금했다단순히 자동차 바닥을 치우는 것과 같은 허드렛일을 하는 것이 스노볼에서의 쓸모를 증명할까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 여기서 차설 디렉터의 인성이 어떤지 조금씩 감이 잡혀왔다.


한편으론 주인공 초밤이가 스노볼에 갔다가 위험에 처하면 조력자가 될 줄 알았던 라팔리가 일찍이 하차되는 바람에 어이가 없었다

초밤이가 라팔리의 죽음의 순간 자신이 아무것도 하지 못한 것을 진심으로 슬퍼하는 모습에 만난 지 얼마 안 된 사람에게도 이렇게 정을 느끼는 아이임에 안쓰러웠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전개와 복선일까 아리송했던 말들에 깜짝 놀랐다


후반부로 갈수록 과거에 인간적으로 잔혹한 사건이 있었음이 밝혀지면서 경악할 따름이었다

같은 인간으로서 인간을 도구로 이용하는 모습에서 인간의 욕망의 추악함을 엿보았다

생각 이상으로 스케일이 컸다


결국 유토피아는 없었으며 스노볼 안이나 바깥이나 인권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기억에 남는 대사가 있다.


내가 왜 고해리로 살아요난 명소명인데.’ 


우리는 단 한 사람일 뿐이며 누군가의 대체가 될 수 없다


https://blog.naver.com/rlacofls1___/222137497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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