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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 평전 - 개정판
조영래 지음 / 돌베개 / 2001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래 전부터 ‘전태일’이라는 사람에 대해 익히 들어 조금은 알고 있었지만 그리 자세히 알지는 못했다. 이 책을 읽은 후에 나는 그의 생각과 인생에 대해 많이 알 수 있었다. 나는 책을 읽는 동안 쏟아지는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나에 대한 반성, 사회적 부조리에 대한 분노와 그에 대한 연민 때문이었을 것이다.
비록 30여 년 전의 일이기는 하지만 정말 지금과 비교하면 너무나 금석지감이 느껴진다. 물론 지금 사회의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전태일을 비롯한 여러 노동자들과 비슷하긴 하지만 사람들의 관심 유무에서 정말 큰 차이가 난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외국인 노동자들도 힘겹기는 마찬가지이지만 요즘 3D 업종에 종사하며 우리 나라 기초 산업의 주춧돌인 이들에 대한 관심이 많아져 정부에서도 그에 맞는 적절한 시스템을 마련해 가는 중이다.
이에 비해 30년 전 지금의 우리 나라를 이만한 경제 규모를 가진 나라로 발돋움 하는 데 가장 애를 쓰신 여러 노동자 분들은 하루 14시간이 넘는 고된 일과 쥐꼬리만 한 월급, 그리고 자신의 의견 한마디조차 말할 수 없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억압 받으시며 살아오셨다. 솔직히 어떻게 보면 그들은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지 못한다고 세뇌 받아 왔기 때문에 그냥 군말 없이 일하는 것에 아무런 답답함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한 사람들에게 횃불이 되어 앞길을 밝혀준 사람이 이 아름다운 청년 태일이다.
전태일이 우리나라 노동 운동의 첫 주자라는 점에서 그가 우리 역사에서 가지는 의미는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모두를 위해 자신을 날린 그 희생정신, 과연 그 누가 전태일과 같이 할 수 있을까? 나는 그의 희생정신도 물론 본받아야 하지만, 그의 그 인간미 넘치고 매사에 항상 열정적인 태도도 마땅히 본받아야겠다고 느꼈다. 특히 그의 학업에 대한 열정! 그는 그가 학교에 다닐 때가 가장 행복했다고 회고했다. 나는 이 책을 읽는 내내 부끄러웠지만 특히 이러한 구절들을 볼 때마다 내 자신이 너무 한심스러웠다. 하늘에서 열사가 지금 내 모습을 보신다면 얼마나 혀를 차실까? 나는 이제껏 그다지 학업에 대한 열정을 가지지 않았다. 그리고 공부는 항상 따분하고 으레 하는 것이라 생각하며 국가 교육 정책을 비판하면서 지내 왔는데 앞으로는 그런 생각 없이 공부를 열심히 할 것이다. 마음 속에 전태일의 정신을 새기면서,,
그럼 이제 사회적으로 한번 생각해 봐야겠다. 전태일의 분신은 당시 억압당하고 있었던 민중들의 마음을 터뜨리기에 충분했다고 본다. 우리 나라는 정부 중심의 발전을 강행하였기 때문에 시민 의식이 없었던 것 같다. 그런 상황에서 전태일 같이 하기는 무척이나 힘들었을 것이다. 만약 전태일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노동계는 어찌 되었을까?
보통 말은 하기 쉬워도 정말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너무 힘들다. 나는 전태일 열사의 그 용기와 패기에 박수와 환희를 보낸다. 우리 나라를 민주화의 역사도, 노동 운동의 역사도 매우 짧다. 그래서 인지 지금도 항상 노사 간의 대립이 끊이질 않는다. 노동 운동 뿐만이 아니라 각 계층에서도 자기가 맡은 바 소임을 다하고 그에 대한 올바른 의사 표출의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정말 특이한 방식으로 민주화를 이룩하여 겉으로 보기엔 멀쩡해 보여도 우리 나라에는 여러 가지 부작용이 끓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사회 각 층의 힘 없는 사람들을 도와주는 인권 변호사가 될 것이다. 전태일 열사를 이어 나도 그처럼 다른 사람들에게 있어 거름과 같은 존재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