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나무 식기장 - 제15회 한무숙문학상 수상작
이현수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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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신발도 처음엔 아픈 법이야. 뒤꿈치가 몇 번 까져야 발에 맞지. 물건도 그런데 하물며 사람이야. 설마 물과 물이 섞이듯 완벽하게 섞이길 바라는 건 아니겠지. 각자가 모래라고 생각해. 따로 또 같이 쌓이다보면 어느 결에 모래산이 되기도 하잖아.   

모래와 모래 사이엔 틈이 있잖아. 그 틈에 시멘트 가루와 물이 들어가면 어떤 것보다도 단단하게 엉기지. 내 보기엔 당신의 어찌 할 수 없는 마음과 눈물이 훗날 시멘트 역활을 톡톡히 할 거야."

                                                                                                  -남의 정원에 함부로 발 들이지 마라 에서- 

계모로 살아가는 주인공과 전처자식간의 버석거리는 관계로 마음 아파하는 여자에게 '계봉동 빠가사리'가 해주었던 말이다.  여자는 그 여자가 '개봉동 빠가사리'였다는 것을  

그 여자가 죽고 나서야 알았다.  

일 주일에 두 어번 꼴로 가던 약수터. 

 그 약수터 자드락길 옆의 그 여자 정원에서, 5여년의 시간을 마주앉아 그 여자의 정원에서 차를 마셨는데도.  

그 여자의 딸이 계모에 의해 양육되어지고 있었다는 것을    

그 여자가 죽고 나서야 알았다.  

육칠월 만물의 메뚜기 뒷다리에 치여 죽은 영감도 없어..하던 그 여자에게 남편이 있었다는 것을 

그 여자가 죽고 나서야 알았다. ...그 여자의 딸이 귀가 넷 이라는 것도... 그녀에게 결여된 그 무엇이. 실체를 안 지금에 와선 그 무엇이 대체 무엇인지. 그게 몹시 궁금하지만 어쨌거나 내 안의 시름을 쓰다듬어주던 유일한 사람이었다...라고 주인공은 말한다. 그 여자가 죽은 뒤.

내 안의 시름을 쓰다듬어주던 사람...  

이런 사람 있으면 우리네 삶도 그다지 팍팍하지만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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