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주의의 위대한 선각자들 - 비밀스러운 종교의 역사
에두아르 쉬레 지음, 진형준 옮김 / 사문난적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처음엔 500쪽 가량의 두꺼운 두께에 압도되어 읽는 것을 망설이겠지만 일단 용기를 내면 라마,크리슈나,헤르메스,오르페우스,모세,피타고라스,플라톤,예수 등 8개의 장으로 나눠져있어 하나하나 정복해가는 맛이 있어, 그렇게 어려운 책도 아니라는 것을 느낄 것이다. 

 신비주의란 단어에 혹하면 마치 판타지같은 상상속의 달콤한 이야기들이 흘러나올 것 같지만 이 책은 굉장히 현실적으로 종교에 접근했다.  한 명의 인간, 즉 선각자에 초점을 맞춰서 종교를 서술하고, 종교를 통한 인간 영혼의 고취에 중심을 둔 내용으로 종교의 신성함과 신의 모호함을 자신의 내면에 살아있는 영혼이란 또 하나의 신성과 연결시켜 지극히 인간 중심으로 서술한 책이라고 할까.

 신비주의는 특별한 것이 아니라 영혼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고 말하는 책에서는 인간은 정신,육체,영혼의 세가지 조합으로 이뤄져있다고 이야기하기에 영혼의 존재와 신을 부정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의 어떤 부분이 현실적이냐고 느꼈냐고 물을 수 있겠다. 하지만 이 책은 정말 현실적인 책이 맞다.

 신이란 저 위에서 인간을 내려다보는 전지전능한 존재라서 우리는 그저 믿고 따라야한다는 식이 지금까지 느꼈던 '종교'라면, 책에서 설명하는 종교란 인간 내면에 영혼이라는 신성적 존재가 있고, 그것에 인간과 신이 연결되어 소통할 수 있으며, 인간은 종교를 통해 영혼의 존재를 인정하며 다뤘다는 어쩐지 접했던 종교들과는 다른 체계적이며 구체적인 설명이 '종교'를 다루는 책 치고는 현실적이란 느낌을 받게 한 것이다.

 원래 종교라는 것은 어떠한 신적 존재를 믿는 다수의 사람들을 기반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읽으면서 든 생각은 종교라는 것은 어쩌면 한 사람의 의지나 사상으로 시작되어 그 '선각자'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이고, 그게 시간이 지남으로 다양한 사람들에게 전파,변이되어 점차 그 존재를 키워나가며 사상을 넓혀가는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다시 말하면 신적이고 영적인 존재가 존재하지만 그것의 힘을 빌어 이런저런 교리와 사상을 낳는 것은 결국 인간이며, 신이 있기에 종교가 탄생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사상이 신성시되면서 인간의 의도로 종교를 탄생시킬 수 있는 것이란 말이다.  

 우리나라 곳곳에서 퍼져있는 붉은 십자가를 보며 저렇게 전파력이 좋으며 많은 사람들이 신봉하는 종교를 언젠가 한 인간이 중축이 되어 새로이 탄생 시킬 수 있다고 생각해보라. 종교와 신이란 그저 역사 속에서 멈춰있는, 믿지 않는다면 내 인생과 별개의 존재라 여기는게 대부분의 사람의 생각아닌가. 그런데 앞으로도 태어날 수 있고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하니 종교에 대해 다시바라보게 되지 않는가?

 너무 현실적으로 종교를 풀어내어 기독교를 제외한 종교쪽엔 문외한이나 다름 없는 나조차도 이런 생각을 하였으니 그 옛날 종교인들에게는 자신들의 종교자체를 너무 인간중심적, 현실적으로 바라본 이 책이 곱게 보이지 않았을 거란 데 납득되기도 했다.

 읽기 전엔 그냥 종교 찬양적이거나 혹은 신비주의, 영혼에 대한 흥미롭고 재밌는 이야기라고 생각했지만 책을 읽어보니 색다른 시선으로 종교를 접하게 되어 누구든 흥미가 있다면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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