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휴일의 소설(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외, 이어령 역. 문학사상사. 2005. 375쪽)

: 여러 작가들의 앤솔러지인데, 이어령 교수가 번역 뿐 아니라 엮기까지 했다. 공통 주제라고 하기엔 좀 무리고 다만 당시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작품 위주로 묶은 듯. 다 좋았다. 다 재밌었던 건 아니지만. 나보코프를 전면에 내세웠고 나도 그래서 선택했지만 정작 나보코프의 작품은 그저 그랬다. 가장 좋았던 건 마리아 루이자 봄발.



2. 돌이킬 수 있는(문목하. 아작. 2018. 416쪽)

: 어릴 때부터 고아로 자란 윤서리는 경찰로 입사해 수사관으로 일하던 중, 특정 사건은 흐지부지 처리된다는 걸 발견한다. 이 사건들의 담당자는 모두 서형우. 서형우는 윤서리를 불러 이것이 특수한 조직인 '비원'과 관련있음을 알려주고 윤서리를 포섭한다. 윤서리를 비원이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의 조직임을 간파하고 서형우의 지시에 따라 이 조직을 비호하지만, 특정 사건에서는 자신의 생각대로 일을 처리하는데...


정보도 기대도 전혀 없이 읽기 시작해서 중간(아니 거의 뒤쪽)에 윤서리가 서형우에게 정체를 드러내는 부분에서 꽤 놀랐다. 그전까지도 이야기가 꽤 흥미진진하긴 했지만 살짝 늘어진다 싶은 부분에서 갑자기 큰 정보가 밀려오는 기분. 게다가 읽으면서 제목과 이 내용이 대체 무슨 연관인가 고민했었는데 그 고민까지 한번에 해결됐다. 다만 작가의 데뷔작이라서인지, 일부 캐릭터들은 당위성이 떨어졌다. 특히 그 쌍둥이들. 그래도 전반적으로 흡인력이 강하고 스토리도 나쁘지 않았다.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져도 좋을 듯. 사실 가장 좋았던 부분은 대놓고 표현하지 않는 사랑. 



3. 낭만 수의사(린리신, 차혜정 역, 홍성현 감수. 모모. 2024. 360쪽)

: 졸업을 앞둔 마지막 학기에 함께 실습조가 된 다섯 명의 예비 수의사 이야기. 늘 1등을 놓치지 않는 아민, 돼지 농장 아들이어서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수의학과에 입학했지만 공부머리가 1도 없어서 늘 고전하는 자하오,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반려 동물의 죽음 때문에 수의학과에 입학한 루산, 연예인처럼 인기 많은 MJ, 그리고 사연이 있는 복학생 청한. 


캐릭터들이 대학생이 아니라 초등학생 같다. 다섯 명의 주인공 중 수의사가 될 자격이 있는 건 아민과 청한 뿐이어서 초반에 심하게 스트레스 받으면서 읽었다. '넌씨눈' 인 것도 모자라 감정적으로 모든 일을 받아들이는 루산, 공부 머리 없는 거에 더해 아예 동물에 대한 지식조차 없는 - 오죽하면 아무리 길에 사는 강아지라도 강아지한테 매일 사람 먹는 음식을 주나 - 자하오, 공부는 열심히 했는지 몰라도 동물에 대한 진심이 없이 실습 중에 요령만 피우는 MJ - 하루 세 번 급여해야 할 약을 한 번에 한꺼번에 먹인다는 게 말이 되나? 환자가 안 죽은 게 다행이지. 아, 그러다 뒤에 한 마리 죽이기도 한다. 게다가 소설적 설정인지는 모르겠으나 동물병원에서 냉동고가 고장난 걸 한참동안 몰라서 구더기가 드글거리도록 놔두었다는 게 도저히 이해가 가질 않았다. 학생들이 실습을 할 정도면 꽤 큰 규모의 병원일텐데 이 정도로 위생 관리가 안 된다고?


그래도 이야기가 끝날 무렵에는 성장을 해 있겠지 싶어서 꾹 참고 읽었다. 어찌됐든 동물들은 귀여웠으니까. 그리고 소설 중간 부분에 이들이 대학생이 아니라 초등학생 같다고 얘기하는 교수도 나오고, 저자도 수의학과 학생들은 놀랍도록 모르는 게 많다는 걸 직접적으로 언급하기도 해서 마음이 좀 풀렸다. 결말은 예상 그대로였고 당분간은 이런 류의 소위 '힐링 소설'은 멀리하겠지만 대만 수의학과 분위기와 대만의 반려 동물 사회를 들여다 본 걸로 만족하련다. 



4. 어른이 슬프게 걸을 때도 있는 거지(박선아. 책읽는수요일. 2020. 300쪽)

: 내가 에세이를 잘 선택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상당 경우 책 자체가 저자 자신에게만 의미있는 경우가 많아서이다. 이 책도 그러했다. 저자는 산책을 소재로 자신의 추억을 엮어 글을 썼는데, 이런 소위 '감성 에세이'의 전형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 부분이 나와 맞지 않았다. 물론 내 마음 상태 때문이어서 다른 시기에 읽었다면 달랐을 수도 있다. 그리고 모든 글이 다 시큰둥했던 것도 아니다. 공감이 되는 구절들도 있었다. 다만 나란 인간이 남의 추억 팔이에 박수쳐 줄 상태가 아니었던 거지. 근데 왜 이 책을 선택해서 읽었냐고 묻는다면, 난 왜인지 이 책이 심리학 서적이라고 오해했고, 그 오해를 간직한 채 오랫동안 위시 리스트에 이 책이 있었고, 지난주에 도서관에 갔을 때 정말정말 눈에 들어오는 책이 없어서 대출 권수를 채우려고 한참동안 서고 사이를 헤맸으나 채우지 못했기에 위시 리스트를 뒤져서 이 책을 찾았다. 서고에서 이 책이 에세이 사이에 있어서 잠시 당황했지만 심리 에세이인가보다 하며 빌렸다. 그리고 하필이면 마음이 각박한 날 들고 나왔다.


그런데 이 책을, 이 글들을 저자의 추억 그대로가 아닌 소설이라고 생각하고 읽으니 느낌이 달라졌다. 이 모든 게 저자가 (혼자) 감상에 젖어 회상하는 과거가 아니라 저자의 상상이라면... 물론 이건 에세이이고 저자가 쓴 내용들은 거의 저자의 추억이지만 난 이걸 소설인 듯 읽었고 그랬더니 갑자기 재밌어졌다. 이날 난 순하고 담백한 소설이 필요했던 거다. 



5. 제로 데이즈(루스 웨어, 서나연 역. 하빌리스. 2025. 488쪽)

: 페네트레이션 테스터 잭(자신타). 기업의 의뢰를 받아 해당 기업의 보안 취약점을 찾아내기 위해 가상 공격을 하여 점검을 하고 보고하는 직업이다. 남편 게이브와 함께 일하는데 남편은 집에서 네트웍 상으로 잭을 서포트하고 잭은 주로 밤에 현장에서 의뢰 기업의 보안 상태를 점검한다. 어느날 역시나 밤새도록 기업 점검을 하고 건물 밖으로 나왔는데 갑자기 경찰이 들이닥치고, 통상적인 보안 점검이라는 걸 확인해 줄 기업 이사는 연락이 안 된다. 어쩔 수 없이 경찰서에 끌려간 잭은 가까스로 풀려나 집으로 향하지만 다른 날들과 달리 길을 헤매고, 간신히 도착해 현관문을 가까스로 열고 들어가니 집안에 온통 피비린내가 가득하다. 남편이 목이 잘린 채 죽어있는 걸 발견한 잭은 공황상태에 빠져 신고를 늦게 하고 이로 인해 용의자가 된다.


잭이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게 예상보다 힘들었다. 일단 너무 답답했고 - 처음부터 의심스럽던 인간을 왜 그렇게 덥석 믿는지 - 주인공이 너무 많이 다친다. 범인은 처음부터 알아챘지만 중간에 살짝 다른 인간에게도 화살이 돌아갔는데, 아무래도 작가가 그걸 노렸지 싶기는 하다. 어찌됐든 해피엔딩이다. 다만 범행 동기는 좀 납득이 안간다. 내가 너무 순진한 건가? 그래도 잘 쓴 스릴러다. 



6. 담이, 화이(배지영. 민음사. 2025. 228쪽)

: 세상 사람들이 갑자기 모두 좀비로 변해 버렸다, 단 두 명만 빼고. 모두가 좀비가 되어 목적없이 걷기 시작했을 때 담은 하수관을 청소하고 있었고 화이는 주차 정산소에 있었다. 둘 다 각자의 일을 하고 있었던 것. 각자도생을 하던 둘은 우연히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되어 함께 있게 되지만 서로를 이해하진 못한다. 


처음엔 종말의 상황에서 둘이 만나 사랑에 빠지는 얘긴 줄 알고 심드렁하게 읽기 시작했지만, 둘이 서로를 싫어하는 걸 알고 흥미가 좀더 생겼다. 이런 설정은 없잖아. 대부분은 서로 싫어하다가도 곧 연민과 동정, 이해로 나아가지. 근데 독자로서도 각각의 상황과 성향, 그리고 행동이 이해가 되다가도 안 되는 부분들이 있다. 왜 굳이? 싶은 행태들. 이 책에서 좀비는 중요치 않다. 세상이 멸망했다는 것도. 중요한 건 극한의 상황에서도 자기 자신을 포기하지 못하는, 어쩌면 평범한 인간의 이야기라는 것. 그러니까 사람은 싫은 사람과는 못 사는 거다. 역시 지구종말이 온다면 난 그냥 초기에 휩쓸려서 죽어버리는 1인이고 싶다. 



7. 세상의 다정스러운 무관심(페터 슈탐, 임호일 역. 문학과지성사. 2023. 191쪽)

: 중견 작가 크리스토프는 스톡홀름으로 젊은 여성 레나를 만나러 간다. 그는 레나를 만나 함께 걸으며 자신이 몇 년 전 만난 도플갱어 이야기를 꺼낸다. 그리고 그가 자신의 삶을 계속 뒤따르고 있고 그래서 자신은 그의 앞날을 알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는 레나의 애인인 크리스라는 걸 이야기한다. 자신 또한 20년 전에 레나와 똑닮은 막달레나라는 여인을 사랑했었다는 것도.


크리스토프의 이야기를 믿는다. 레나는 못 믿는 그 이야기를. 그 이야기를 레나에게 하는 크리스토프의 마음도 조금은 알 것 같다, 나라면 하지 않았을 그 이야기를. 그리고, 솔직히 말하자면 난 운명을 믿는다. 성격이 운명이라는 말을. 그래서 난 누군가 나와 같은 길을 미래에 혹은 과거에 걷는다는 게 마냥 못 믿을 얘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걸 아는 게 과연 무슨 의미가 있는 걸까. 크리스토프는 왜 그 얘길 레나에게 하는 걸까. 바뀌는 게 없는데, 바꿀 수도 없는데. 


조용한 초겨울의 산책같은 소설이었지만 결코 마음 속은 조용하지 않았다. 끊임없는 질문만을 남긴 정중동의 책. 이 작가의 다른 작품들을 어서 읽어보고 싶다. 



8. 세 개의 적(박해울. 다산책방. 2025. 372쪽)

: 센타릭 사의 로봇팀 부장 서영하. 자신이 개발한 인간형 로봇들을 이끌고 채굴이 한창인 행성으로 온다. 인간을 도와 질병 진단, 간병 및 간호, 가사와 기타 서비스 등을 수행하기 위해 개발된 로봇들은 시험 가동 중 간병 로봇인 C9이 '사망 사고'를 일으켜 여론이 돌아서자 우주로 보내진 것이다. 사실 서영하가 만든 C9은 자신의 동생이 성인이 된 모습을 본뜬 것. 어릴 적 자신과 동생을 태운 채 아버지는 차를 몰아 바다로 돌진했고 영하는 빠져나오다 동생의 손을 놓쳤다. 이미 이 행성에 와 있던 삼촌 지제와 재회한 서영하는 로봇들을 배치하고 관리한다. 그러던 중 삼촌이 근무하는 연구동에 화재가 발생해 삼촌이 사망하고 이는 방화로 의심되지만 관리자들은 이를 덮으려는 모양새다. 영하는 어릴 때부터 친했고 지금은 이 행성에 2본부장으로 부임한 정도민에게 도움을 청해 사건을 조용히 수사한다. 그러던 중 가장 깊은 곳에서 채굴하던 사람들이 알 수 없는 피부병 증상을 보인다.


단순히 로봇과 인간의 공존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흔히 로봇은 사람을 위해 만들어졌으므로 로봇이 상하거나 파괴되는 건 쉽게 받아들이곤 한다. 하지만 먼 미래의 가상의 행성에서도 특정 계층을 위해 만들어진 로봇 취급을 받는 사람들은 존재한다. 자신이 선택할 수 없는 국적, 인종, 체질 때문에 그저 도구로만 존재 가치를 평가받는 사람들. 이 책의 결말은 누군가에게는 새드 엔딩일 지 모른다. 하지만 난, 누구보다도 해피 엔딩에 집착하는 난 오히려 이 책의 결말이 그 어떤 이야기의 해피 엔딩보다 기꺼웠다. 이건 우주 입장에서의 해피 엔딩. 그 어떤 엔딩들보다 정당하고 올바른 엔딩이었다. 



9.  비올레타(이사벨 아옌데, 조영실 역. 빛소굴. 2023. 488쪽)

: 역사의 격랑 속에서 자신의 삶을 살아낸 여성의 일대기. 스페인 독감이 한창이던 1920년에 태어나 코로나 펜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생의 마지막에서 **인 카밀로에게 자신 인생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비올레타가 화자이다.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100년을 살면서 겪은 사회정치적 사건들과 그에 얽힌 개인사들, 우연과 필연으로 만난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촘촘하게 애정어린 시선으로 서술된다. 어쩌면 당대를 살아간 여성이라면 흔하게 겪었을 일일지도 모르지만 비올레타는 타고난 열정과 감각, 긍정적인 사고로 세상의 풍파를 온몸으로 받아내고 새로운 사상을 거부하지 않으며 인생의 모든 순간에 최선을 다하며 살아간다. 물론 그게 늘 긍정적인 결과를 불러오지는 않는다. 가장 큰 패착은 훌리안과의 관계. 사랑하지도 않는 남자 파비안과 결혼했지만 첫눈에 반한 훌리안과 불륜을 저지르고 파비안과는 당시 불법이던 이혼을 할 수 없어 '혼인무효'를 원하지만 하남자 파비안의 거부로 훌리안과는 동거를 계속하는데, 훌리안은 소위 말하는 나쁜 남자였다. 그냥 인간관계에서만 나쁠 뿐 아니라 불법적인 일도 서슴치않는. 이 지리멸렬한 관계를 비올레타가 끊지 못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비올레타의 아이들 특히 훌리안과 성격이 꼭 닮은 딸 니에베스의 인생까지 망치게 된다. 읽으면서 가장 속상하고 화났던 부분. 


하지만 비올레타가 존경스러운 건, 관계에 매몰되거나 상황에 굴복하지 않았다는 점. 그녀의 삶엔 늘 역경이 닥치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는다. 역병 뿐 아니라 대지진 등의 자연재해, 쿠데타, 독재 정권의 탄압과 사회 운동 등을 겪으면서 비올레타는 주위 사람들을 구하는 방법을 늘 찾아내고 나아가 자신이 가진 걸 더 많은 약자들을 위해 사용할 수 있게 한다. 앞으로 나아간다는 점, 이게 바로 그녀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이자 저자가 그녀의 삶을 통해 말하고 싶은 가장 분명한 주제. 가상의 인물이겠지만 또한 당대를 살아낸 많은 여성들의 모습이기도 한 비올레타. 현재 우리의 삶에 닥친 어려움은 비올레타가 살아간 시대와는 다르지만 그녀의 열정으로, 열린 마음으로, 그리고 사랑으로 나아간다면 조금은 더 살만한 세상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대놓고 페미니즘을 말하지 않더라도 삶으로 페미니즘을 보여준 비올레타와 작가의 모습이 겹쳐진다. 



10. 우리 모두 가끔은 미칠 때가 있지(정지음. 빅피시.2022. 240쪽)

: 관계에 관한 에세이. 난 딱히 주제를 의식하지 않고 그냥 편하게 읽었다. 이 작가는 단편을 읽은 적이 있지만 에세이는 처음인데 문체가 위트있고 생각이 발랄해서 즐겁게 읽었다. 가족 관계나 사회에서 만들게 되는 관계들, 읽기만 해도 비호감인 구남친들 얘기까지 현실적이고도 실제적인, 직접적인 이야기를 한다. 어쩌면 뻔할 수 있지만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건, 다름을 인정하자는 것. 그리고 적정한 거리를 두자는 것. 다 알지만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작가가 자신의 삶을 적당히 드러내면서 해주는 이야기를 읽다 보면 긍정적인 기분이 든다. 다 잘 될 거 같은 기분. 그래서 즐겁게 읽었다. 

 


11. 순수한 인생(데이나 스피오타, 황가한 역. 은행나무. 2017. 352쪽)

: 천재 영화감독 메도 모리. 유명 영화 사이트에 포스팅된 에세이에서 그녀는 자신이 영화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10대이던 당시 가장 유명한 감독과 성적인 관계를 맺은 것으로 이야기한다. 어쩌면 이건 그녀 스스로 불러일으킨 논란. 그녀의 언급을 시작으로 소설은 메도의 영화 인생을 이야기해 주는데, 늘 새로운 시각으로 논쟁적인 주제를 선택하여 자신을 믿고 밀고나가는 그녀의 독보적인 발걸음은 꽤나 진취적이다. 그리고 어릴 때부터 그녀와 함께 영화를 보고 영화 산업에 편입되기를 바라던 캐리. 캐리 또한 영화감독이 되지만 그 스텝은 메도와는 다르다. 인구에 회자될 수 밖에 없는 행보를 보이는 메도의 진실을 어쩌면 가장 잘 알고 있을 캐리의 이야기에, 전화 통화만으로 많은 유명인들의 목소리 연인이 되었던 니콜의 이야기까지 더해진다.


메도가 다큐멘터리 감독이어서 그녀의 (가상) 영화들의 이야기가 삽입되는데, 이게 이야기에 핍진성을 더한다. 마치 진짜로 존재하는 여성 감독의 커리어를 따라가는 느낌. 미국의 엔터 산업 이야기라는 점에서 테일러 젠킨스 리드의 <<데이지 존스 앤 더 식스>>가 생각나기도 했다. 그 작품의 형식이 페이크 다큐이기도 했고. 데이지 존스와는 비슷하면서도 다르게 메도는 적절한 시점에서 쉬기도 하고 영리하게 소재를 이용하기도 한다. 이 모든 건, 예술이라는 이름 아래 허용될 수 있을까? 자신의 모습을 감춘 채 '전화 연인' 노릇을 한 니콜은? 독자는 메도의 행보도, 캐리의 마음도, 니콜의 심정도 다 이해가 되지만 그렇다고 이들의 삶이 마냥 순수했다고 할 수 있을까? 사실 원제는 <<Innocents and Others>>이다. 이들이 Innocents든 Others든 어느 한 쪽에만 속한다고 할 수 없겠지. 그리고 그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도 해당될 테고. 



12. 일곱 박공의 집(너새니얼 호손, 정소영 역. 민음사. 2012. 460쪽)

: 핀천 길 끝에 있는 일곱 박공의 핀천 저택. 400여년 전 핀천 대령은 이 땅이 너무도 탐나 당시 주인이던 매슈 몰을 마법사로 몰아 죽이고 땅을 뺏었다. 몰은 죽어가며 핀천 대령을 향해 "신이 그에게 피를 마시게 할 것"이라는 저주를 퍼부었고, 몰이 사는 동안엔 물맛이 좋기로 유명했던 우물마저 맛이 변해버렸다. 저택이 완공되고 축하를 위한 파티가 열리던 밤 핀천 대령은 서재에서 피를 흘린 채 발견되고, 이후 400여 년이 흐른 지금 핀천 저택에는 나이 많은 독신녀 헵지바가 혼자 살고 있다. 그녀는 저택을 유지하는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구멍가게를 여는데, 지독한 근시에 소심하기 이를 데 없는 그녀로서는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하지만 시골에서 먼 친척 조카인 피비가 찾아오는데, 젊고 아름다운 그녀의 존재는 저택의 어두운 생활에 빛이 되어주고, 거기에 더해 오랫동안 삼촌을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 복역하던 헵지바의 오빠 클리퍼드까지 풀려나 돌아온다.


저자 서문에서 이 책을 로맨스라 언급하고 있기는 한데, 솔직히 로맨스적인 요소는 아주아주 끝에서야 나타난다. 게다가 난 그 로맨스가 용납이 안 돼. 너무 급작스럽기도 하고 납득이 가질 않는다. 캐릭터 붕괴 같기도 하고. 이야기의 전개는 느린 편이라 결정적인 사건은 꽤 늦게 터진다. 소설의 여러 부분에서 고딕적인 면모가 보이는데 이런 면모와 함께 마지막 그 사건과 해결을 위한 빌드업이 촘촘하다. 게다가 등장인물들의 심리 묘사가 상당히 세세하여 일면 지루한 느낌도 없지는 않지만 이야기의 결말, 특히 악인의 몰락이 기대되어 열심히 읽었다. 결국은 권선징악. 사랑을 통해 모든 건 해결이 가능하다는 건 어쩌면 이 저자답지 않다고도 보이지만 또 어쩌면 딱 이 저자다운 얘기일 수도. 



13. 어퍼컷 좀 날려도 되겠습니까(설재인. 웨일북. 2019. 284쪽)

: 복싱 에세이랄까. 저자는 외고에서 수학 교사로 재직하고 있었다. 매일 되풀이되는 아이들을 입시 지옥으로 내모는 불합리한 교사 생활에 지쳐 있을 때 귀가길에 우연히 발견한 복싱 체육관을 보고 충동적으로 등록한다. 그리고 자신도 몰랐던 에너지를 끌어모아 복싱에 빠져든다. 이 자체로 하나의 성장 소설을 읽는 느낌이었다. 읽는 내내 작가의 멋짐에 감탄했고. 단순히 챗바퀴같은 생활에 활력이나 좀 불어넣어볼까 하는 가벼운 마음이 아니라 정말 살기 위해 운동을 한 작가의 진지함이 와닿았고 한번 뛰어든 이상 끝까지 해보겠다는 끈기와 인내심도 멋있었다. 그리고 '인생 운동'을 찾아낸 것도 부러웠고. 난 아직도 내게 맞는 운동이 뭔지, 지루하지 않고 끝까지 할 수 있는 운동이 과연 있을지 모르겠는데. 작가처럼 몰두할 수 있는 뭔가를 찾아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더불어 이렇게 한가지에 진심으로 임하는 모습이 존경스러웠다. 



14. 청중(바츨라프 하벨, 오세곤 역. 예니. 2000. 90쪽)

: 과거 체코 대통령을 역임하기도 했던 저자의 희곡. 부조리극이고, 등장인물은 단 둘이다. 지식인이자 극작가였던 바넥이 당국에 밉보여 맥주공장에서 일하게 되는데, 감독관인 슬라덱은 그를 불러 회유하고자 한다. 이건 이들이 되풀이하는 블랙코미디. 


(스포)


계속 비슷한 말만 반복하며 혼자 취해가는 슬라덱이 상징하는 정부의 불합리함과 무능력함은 딱 보이는데, 마지막 장면이 잘 이해가 가질 않았다. 마지막에 바넥이.... 왜? 그냥 일하기 싫어서? 아님 슬라덱을 조롱하려고? 읽을 땐 재밌고 쉽게 읽었는데 덮고 나니 생각이 많아지는 희곡이었다. 



15. 이별여행(슈테판 츠바이크, 배정희,남기철 역. 이숲에올빼미. 2011. 200쪽)

두 편의 단편이 실려있는 책. 두 편 다 좋았지만 표제작이 더 이 작가다웠고 더 내 취향이었다. 부잣집 가정교사로 일하던 기억에 부자들을 경멸하던 화자. 노력해서 박사 학위까지 받은 후 유망한 기업에 입사해서 일하는데, 병색 짙은 사장이 자신의 입주 개인 비서일을 해달라며 상당한 연봉을 제시한다. 내키지 않지만 사장의 저택으로 간 그는 사장의 젊은 부인에게 호감을 품게 되고, 아슬아슬하게 두던 거리는 그가 멕시코 광산사업에 투입되게 되면서 급격하게 좁혀진다. 멕시코에 간 그는 부인과 편지를 주고받지만 곧 전쟁이 터진다.


마지막이라는 말만큼 애틋한 단어는 드물다. 특히 사랑했던 사이라면. 화자의 마음도 부인의 마음도 다 공감됐다. 다만 나라면 그 마지막 여행은 가지 않았을 것. 한때 회자되던, '사랑한다'의 반대말은 '사랑했었다'라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16. 바보들을 위한 학교(사샤 소콜로프, 권정임 역. 문학동네. 2010. 288쪽)

:  지적 장애아의 세상. 그가 살고 있는 세상과 그를 바라보는 세상. 그 안의 세상과 밖의 세상. 두 세상의 이야기가 번갈아 보여진다. 


고백하자면, 제목만 보고 너무 가벼운 마음으로 접근했다. 그래서 처음에 당황했다. 그래도 각 챕터의 특징을 그리 늦지 않게 알아차릴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사실 첫 챕터를 읽으면서 딱히 줄거리를 특정할 수 없다할지라도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화자의 머릿속 세상. 물론 마냥 아름답지만은 않다. 악인도 있고 부조리도 있다. 하지만 화자와 결혼할 아름다운 여인도 있고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우체부도 있다. 그래서 난 오히려 바깥 세상의 이야기가 시작되었을 때 당황스러웠다. 처음엔 안과 밖을 끼워맞춰 보려 했지만 곧 포기했고, 진즉에 포기하길 잘했다. 그냥 그 자체로도 괜찮았으니까. 이 세상이 그를 위해 계속될 수 있다면...



17. 밤의 책(실비 재르맹, 김화영 역. 문학동네. 2020. 504쪽)

: 비탈리 페니엘은 앞서 낳은 여섯 명의 아이를 모두 잃었다. 일곱 번째인 이 아들은 처음부터 우렁차게 소리를 지르며 태어났다. 바지선 위에서 태어난 이 아이는 테오도르포스탱이라는 이름을 받았고, 다른 배의 선주 딸 노에미를 아내로 맞이해 아들 오노레피르맹과 딸 에르미니빅투아르를 낳는다. 아내가 셋째를 임신한 막달, 테오도르포스탱은 징집당해 참전하게 되고 프로이센 병사의 창에 얼굴이 대각선으로 갈라지는 부상을 입고 돌아온다. 테오도르 포스탱은 영혼마저 갈라진 채 돌아와 해서는 안 될 짓을 하고 또다른 아들 빅토르플랑드랭을 얻는다. 황금의 밤 늑대 낯짝이라는 별명을 갖게 될 아이를.


이 작가의 작품은 줄거리를 설명하는 게 무의미하게 느껴진다. 아무리 열심히 설명해도 작품이 내게 보여준 아우라는 1%도 표현되지 않는다. 19세기말에서 20세기까지 여러 번의 전쟁을 거치며 한 사람이, 한 집안이 어떻게 견디고 나아가는지를 보여주는 이 마술적 사실주의 소설은 한 문장 한 문장을 모두 살살 쓰다듬으며 읽어야 한다. 아니, 첫 독서에서는 그럴 필요 없지만 작가의 문장들은 반드시 재독을 부를 것이고 그럼 그 때 하나하나 어루만지며 읽어 나가면 된다. 미우면서도 이해할 수 있는 황금의 밤 늑대 낯짝은 날 화가 나게도 하고 안타깝게도 했지만, 정말 날 울린 건 비탈리, 그리고 황금색 그림자. 그 그림자가 아니었다면 황금의 밤 늑대 낯짝은 그렇게 긴 삶을 이어나가지 못했을 것이다. 그의 눈 속 열 일곱 개의 황금색 반점들 또한. 


삶은 누려야 할 어떤 것일까, 혹은 견뎌야 할? 황금의 밤 늑대 낯짝에게 삶이란 무엇이었을까? 정작 견디는 건 그가 아닌 그의 가족들이었나? 무력하게 죽어간 그의 아내들은? 처음 그가 일곱 개의 진주를 달고 황금색 그림자를 끌고 길을 떠날 때 느꼈던 안쓰러움은 책장을 덮었을 때는 많이 희미해져 있었지만 살아남았다는 것만으로도 그는 어쩌면 해야할 일은 해낸 것인지도 모르겠다. 



18. 닉 애덤스 이야기(어니스트 헤밍웨이, 이영아 역. 빛소굴. 2024. 324쪽)

: 저자가 쓴 여러 단편들 중 주인공이 닉 애덤스인 작품들만 모았다. 닉이 어릴 때부터 점차 자라서 참전을 하고 돌아와 결혼을 하고 아버지가 될 때까지 순차적으로 엮었다. 겁 많고 호기심 많은 소년이 나름대로 고난을 이겨내고 꽤나 능글맞은 어른으로 성장하는 모습이 헤밍웨이가 창작한 인물들 중 저자의 모습이 많이 반영된 인물이라는 점이 책을 처음 읽기 시작할 때는 꽤 흥미로웠다. 평소에 책 속 인물에 저자를 대입하지 않으려 애쓰며 읽는 편이지만 이 책은 아예 대놓고 그 점을 표방했기에 처음에는 뭔가 탐색하는 느낌으로 읽었는데, 곧 잊고 닉 애덤스 자체에 집중하게 되었다. 


가장 인상깊었던 작품은 <두 개의 심장을 가진 큰 강>. 닉이 유년기를 다시 한 번 살아내는 느낌이었다. 이 작품만 보면 닉이 그저 귀향해서 야영하며 낚시를 하는 게 다이지만 전체 맥락을 보면 그가 전장에서 귀환했음을 알 수 있고 그러므로 닉이 하는 행위는 유년기를 짧게나마 되풀이함으로써 전쟁의 트라우마를 씻어내 자신을 치유하고 성장시키는 것. 잡은 숭어를 놓아주는 행위는 아마도 전쟁 중의 살생을 속죄하는 의미도 있을 거라 생각하는 건 너무 동양적인 사고일까? 


오랜만에 읽은 헤밍웨이라서 좋았다. 그의 다른 작품들을 다시 한 번 읽어볼 동기가 되어주었다. 



19. 고래눈이 내리다(김보영. 래빗홀. 2025. 284쪽)

: SF 단편집. 좋아하는 작가라서 도서관에서 발견하자마자 얼른 집어들었다. 그런데 첫 작품인 표제작부터 너무 마음 아파서 책장이 금방 넘어가진 않았다. 표제작은 길고 슬픈 서사시 같았다. 분량의 길이가 아니라 아주 오랫동안 이어지는 이별처럼. 그러나 실은 엄청 빠른 이야기일지도 모르지. 가장 인상깊었던 건 표제작이지만 다른 작품들도 다 좋았고, 다 슬펐다. 특히 <껍데기뿐이라도 좋으니>는... 내가 언니가 아니라면 덜 슬펐을까? 



20. 호박색 밤(실비 재르맹, 이창실 역. 문학동네. 2021. 560쪽)

: <<밤의 책>>의 후속작. 하지만 저자의 말에 따르면 이 책을 위해 <<밤의 책>>을 쓴 것이라고. 황금의 밤 늑대 낯짝의 손자인 샤를빅토르의 이야기이다. 형의 죽음으로 한순간에 어머니의 관심을 잃어버린 그는 그 어린 나이에도 부모를, 세상을 증오하게 되고 스스로 살아남는다. 혼자 숲 속을 헤매며 혼자만의 세계관을 구축하고 혼자만의 논리로 타인을 재단하던 그는 여동생이 태어나자 동생을 자신이 독점하고 자신의 세계관으로 끌어들인다. 하지만 동생은 곧 그의 그림자를 벗어나고자 하고, 호박색 밤은 파리로 떠난다.


호박색 밤 불의 바람이 너무 공감하기 힘든 캐릭터라 전편에 비해 거리를 두고 읽을 수 있었다. 그가 파리에서 저지른 일도 그저 냉정하게 바라보았고. 그가 평범한 인간의 방식으로 대가를 치르지 않을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의 죄책감은 좀 의외였다. 사실 내가 이 책에서 주목한 건 페니엘 가의 다른 사람들. 전편 이후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특히 비올레트오노린과 로즈엘로이즈의 이야기가. 하지만 내가 책이 끝날 무렵 흘린 눈물은 마틸드를 위한 것이었다. 평생 알아주는 이 없는 외사랑을 한 마틸드. 전편을 읽을 땐 그저 욕심으로 보였던 그녀의 마음이 이제야 느껴졌다. 하지만 삶은 늘 그렇게 흘러가지. 깨달음은 뒤늦게 오는 것. 



21. 버넘 숲(엘리너 캐턴, 권진아 역. 열린책들. 2025. 592쪽)

: 도심 곳곳 '놀고 있는 땅'에 작물을 경작하는 게릴라 가드닝 단체 버넘 숲. 창시자인 미라 번팅은 우연히 교외의 손다이크 마을이 산사태로 고립되었고 사고가 있었을 당시 근처의 농장주 오언 다비시가 구조 작업에 자발적으로 자신의 집을 포함한 재산을 제공했고 그 공로로 기사 작위를 받게 되었다는 기사를 본다. 게릴라 가드닝에 딱이라는 생각에 손다이크에 간 미라는 그곳에서 미국의 억만장자이자 오언 다비시의 땅을 구입하려는 로버트 르모인과 마주친다. 사실 르모인이 그 땅을 사려는 건 다른 속셈때문. 르모인은 얼결에 자신의 정체를 드러낸 미라에게 흥미로운 제안을 한다. 한편 미라의 절친이자 룸메이트이며 버넘 숲의 모든 골치아픈 행정 업무를 맡아하고 있는 셸리는 버넘 숲과 미라를 떠나고 싶어하지만 미라에게 말할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는데, 오래전 해외로 나가기 전에 미라와 사건(?!)이 있었던 토니가 귀국했다며 미라를 찾아 집으로 온다. 토니는 버넘 숲의 초창기 멤버이기도 했기에 셸리는 토니를 이용해서 미라를 떠나려 했지만 의도대로 되지 않고 오히려 버넘 숲의 '후이'(정기 모임)에서 토니와 미라는 충돌한다. 미라는 버넘 숲 멤버들을 이끌고 손다이크로 가서 가드닝을 시작한다.


뭔가 큼직하다고 할 사건은 374쪽에 이르러서야 터진다. 하지만 그전까지 마치 풍선이 부풀듯 미라와 셸리, 르모인 그리고 토니 각자의 그리고 서로의 이야기가 충분히 흥미진진하게 쌓여간다. 빌드업이 꽤나 촘촘하다. 모든 등장인물들이 다 비호감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그런 결말을 맞을 만큼은 아니었는데. 사실 내가 진짜 싫어했던 인물은 **이었다. 근데 결말에 이르러서는 그 인물에 기대야 하게 되었다니. 그래서 확실하지 않은 결말이지만, 새드 엔딩이어도 괜찮겠다 싶었다. 역시 잘 쓰는 작가다. 



22. 사건은 식후에 벌어진다(김노랑,김태민,한켠,박하루,범유진,유사본,전효원. 황금가지. 2021. 312쪽)

: 음식을 소재로 한 앤솔러지. 첫번째 작품이 너무 기시감 있어서 지난 독서목록을 뒤져보기까지 했는데 아니어서 그냥 읽었다. 그런데 내용은 다 내가 생각한 대로 흘러갔는데 결말에 작은 반전이 있어서 마음이 아팠다. 어느 정도는 예상한 결말이었는데도. 두번째는 살짝 지루했어서 눈물이 쏙 들어갔는데 세번째가 또 눈물샘을 꾹 누르더라. 그 뒤 세 작품은 다 재밌었다. 감칠맛 나게 잘 썼다, 세 작품 다. 셋 다 읽으면서 이게 젤 재밌네 했어서 뭐가 1등인지 못 고르겠다. 



23. 직감과 두려움(마조리 보웬,에드워드 프레더릭 벤슨,앨저넌 블랙우드,윌리엄 윌키 콜린스,엘리자베스 개스켈,버넌 리,엘런 글래스고, 장용준 역. 고딕서가. 2023. 324쪽)

: 고딕 단편들. 모든 작품들이 다 재밌었다. 굳이 여성주의적으로 해석하지 않아도 흥미로웠지만 읽다 보면 당연히 여성주의 시각에서 볼 수 밖에 없는 이야기들. 그래서 가장 좋았던 건 버넌 리 <인형>. 직접적이고 확실한 해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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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은 식후에 벌어진다 - 제3·4회 테이스티 문학상 작품집
김노랑 외 지음 / 황금가지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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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 세 작품은 다 재밌었다. 감칠맛 나게 잘 썼다, 세 작품 다. 셋 다 읽으면서 이게 젤 재밌네 했어서 뭐가 1등인지 못 고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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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넘 숲
엘리너 캐턴 지음, 권진아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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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모든 등장인물들이 다 비호감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그런 결말을 맞을 만큼은 아니었는데. 확실하지 않은 결말이지만, 새드 엔딩이어도 괜찮겠다 싶었다. 역시 잘 쓰는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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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눈이 내리다
김보영 지음 / 래빗홀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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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제작은 길고 슬픈 서사시 같았다. 분량의 길이가 아니라 아주 오랫동안 이어지는 이별처럼. 그러나 실은 엄청 빠른 이야기일지도 모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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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감과 두려움
마조리 보웬 외 지음, 장용준 옮김 / 고딕서가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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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작품들이 다 재밌었다. 굳이 여성주의적으로 해석하지 않아도 흥미로웠지만 읽다 보면 당연히 여성주의 시각에서 볼 수 밖에 없는 이야기들. 그래서 가장 좋았던 건 <인형>. 직접적이고 확실한 해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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