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면..

너는 왜 날 좋아하지 않아? ㅣ 중앙창작동화 7
원유순 지음, 강을순 그림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07년 7월

너는 왜 날 좋아하지 않아? 란 제목은 알랭 드 보통의 유명한 책 제목을 패러디한 것이다.
<왜 나는 너를사랑하는가>가 어른들의 이야기,
만남보단 갈등과 헤어짐에 초점을 맞춘 이야기라면

<너는 왜 날 좋아하지 않아?>는 아이들의 이야기
갈등과 헤어짐보다는
만남 그 자체의 순수함에 집중한 이야기이다.

많은 아이들, 그리고 더 많은 어른들은
만남이라는 첫 걸음마도 떼지 못하고 있다.
그 상태에서 갈등과 헤어짐의 책을 읽는 것은
걸음마도 못한 아이에게 자전거를 타는 어려움을 설명하는 것과 같다.

어려운 것을 읽지 못하는 사람들은
동화를 너무 가벼운 것, 애들이나 보는 것이라고 취급한다.
이야기엔 수준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누구나 관심을 갖고 읽으려고 한다면
스무페이지짜리 그림책에서도 진리를 발견할 수 있다.

가끔 허리를 숙여 침대밑을 찾듯이
눈을 낮춰 동화책을 볼때,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책에서
반짝이고 있는 문장들을 찾아낼 때
그 말들은 감동의 파도를 넘어 나에게로 다가온다.

가끔 지치고 지쳐 책이라곤 표지한장 넘길 힘조차 없을 것 같을때,
남은 기운을 털어 동화책을 펴자.
무방비상태의 머릿속에 아로새겨질 문장들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