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 지음, 박석무 엮음 / 창비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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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정약용의
두 아들에 대한 절절한 맘이 드러나는 일종의 훈육서신..
참으로 자상하고 사랑스러운, 단호한 그의 목소리들..
바르게 살고자 할 때 늘 그의 목소리는 채찍이 된다.

비스듬히 드러눕고 옆으로 삐딱하게 서고, 아무렇게나 지껄이고 두알을 이리저리 굴리면서도 경건한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다. 때문에 몸을 움직이는 것, 말을 하는 것, 얼굴빛을 바르게 하는 것, 이 세가지가 학문하는 데 있어 가장 우선적으로 마음을 기울여야 할 일이다. p.71

창으로 술맛이란 입술을 적시는 데 있다. 소 물 마시듯 사람들은 입술이나 혀에는 적시지도 않고 곧장 목구멍에다 타털어넣는데 그들이 무슨 맛을 알겠느냐? 술을 마시는 정취는 살짝 취하는 데 있는 것이지, 얼굴빛이 홍당무처럼 붉어지고 구토를 해대고 잠에 곯아떨어져버린다면 무슨 술 마시는 정취가 있겠느냐? 요컨대 술 마시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병에 걸리기만 하면 폭사하기 쉽다. 주독이 오장육부에 배어들어가 하루아침에 썩어 물크러지면 온몸이 무너지고 만다. 이것이야말로크게 두려워할 일이다.나라를 망하게 하고 가정을 파탄시키거나 흥패한 행동은  모두 술 때문이었기에 옛날에는 뿔이 달린 술잔을 만들어 조금씩 마시게 하였고, 더러 그러한 술잔을 쓰면서도 절주 할 수 없었기 때문에 공자께서는 ‘뿔 달린 술잔이 뿔 달린 술잔 구실을 못하면 뿔 달린 술잔이라 하겠는가! 라고 탄식하였다. 
p.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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