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뻐꾸기 알은 누구의 것인가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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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를 처음 접한 것은 지난 시즌 신간평가단으로 활동할 때, 받아본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읽게 되면서였다. '따스한 감동을 안겨준 기분좋은 책'으로 기억되는 이 책은 지난 시즌 신간평가단 마지막 후기에 제일 기억에 남는 한 권의 책으로 적었을 만큼, 깊은 인상을 남겼고, 동시에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작가에 대해서도 선명하게 각인된 계기가 되었다. 이후에 나는 히가시노 게이고가 '백야행'의 저자라는 것을 알았고, 국내에서도 히가시노 게이고 폐인이라 불려질 만한 매니아층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 후부터 히가시노 게이고에 대해 기대감이 커졌다. 물론, 작가는 작품으로 알아가야 하고, 작품을 통해 이야기하는 것이 정석이지만,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 워낙 맘에 들기도 했고, 작가에 대한 긍정적인 평이 대부분이라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 이라 하니, 기분에 들떠 엄청난 기대를 가지게 되었던 것 같다. 망설임없이 신간 추천 페이퍼에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기대한다는 글을 남겼고,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평가단원들이 많았는지 이 책이 이번달의 책으로 왔을 때, 마치 첫사랑과 만나기를 약속한 것 마냥 가슴이 두근거렸다.

 

'뻐꾸기 알은 누구의 것인가'라는 제목이 내용과 그 흐름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단박에 짐작할 수 있는 것이었기에 김이 새기도 하였지만, 애써 그 느낌을 무시하고 얌전한 애독자가 된 것 마냥 잠자코 읽기로 하였다.

 

책은 술술 읽히기 시작했다.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말이 나올 만큼, 나도 모르게 몰입하기 시작했고, 초반까진 한 번의 끊김없이 자연스레 읽혀나갔다. 그러나 1/3쯤 읽었을 때, 나도 모르게 책에서 눈이 떼어졌다. 앞으로의 내용이 전혀 흥미진진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마치 보지 않아도 어떻게 전개될 지 예상되는 드라마처럼, 읽지 않아도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 예상이 되기 시작하면서 재미는 급격하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렇게 급격하게 책의 흥미가 떨어진 것은 무엇일까. 제목을 봤을 때 이미 예상되었지만, 워낙 작가에 대한 기대가 컸던 지라 색다른 방식으로 풀어낼 것이라는 나름의 위안을 가지고 모른 척 읽었다. 그러나 역시 소재의 한계는 어쩔 수 없었다. '출생의 비밀'이라는 소재 자체가 외국에서는 어떨지 몰라도, 국내에서는 더 이상 신선하지 않다는 것. 국내 드라마에서 마르고 닳도록 우려먹고 있는 소재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나마 영상도 아니고 더군다나 책이 이런 소재를 다루고 있다면 정말 문장이 뛰어나거나 구성이 색다르지 않은 이상 주목받기 어렵다. 그나마 히가시노의 필력이 있었기 때문에 이만큼이나마 읽은 것이지, 사실 히가시노의 작품이 아니었다면 이만큼이라도 읽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하나는 인물들이 매력적이지 않았다는 점. 주인공격인 카자미와 신고 이 두 명의 캐릭터는 줄거리를 끌고 갈만큼 힘이 있지 않았고, 끌려간다는 느낌이 들만큼 수동적이었다. 이 둘의 연결 역시 억지스러웠다. 즉, 작품 속에 녹아 있다는 느낌보다 작가의 계산 아래(?, 물론 모든 작품이 설정 아래 이루어지긴 하지만, 두드러진다는 느낌)움직이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작품 속에서 작가가 보였기 때문에 더욱 집중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었고, 이에 작가의 의도가 무엇인지 생각하며 읽게 되는 지경까지 다다르게 되었다.

둘 다 재능이 우선일까, 좋아하는 일이 우선일까 하는 화두를 던진 점에서 이 책이 재미만을 추구한 책은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작가가 무엇을 강조하고자 했는지, 인물들간의 연결과 전개를 통해 말하고 싶었던 바가 얼마나 많았는지 짐작할 수는 있었으나, 이런 작가의 생각들이 비춰보였기에 더욱 아쉬운 소설이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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