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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심장을 향해 쏴라
마이클 길모어 지음, 이빈 옮김 / 박하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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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폭력과 유전의 관계를 말하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나는 책을 읽기 전부터 조금 무서웠고, 책을 읽으면서도 무서운 감정을 느꼈다. 왜냐하면, 나 또한 그런 유전을 받아서 조금 어긋난 모습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혹시 이런 성향이 다음에 내 아이에게도 전해질 것 같아 두려웠다.


 유전이 한 사람의 모든 것을 결정하지 않지만, 유전과 함께 물러지는 환경이라는 것은 그 사람에게 큰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특히 폭력적 성향이 강하거나 우울증을 앓는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는 똑같이 폭력적 성향을 띄거나 낮은 자존감 탓에 사람들 무리에서 적응하기 힘들 때가 많다.


 오늘 읽은 <내 심장을 향해 쏴라> 책의 저자는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사형수 게리 길모어의 막냇동생이다. 그는 자신의 가족 이야기를 통해서 집안에서 이루어진 폭력과 학대를 서슴없이 묘사하고 있다. 책을 읽는 동안 부분적으로 고개를 끄덕이거나 숨 죽이면서 읽었다.


 왜냐하면, 나 또한 비슷한 환경 속에서 자랐기 때문이다. 주변 친척 중 일부는 '이렇게 멀쩡히 산 게 기적이다.'이라고 말할 정도로 우리 집 환경은 좋지 않았다. 지금 내가 가진 우리 집의 아주 옛날 기억은 아버지라는 작자가 어머니께 칼을 들고 목을 누르며 돈을 내놓으라고 협박하는 장면이다.


 어릴 적에 다녔던 유치원에서의 기억도 나는 대걸레 막대기로 때리는 남자 선생님께 울며불며 "살려주세요!"라고 외쳤던 한 장면이 남아있다. 나의 과거에는 그렇게 폭력과 학대 이외에도 분명히 다른 일이 있었겠지만, 굵은 몇 개의 사건이 다른 기억은 모조리 지워버렸다. 그 이후 몇 년간 이어진 학교 폭력은 정말 최악이었다.


 나의 어릴 적 시절은 '절망'이라는 단어로 표현하는 것도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고등학교 시절 이후로 조금 나아졌고, 대학교에 다니면서 혼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사람과 부딪힐 일이 없어서 한동안 편하게 지냈었다. 하지만 그 이후 겪은 몇 가지 사건은 다시금 사람에 대한 불신과 경멸을 품게 했다.


 그래서 <내 심장을 향해 쏴라>에서 작가가 들려준 이야기는 굉장히 무거웠다. 지금의 나는 그동안 우울증 약을 복용한 적도 있었고, 분노 조절 장애 고위험 판단을 받기도 했지만, 책 읽기와 함께 글쓰기를 통해서 나를 스스로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했다. 그래서 다른 길을 걸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지금 술과 담배를 하면서 밤에 돌아다니는 동생과 나는 거의 정반대의 모습이다. 작가와 작가의 형과 비교할 수 없겠지만, 어느 정도 비뚤어진 모습과 그렇지 않은 모습은 집밖에서 보낸 환경의 차이가 만든 결과라고 생각한다. 역시 사람을 결정하는 것은 유전과 함께 노출된 환경이 아닐까?


 <내 심장을 향해 쏴라>는 대단히 두꺼운 분량을 가지고 있었지만. 읽을 수 있었던 이야기는 '절대 남의 이야기로만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람은 사람으로 만들어진다. 사람을 만드는 것은 환경과 어떤 사람과 함께 하는 지에 달렸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나는 과연 후에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게 될까?


 왠지 모르게 지금 앓는 이 마음의 병들이 사람을 더욱 꺼리게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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