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보면 우리아이가 보인다

 

[국민일보 2005-03-09 15:35]


“아이의 머릿속을 들여다볼 방법이 없을까?”

 

부모들은 항상 자녀의 생각과 발달정도를 궁금해 한다. 특히 의사표현을 잘 못하는 만 5세 미만 어린이들은 표정이나 행동으로 추측할 수만 있을 뿐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방법이 없어 답답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달리 생각하면 아이들 역시 자신의 상태를 전달하고 싶은 데 방법을 몰라 답답하기는 마찬가지가 아닐까. 이런 점에 주목해 유아심리학에서는 아이들의 그림을 분석,심리를 파악하는 방법을 발전시켜왔다. 전문가들은 그림을 통한 기초적 수준의 성격·심리 분석은 몇 가지 지식만 있다면 부모나 교사도 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최근 아동화 분석법을 다룬 책 ‘엄마,아빠 내 생각을 읽어주세요(여름솔)’를 펴낸 심리미술창의성연구소 유시덕 소장은 “만12개월부터는 그림으로 생각을 표현하며 만3∼4세부터는 그림에서 성격과 심리상태를 어느정도 알아볼 수 있다”고 말한다. “다만 그림을 지나치게 치료용 수단으로만 보지는 말고 아이를 잘 이해하기 위해 관심을 갖는 정도가 좋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아동의 색채,선,점 사용과 면 활용에 대해 유 소장이 전하는 기초적 분석법이다.

 

◇색깔 분석=만12개월 전후부터 아이들은 좋아하는 색을 선택할 수 있는데 이 때의 선호도는 그림을 그리는 당시의 환경과 성격,컨디션 등에 크게 좌우된다. 특히 한 가지 색을 선호하는 경향은 만3세 이하 유아일 때 잘 나타나므로 이 시기 아이들의 성격 심리 분석에 유용하다. 예를 들면 검정색은 어른들의 지적이 부담스러워 자신의 주장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이 사용하며 노란색은 더 어려지고 싶고 부모에 의존하고픈 아이들이 주로 선택한다(표 참조). 다만 아이들은 엄마가 자주 권하는 색깔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아이가 스스로 선택한 색깔인지를 살핀 후 분석해야 한다.

 

◇선 사용법 분석=선과 점,면 사용을 통한 분석은 만3∼4세 아이들부터 적용하는 것이 좋다. 그 이전의 아이들은 심리와 관계없이 발달이 덜된 탓으로 표현을 잘 못하기 때문이다.

 

선 중에서 진하고 거침없이 내리그은 선은 자신감을 나타낸다. 그러나 거칠고 삐죽삐죽한 선은 반항적인 심리를 표현한 것. 반대로 힘없이 가늘게 그은 선은 여린 마음상태를 보여주며 도형을 작게 그리는 것도 움츠러들어 있는 마음을 반영한다. 한편 그림 한 부분에 집중적으로 짧은 선을 겹쳐그리는 것은 애착분리가 덜된 상태,즉,엄마와 떨어지면 불안감을 느끼는 심리를 드러내는 표현이다.

 

◇점 사용과 면 활용법 분석=점에 대해서는 반복적으로 많은 점을 찍는 경우를 주의깊게 봐야 한다. 이는 화가 났거나 해결되지 않은 요구사항이 마음 속에 남아있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림을 종이의 어느 부분에 그리는가도 살필 필요가 있다.

 

한가운데에 안정되게 그리는 경우는 정상적인 발달상태에 있으며 자신의 상황을 잘 인지하는 아이다. 종이 아래쪽에 처지게 그리는 것은 팔을 크게 움직이지 않은 결과로 활동적이지 못하고 소극적이라는 뜻이다. 또 전체가 아닌 자신의 눈앞만 보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부모의 과잉보호 때문일 수 있다. 종이 위쪽에 치우치게 그림을 그리는 아이는 활동적이지만 산만하고 자신의 행동을 통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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