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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 4살부터 막무가내 8살까지 - 아이의 모든 행동에는 이유가 있다.
크리스토프 호르스트 외 지음, 신홍민 옮김, 이훈구 감수 / 책그릇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34개월된 첫째를 키우면서 요즘들어 애 키우는 게 정말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낀다. 더운 여름에는 땀을 찔찔 흘리면서 긴 내복을 기어이 입고 다니고, 이 추운 겨울에는 팔 없는 얇은 여름 원피스를 입고 외출을 한단다. 7년을 일하고 내 손으로 잘 키워보겠다고 쉰 지 1년이 다 되어간다. 어떻게 된 게 내가 키우면서 부터 큰 애 떼가 더 늘고 쓸데없는 고집 부리고, 동생 괴롭히고... 무슨 흥부가의 놀부 소개하는 노래 갔군. 어떨 때는 자괴감도 든다. 내가 애를 망치고 있는 것 같다는.
미운 세살이란 말 처럼 큰 애가 커가는 과정중에 나타나는 보편적인 행동이란 생각을 하면서도 그 행동들이 당연하다고 생각드는 게 아니라, 남들에게 버릇 없다는 얘기, 별나다는 말 들을까봐 겁이 난다. 그래서 아이 행동에 사사건건 야단만 치는 것 같다.
서론이 길었다.
아이를 키우면서 몇 권의 육아서를 읽어 보았다. 사실 읽을 때는 우리 애만 별난 게 아니구만, 아니면 나도 아이를 이해하고 기 죽이지 말아야지 하지만 청소하고 돌아서는 데 거실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았을 때는 인내심의 한계를 느낀다.
이 책은 다른 육아서적들의 요약서라고 봐도 될 듯하다. 어떻게 보면 다른 육아서들이 이 책에 나와있는 다양한 예들을 하나하나 떼어 다른 여러 책을 만들어 놓은 게 아닌가 싶다.
아이 이해하기, 귀찮게 굴 때나 힘겨루기 등 아이들의 주요 문제(?) 행동들에 대한 대처법, 격려, 혼내지 않고 가르치는 방법들이 간략하게 나와있다. 내용이야 다른 육아서들과 크게 다를 바는 없지만,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매 페이지마다 간단한 지문과 함께 곁들여진 삽화에 있다. 삽화에는 각 가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에 대한 대화방법 예시가 나와있다. 예를 들자면 "엄마 좀 도와줄래?" "싫어" "엄마는 큰소리 듣기 싫어, 싫다고 말하려거든, 소리지르지 말고 그냥 조용하게 싫어요라고 해"
책을 좀 읽다보니 글보다는 삽화에 먼저 눈이 갔고, 이해도 훨씬 잘 되었다. 책이 두껍지도 않으면서 굉장히 다양한 예와 그림이 있어, 쉽게 읽을 수 있었다. 감수자가 말한 것처럼 저자들이 독일인이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게 번역도 잘 되어 있다.
지금 현재 나에게 가장 와닿았던 부분은 부모 자신이 무엇때문에 신경이 날카로워졌는지 알고, 부모 자신의 행복을 더 많이 자주 추구하라는 닫는 글에 있었다. 내 마음에 여유가 있어야 아이에게도 너그러워진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하게 되었다.
화장실에 두고 짧게 짧게 지속적으로 읽을 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