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좋아진 날
송정연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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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 앤 더 시티>에서 사만다가 말했다.

“당신을 사랑해. 하지만 나를 더 사랑해.”


이 대사가 인간의 본성을 드러내는지도 모르겠다. 타인도 사랑하지만 자기 자신을 더 사랑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세상을 떠나도 밥을 먹게 되는 것이 인간이다. 내가 모진 게 아니라 목숨이 모진 것이다.


사랑의 또 다른 원칙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또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일수록 인기의 원석을 가지고 있기에 사랑은 다시 온다. 사랑은 눈이 내리는 것과 비슷하다. 내릴 땐 아름답지만 녹을 땐 질척거리고 추하다. 사랑으로 인한 슬픔은 다음 사랑으로 치유된다. 그래서 사랑은 언제나 싱싱하다.


빈티지 와인처럼 시간과 함께 연륜이 생기면 상처 가득한 사랑도 추억으로 회상하게 될 것이라 믿는다. 눈을 치우면 또 눈이 내리듯이, 치워도 치워도 눈은 또 내리듯이 그렇게 사랑은 온다. 우리는 눈을 치울 때 힘들어하다가도 다음 눈이 내릴 땐 환호성을 지른다. “함박눈은 무죄”라고 고은 시인이 말했다. 사랑도 무죄다. -p, 128, 129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 러브스토리가 존재할까요. 영화, 소설, 드라마를 통해 제가 알고 있는 러브스토리만 하더라도 오백여개는 넘는 것 같은데 이 중엔 부러울 정도로 달달한 이야기도 있고, 눈물이 쏟아질 만큼 슬픈 이야기도 있고, 듣는 것만으로도 화가 날만큼 제 상식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 이야기도 있어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지어낸 이야기라 가능할 거라 생각했던 러브스토리들이 이 책에 소개되어 있습니다. [이숙영의 러브FM]이라는 라디오의 인기 코너 ‘내 안의 그대’를 통해 소개된 사연들이라고 합니다.









친구들이랑 모이면 서로의 연애담을 이야기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를 만큼, 저는 다른 사람들의 연애담을 듣는 걸 좋아합니다. 물론 제 이야기를 하는 것도 무지 좋아하지요. 송정연 작가님도 저와 비슷하신가봐요. 이 책엔 많은 사람들의 러브스토리 뿐만 아니라 그 러브스토리마다 작가님이 ‘리플 에세이’를 달아놓으셨거든요. 전 러브스토리보다 이 ‘리플 에세이’를 읽는 재미가 더 쏠쏠했답니다.


(여담이지만, 지금 드라마 황금무지개에서도 절절한 러브스토리가 진행 중이네요. 마음 아파라. 오늘 마지막 회라는데 어떻게 끝날지 궁금해요)


저는 앞으로 남들이 부러워 할 만큼 행복한 러브스토리만 써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가슴 속에 영원한 ‘슈퍼맨’으로 남아 있는 배우 크리스토퍼 리브도 영화보다 실제 사랑으로 더욱 감동을 주었다. 리브는 할리우드 배우이자 가수였던 데이나와 사랑에 빠졌다. 그는 가장 친한 친구인 로빈 윌리엄스에게 데이나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나, 사랑에 빠졌어. 참 착한 여자야.”

그러나 1995년 리브는 승마 대회에 참가했다가 말에서 떨어져 목뼈가 부러지고 전신이 마비돼 장애인이 되었다. 리브는 절망에 빠져 자살까지 생각했지만 데이나는 그를 안고 이렇게 말했다.

“리브, 당신이 할 수 없는 건 두 가지뿐이에요. 당신 자신의 눈물을 닦을 수 없는 것, 그리고 내 눈물을 닦아줄 수 없는 것. 하지만 당신 눈물은 내가 닦아주면 되고 난 이제 울지 않을 테니까 당신이 할 수 없는 건 아무것도 없어요.”

그 말을 듣고 리브는 힘을 냈다. 사회활동을 더 이상 할 수 없을 거라는 사람들의 예상을 깨고 온몸과 머리를 휠체어에 묶은 채 모니터와 마이크로 연기를 지시하며 다시 영화를 연출했다. 리브는 어느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에게 기적이란 다시 일어서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과 하루하루를 함께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삶은 날마다 기쁨이고 기적입니다.” -p, 49, 50


사랑은 기다림이다. 서로 온도와 속도가 다르다고 조바심 낼 게 아니라 그 사람이 나와 비슷해질 때까지 기다려주자. 그 사랑이 걸어오고 있을지라도 어서 달려오라고, 어서 뛰라고 재촉할 게 아니라 그 사람을 향해 미소를 보내며 기다려주는 것, 인내를 가져야 꽃피우는 것, 그것이 사랑일 것이다. -p, 65


남녀가 만날 때 서로 뭔가 특별한 느낌을 나누는 순간이 있다. 연인이 되기 전의 느낌. 그 느낌이 확 다가올 때 급하게 들이대면 상대방은 뒤로 물러서게 된다. 우선 좋아하는 것에 대한 화제로 대화를 이끌어가는 것이 좋다. 약간의 기분 좋은 농담이나 장난을 쳐도 좋다. 물론 아직 상대방의 마음 상태를 모르는데 내 느낌에만 충실한 나머지 그 사람 놓치고 싶지 않다고 너무 들이대지는 말기를, 지나치게 들이대지 말라는 것이지 영원히 뒤로 미루라는 뜻은 아니다. 그러다 사람을, 사랑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사랑을 미루다’라는 말은 ‘사랑을 놓치다’라는 말과 동의어다. -p, 80


<섹스 앤 더 시티>에서 사만다가 말했다.

“당신을 사랑해. 하지만 나를 더 사랑해.”


이 대사가 인간의 본성을 드러내는지도 모르겠다. 타인도 사랑하지만 자기 자신을 더 사랑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세상을 떠나도 밥을 먹게 되는 것이 인간이다. 내가 모진 게 아니라 목숨이 모진 것이다.


사랑의 또 다른 원칙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또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일수록 인기의 원석을 가지고 있기에 사랑은 다시 온다. 사랑은 눈이 내리는 것과 비슷하다. 내릴 땐 아름답지만 녹을 땐 질척거리고 추하다. 사랑으로 인한 슬픔은 다음 사랑으로 치유된다. 그래서 사랑은 언제나 싱싱하다.


빈티지 와인처럼 시간과 함께 연륜이 생기면 상처 가득한 사랑도 추억으로 회상하게 될 것이라 믿는다. 눈을 치우면 또 눈이 내리듯이, 치워도 치워도 눈은 또 내리듯이 그렇게 사랑은 온다. 우리는 눈을 치울 때 힘들어하다가도 다음 눈이 내릴 땐 환호성을 지른다. “함박눈은 무죄”라고 고은 시인이 말했다. 사랑도 무죄다. -p, 128, 129


배고픔이 해결되어도 영혼의 목마름이 느껴진다면 애가 탈 것이고, 장미가 있어도 빵이 없다면 허망할 것이다. 그래서 결혼할 상대의 조건에 집착하는 것도 한편 이해는 간다. 행복한 결혼의 조건은 과연 무엇일가? 이 질문에 답하기 전에 나는 우리 스스로 꼭 점검해 봐야 할 마음의 태도에 대해 먼저 이야기해 보고 싶다.


그 사람이 20년 후에도 도란도란 나와 함께 대화하며 살고 있을지, 내 아이에게 어떤 부모가 되어줄지 한번 상상해 보자. 현재의 승승장구하는 모습이 아니라 그 사람이 무너지는 모습을 떠올려보자. 그래도 마음이 변하지 않는다면 행복한 결혼생활의 토대는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남자는 지구, 여자는 달이다. 서로 한쪽 면만 보여주고 있기에 그저 보이는 면만 믿고 다른 면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분명히 존재한다. 다른 면이 있기에 그 면을 볼 줄 알아야 한다. 현재만 볼 게 아니라 미래도 봐야 하고, 상대방의 저금통만 보지 말고 ‘정신통’도 봐야 한다. 어부는 바다를 알아야 하기에 파도의 마음이 되어봐야 하고, 농부는 땅을 알아야 하기에 흙의 마음이 되어봐야 하고, 부자가 되려면 돈의 마음이 되어봐야 할 것이다. 그리고 사랑의 주인공이 되려면 남자는 여자의 마음이, 여자는 남자의 마음이 되어봐야 한다. -p, 134, 135


독일 시인 하이네가 쓴 「그대가 보내 주신 편지」에는 “나 이제는 당신을 사랑하지 않겠습니다”라는 문장이 있다. 그 한 줄에 수많은 사연이 들어 있다. 뜨겁게 사랑하다가 어느 순간 돌아서게 되는 연인들. 사랑에 빠진다는 것은 결국은 헤어 나오게 된다는 의미도 될 것이다.


처음 만날 때는 세상에서 그 사람밖에 보이지 않는다. 서로 나누는 달콤한 말들. 주변 사람들에게 서로를 공개하며 사랑을 과시한다. 몇 년 후에는 서로의 짝이 되어 같은 우편함 속에서 너의 이름, 나의 이름이 적힌 우편물을 꺼내들고 한 공간에 들어서는 상상! 옷장 속에는 너의 옷, 나의 옷이 함께 있는 상상! 너와 내가 있기에 일상이 따뜻하고 주말에도 외롭지 않고, 나의 짝과 두 배로 행복한 일상을 나누는 달콤한 상상의 설렘 또한 평생 갈 것이라 철석같이 믿는다.

그러나 서로 등을 돌리는 순간이 오면 완벽해 보이던 그 사람의 외모는 가증스럽게 변하고, 충만해 보이던 그 사람의 마음은 무개념으로 느껴진다. 심하면 뇌에 보톡스를 맞았나 싶게 무뇌아로 보이기도 하고, 내 심장을 떨리게 하던 미소가 혐오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별 후에 성숙해지는 보상이 찾아온다. 성숙이라는 두 글자. 나는 성숙이라는 말이 참 좋다.


성숙해진 뒤에는 여름 바다보다 가을 바다와 겨울 바다의 진가를 알게 된다. 바다는 버려진 뒤에 더욱 아름답기 때문이다. 바다의 본색은 그럴 때 드러나기 때문이다. 헤어진 다음 울고 회상하고 반성하고 미워하다가 겸허해지는 친구들을 보면서 헤어진 다음에 영혼이 가장 아름답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너무 작가적 관점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헤어진 연인들이여, 슬플 때 흘리는 눈물이 진정한 인생의 진주라고 하지 않는가. 당신은 눈물이 아니라 진주를 흘리고 있는 것이다. 그 진주는 목걸이가 될 때까지 아픔들을 겪을 때마다 성숙해지기에 아름답다. -p, 140, 141


사랑은 느닷없이 온다. 인연도 느닷없이 온다. 지금 내 옆 자리가 비어 있을지라도 언제 좋은 사람이 그 자리를 채워줄지 모른다. 세상의 남자는 내 남자와 내 남자가 아닌 남자로 이뤄졌지만 내 남자가 아닌 남자에서 내 남자가 되기도 하고 그 반대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사랑은 시작되면서도 두렵고, 진행되면서도 두렵다.


사랑은 열광과 절망, 흥분과 공포를 동시에 느끼게 한다. 하지만 사랑할 때 도파민, 테스토스테론, 옥시토신, 세로토닌이 만들어내는 짜릿한 중독이 있기 때문에 사랑해 본 사람은 사랑이 없이는 숨쉬기 힘들어한다. -p, 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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